내용요약 英 이어 美도 기업결합 '유예' 결정
주요 14개국 중 美·EU 등 5개국 심사 진행 중
대한항공 "향후 심사 적극 협조해 잘 마무리"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미국 경쟁당국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 심사 결과를 유예했다. 앞서 영국 경쟁 당국이 기업결합 승인을 연기한데 이어 사실상 두 항공사 합병의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미국 심사까지 부정적으로 나오면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에 제동이 걸렸다.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 항공기. /사진=대한항공

16일 업계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15일(현지시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심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당국이 승인(조건부승인)과 유예, 불승인 중 유예로 결정한 것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노선 독과점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추후 시정조치를 지켜보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미 경쟁당국에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관련 내용을 좀 더 시간을 두고 검토하기로 한 것"이라며 "이에 따라 시간을 좀 더 가지며 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국가의 기업결합심사도 진행 중이기 때문에 급박하게 진행할 이유가 없어 시간을 갖고 진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은 미 경쟁당국에서 요구하는 자료 및 조사에 성실히 임해 왔으며 향후 심사 과정에도 적극 협조해 잘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미국 기업결합심사의 경우 사안도 크고 관련 인터뷰도 지난주에 마무리됐지만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당국은 지난 3월에도 경쟁 제한성 우려가 높다고 판단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결합 심사 절차를 간편에서 심화로 올리고 두 번째 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8월 미국 측에 자료를 제출했지만 만족스런 결과를 얻는 데는 실패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최종 합병을 위해서는 영국, 미국, 일본, 중국, EU 등 다섯 곳의 승인을 더 받아야 한다. 미국은 합병 필수 신고국으로 글로벌 항공업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미국과 중국, EU(유럽연합) 등 필수 심사국은 기업결합 신고를 하지 않은 항공사의 비행기를 띄울 수 없도록 법으로 강제하고 있다. 

영국 시장경쟁청(CMA)는 영국 노선 독과점 우려로 두 항공사 합병 승인을 유예했다. CMA는 대한항공과 아시아항공이 서울~런던을 운항하는 유일한 항공사다. 합병되면 노선 가격이 올라가고 품질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CMA 관계자는 "두 항공사는 영국과 한국을 오가는 주된 화물 서비스 항공사"라며 "(합병될 경우) 경유 노선을 고려해도 (화물 사업) 경쟁을 해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오는 21일까지 시장 경쟁성 제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시정 조치 제안서를 CMA에 제출해야 한다. CMA는 이달 28일까지 대한항공의 제안을 수용하거나 2차 조사에 착수할지를 결정할 방침이다. CMA가 제안을 수용하면 합병이 승인되고 문제가 있다면 2차 심사가 진행된다. 

합병 승인을 받아야 하는 주요 14개국 가운데 현재 9개국 승인을 받은 상태다. 임의 신고국가인 영국과 필수 신고국가인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등 5개국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승인이 사실상 합병 성공 여부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미국이 합병승인을 유예한 이상 다른 나라들도 섣불리 승인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화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한국스포츠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