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김민석 지속가능연구소 소장, 78회 대전창업포럼서 특강 
스타트업의 ESG경영에 필요한 정보 공유…'이제는 ESG 통합 경영' 주제로 강연
"ESG 항목 공시하고 좋은 평가 받는 것이 목적이 돼선 안돼"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17일 개최한 '제78회 대전창업포럼' 특별강연에서 ESG(환경·사회·거버넌스)경영에만 집중할 경우 지속가능경영이 어렵다는 제언이 나왔다. 재무적 가치와 절충하는 지점을 찾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견해다. 

이번 포럼은 ESG를 주제로 특별 강연과 스타트업 소개 등 (예비)창업자들의 창업과 스타트업 성장에 필요한 특강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제는 ESG 통합 경영'이라는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한 김민석 지속가능연구소 소장은 스타트업이 ESG 경영을 시작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공유했다. 

먼저 스타트업의 ESG경영 현황을 비롯해 ESG의 정확한 개념·ESG에서 각 항목의 우선순위 등을 설명한 김 소장은 "ESG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ESG이슈를 재무적 가치에 통합하는 것이 지속가능경영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최근 많은 기업들이 ESG경영을 하고 있지만, 일부 기업의 ESG경영을 보면 투자자들이 선호하지 않는 행태로 이뤄지고 있다"며 "ESG 자체에 목적을 두고 경영을 하는 경우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ESG 자체가 아니라 지속가능경영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떤 조직이든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성과가 있어야 한다. 바로 TBL(Triple Bottom Line)"이라며 "세 가지 중요한 기저가 되는 항목들이 있다는 뜻으로, 경제적책임·사회적책임·환경적책임이 있어야 한다. 바꿔 말해 경제적 성과·사회적 성과·환경적 이슈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무적 가치와 비재무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는 얘기다. 

김 소장은 한 예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가 올해 1월 투자자 연례 서한에서 언급한 내용을 소개했다. 

당시 핑크 회장은 서한에서 "ESG는 이념적 의제나 정치적 프로파간다가 아니라, 주주와 회사가 상호 유익한 관계를 추구하기 위한 자본주의의 힘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나는) 환경주의자가 아니라 자본주의자이고 고객 자산의 수탁자이기 때문에 고객 자산의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블랙록이 추구하는 ESG는 기업과 주주가 공동으로 번영하기 위한 이해관계인 자본주의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주목할 점은 블랙록이 올 상반기 투자기업들의 연례주주총회에서 환경·사회 이슈와 관련된 주주제안의 24%만 찬성한 것이다. 전년도 상반기 찬성률은 약 43%였다. 

김민석 지속가능연구소 소장이 17일 '제78회 대전창업포럼' 특별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 
김민석 지속가능연구소 소장이 17일 '제78회 대전창업포럼' 특별강연을 하고 있는 모습. /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유튜브 캡처 

김 소장은 "많은 사람들이 ESG를 오해하고 있다. 블랙록의 환경·사회 이슈 승인률은 ESG 자체보다 지속가능경영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재무적 성과와 비재무적 성과가 절충하는 지점이 지속가능경영이다. 너무 많은 기업들이 ESG에만 신경을 쓰다보니 재무적 성과가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ESG는 갑자기 나온 개념이 아니다. 국내에서는 2018년, 혹은 2019년부터 대두되기 시작했지만, 해외에서는 2004년부터 나왔고 유사한 개념은 훨씬 더 이전부터 있었다"며 "ESG는 조직이 얼마나 지속가능한지 확인하는 지표로, ESG만 잘하면 지속가능하지 않다. 재무적 가치와 비재무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 지속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히 김 소장은 일부 기업들이 ESG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받기 위해 문제를 축소하거나 은폐해선 안 된다고 제언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에서도 소셜벤처에 투자할 때 ESG를 고려하라는 지침이 나와 있다. 그래서 다들 평가에 관심이 많겠지만,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에 연연해선 안 된다"며 "ESG 항목을 공시하고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조직이 사회의 건강한 구성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활동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ESG평가는 건강검진에 비유할 수 있다. 건강하다는 건강검진 결과를 받기 위해 몸 상태를 속이고 형식에만 집중하면 실제 건강은 좋지 않다"며 "즉, 조직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평가 결과보다 실제 있는 그대로 평가를 받고, 드러난 문제를 빨리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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