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6개社 중 5개社, 거래소·자사 홈페이지에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메리츠화재, 유일하게 지속가능보고서 미공시…女등기임원은 선임
국제기준 '4개 이상 활용' 2개社에 그쳐…ESG위원회 설치·女등기임원 선임 5개社
삼성생명 2022 ESG보고서 표지.
삼성생명 2022 ESG보고서 표지.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들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조사·분석(올해 10월 기준)한 결과, 전체 공시율은 71.5%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 기업들의 자율공시 확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가장 많은 업종은 자동차부품업이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코스닥 기업이 많이 속해있는 엔터테인먼트와 제약·바이오업은 정보공개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총 200대 기업을 15개 업종으로 분류해 업종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및 세부적인 분석 결과를 살펴봤다.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보험 업종은 6개 기업이 포함됐다. 그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은 5개사(社)다. 

보험 업종의 공시율은 83.3%로 건설·조선(83.3%)업종과 같다. △물류(88.2%) △은행·증권·카드(87.5%) △자동차부품(100%) △비금융지주사(88.2%) 4개 업종보다는 낮았으며, △IT(66.7%) △금융지주(77.8%) △식음료(57.1%) △엔터테인먼트(50.0%) △전기전자(55.0%) △전문기술(60.0%) △제약·바이오(45.5%) △철강·기계(75.0%) △화학·장업(78.6%) 등 9개 업종보다는 높았다. 15개 업종 중 5위로 중상위권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 6개社 중 삼성생명·삼성화재·DG손해보험·한화생명·현대해상 등 5개사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 

보험 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5개사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한화생명 △현대해상 등이다. DB손해보험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은 모두 올해 7월31일 이전 공시했다. 삼성생명·한화생명은 거래소와 자사 홈페이지에서, 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은 자사 홈페이지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개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지 않은 기업은 메리츠화재가 유일했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한스경제>와 통화에서 "현재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최근 글로벌 ESG와 관련해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EFRAG(유럽연합 재무보고자문그룹)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 3개 지침 모두 늦어도 2024년까지 공시가 의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2025년부터 자산규모에 따라 공시가 단계별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채널이 거래소와 각 기업의 홈페이지로 이원화 돼있다. 

보험 업종에서 UN SDGs(지속가능개발목표)·GRI(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등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국제기준을 4개 이상 활용한 기업은 한화생명과 현대해상 2개사였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3개 기준, DB손해보험은 2개 기준을 활용했다. 

보험 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국제기준 활용도는 GRI와 TCFD가 100%로 가장 높았다. UN SDGs와 SASB는 각각 60%로 집계됐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된 보험 업종 6개 기업. / ESG행복경제연구소
지난해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된 보험 업종 6개 기업. / ESG행복경제연구소

◆ ESG위원회 설치·여성등기임원 선임 비율은 타업종보다 높아 

지난해부터 기업들이 ESG경영활동을 목적으로 이사회내 ESG위원회 설치·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140개사였다. 

보험 업종은 6개사 가운데 △삼성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한화생명 △현대해상 등 5개사가 ESG위원회를 설치했다. 이들 모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이다. 

지난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있어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0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 업종은 6개사 가운데 △삼성생명(2명) △메리츠화재(1명) △DB손해보험(1명) △한화생명(1명) △현대해상(1명) 등 5개사가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했다. 이 가운데 메리츠화재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하지 않고 ESG위원회도 설치하지 않았지만 여성등기임원은 선임한 기업이다.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를 산출해 공시한 곳은 시총 200대 기업 중 70개사(35%)에 불과했다. 최근 EU(유럽연합)의 공급망 실사지침과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발표는 스코프3를 측정해 책임져야 한다는 강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보험 업종은 6개사 중 △삼성생명 △삼성화재 △DB손해보험 등 3개사(50%)가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하고 있었다. 

