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김단비(왼쪽)와 BNK 한엄지. /WKBL 제공
우리은행 김단비(왼쪽)와 BNK 한엄지. /WKBL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지난 시즌 여자프로농구는 청주 KB스타즈 천하였다. 리그 역사상 가장 빨리 1위를 확정했고 최종 승률도 8할(0.833·25승 5패)을 넘겼다. 챔피언결정전에선 아산 우리은행을 3-0으로 완파하며 무결점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디펜딩 챔피언 KB는 올 시즌 초반 ‘에이스’ 박지수의 공백을 절감하며 고전하고 있다. KB 대신 순위표 맨 윗자리를 꿰찬 팀은 우리은행과 부산 BNK 썸이다. 두 팀은 24일 오전까지 나란히 6승 1패를 올려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개막 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 팀다운 저력을 보였고, 지난 시즌 하위권에 머무른 BNK는 환골탈태해 ‘돌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우리은행과 BNK는 이적생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국가대표 포워드 김단비(32)를 영입했다. 그는 공수를 겸비한 리그 최고 포워드다. 총 4차례 베스트5에 올랐다. 많은 전문가와 선수들이 우리은행을 우승 후보로 꼽은 이유도 김단비의 존재감 때문이다. 그는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서 선수들과 미디어로부터 KB 강이슬(28)을 제치고 가장 많은 표를 받기도 했다.

김단비는 세간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올 시즌 7경기에 출전해 평균 31분 39초를 소화하며 18.7득점, 8리바운드, 6.7어시스트, 1.4스틸, 1.2블록슛을 기록 중이다. 득점 2위, 리바운드 5위, 어시스트 2위, 스틸 6위, 블록슛 1위를 달리고 있다. 

김단비의 진가는 수비에서도 잘 드러난다. 그는 굿수비 3위(0.57), 공헌도 1위(269.75)다. 정교함을 자랑하는 우리은행의 수비는 김단비가 합류한 뒤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6개 구단 중 유일하게 50점대 실점(56.4)을 기록하고 있다.

BNK 썸 한엄지(가운데). /WKBL 제공
BNK 썸 한엄지(가운데). /WKBL 제공

BNK는 비시즌 국가대표 출신 포워드 한엄지(24)를 영입해 전력을 강화했다. 삼천포여고 출신인 그는 2013년 국제농구연맹(FIBA) 16세 이하 아시아선수권대회, 2014년 FIBA 17세 이하 여자농구 월드컵 국가대표로 선발된 유망주다. 2017년 여자프로농구 드래프트 전체 5순위로 신한은행에 입단해 2020-2021시즌 평균 두 자릿수 득점(10.7)을 올렸다. 2020년에는 대체 선수로 여자농구 대표팀에 승선해 도쿄올림픽에도 출전했다.

지난해 무릎 부상으로 단 3경기 출전에 그쳤으나 올 시즌 BNK에서 복덩이로 거듭났다. 7경기에 출전해 평균 32분 26초를 뛰며 13득점(11위), 6.2리바운드(9위), 3점슛 성공률 33.3%(10위), 블록슛 0.2개(17위), 공헌도 155.15(13위)로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한엄지(180cm)는 높이와