삼성생명이 위치한 삼성 서초사옥(왼쪽)과 삼성화재 사옥 입구. / 각 사 제공
삼성생명이 위치한 삼성 서초사옥(왼쪽)과 삼성화재 사옥 입구. / 각 사 제공

◆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한 5개社 모두 중대성 평가 공개…삼성화재는 '이중 중대성 평가' 항목까지 포함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관심사항과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선정하는 중대성(중요성) 평가를 통해 전략화한 과제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고 있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43개사 중 136개사(95.1%)가 중대성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21개사는 선도적으로 이중 중대성평가(Double Materiality)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이슈 풀을 구성하고 사회·환경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 측정결과를 종합한 이슈의 우선순위 결정을 매우 중요하게 다뤘다. 이중 중요성평가는 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에서 제시한 중요성 평가방법으로, GRI를 비롯한 지속가능경영분야 글로벌 스탠더드들도 해당 개념을 적용해 보고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아울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기관을 통한 검증절차를 밝고 있었다. 137개사(95.8%)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사용한 준거기준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했는지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았다. 또한 84개사(58.7%)는 보고서에 수록된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가 검증기준에 따라 작성, 산정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를 거친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 업종에서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5개사(삼성생명·삼성화재·DB손해보험·한화생명·현대해상) 모두 보고서에 '중대성 평가' 항목을 포함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삼성화재는 '이중 중대성 평가' 항목까지 포함하고 있었으며, 현대해상은 환경검증 절차를 이행하지 않은 유일한 기업으로 조사됐다. 

다만, 보험 엄종은 다른 업종과 비교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율과 ESG위원회 설치·여성등기임원 선임 수 등 항목에서는 준수한 모습을 보여줬으나,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과 UNGC(유엔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한 기업은 없었다. 향후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왼쪽부터) DB손해보험 사옥, 한화생명이 위치한 63빌딩, 현대해상 사옥.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DB손해보험 사옥, 한화생명이 위치한 63빌딩, 현대해상 사옥. / 각 사 제공 

◆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시한 5개社, ESG경영 전략 중심으로 비전 제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들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사업 계획·비전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삼성생명은 기존의 비즈니스 경계를 넘어 끊임없이 성장하고자 '보험을 넘어, 고객의 미래를 지키는 인생금융파트너'를 2030년 비전으로 삼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8대 핵심전략을 수립해 실천하고 있다. 해당 전략은 △고객이익 중심 경영체계 구축 △상품과 서비스를 결합해 보험의 가치를 제고 △미래지행적 멀티채널 구조로 혁신 △자산운용을 수익창출의 핵심 축으로 확대 △보험사업의 적극적 확장 △헬스케어 및 플랫폼 사업 기반 구축 △밸류체인 전반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완성 △소통·공감·도전을 위한 유연한 조직문화 구현 등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세전이익 약 1조5000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자동차보험 세전이익은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으며, 보험손익은 4년 만에 흑자로 전환했다. 그 외 국가고객만족도 21년 연속 1위, 한국산업의 고객만족도 자동차보험 부문 24년 연속 1위, 장기보험 부문 11년 연속 1위 등을 기록하며 지속 성장 중이다. 앞으로는 본업 경쟁력 기반 위에 디지털 혁신과 해외사업 역량을 더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다. 또,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좋은 보험회사'라는 비전 아래 ESG위원회를 지속 운영하고 ESG경영 목표와 전략을 수립하는 등 관련 정책을 강화할 방침이다. 

DB손해보험은 최근 강력한 경영혁신 활동을 추진해 왔다. 인력과 채널·시스템 등 경영 전반에 걸친 혁신활동을 바탕으로 선진화된 서비스 체계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매출·손익·자산의 균형적 발전과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는 평가다. 올해 창립 60주년을 맞이한 DB손해보험은 '경영효율 기반의 외형확대를 통한 Top 1 도전'을 전략방향으로 삼았다. 이와 함께 투명한 지배구조 체계를 확립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며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ESG경영을 선도하는 글로벌 보험금융그룹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헤 노력 중이다. 

현대해상은 매출성장·안정적인 손해율 관리·자산운용 이익 확대·사업비 집행 효율성 개선 등을 통해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가고 있다. 또 고객과 주주·임직원·설계사·협력업체·지역 및 사회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경제적 성과는 물론, 사회적·환경적 성과 창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ESG경영 비전은 '“Higher Impact 2025: We INSURE your sustainable future'를 제시했으며, ESG 각 부문별 전략 방향과 4대 중점영역·세부 과제를 선정해 추진 중이다. 

한화생명은 체계적인 ESG 경영을 추진해 나가기 위해 '지속가능한 내일을 위한 Green Life 2030'이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환경보호와 친환경경영 내재화 △사회적 책임 실천과 나눔 경영 △건전하고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의 전략 방향과 세부 추진과제를 선정 하는 등 ESG 경영을 위한 중장기 플랜을 마련해 실천하고 있다.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가치·비전·ESG 성과를 공유하고 소통함으로써 더욱 신뢰받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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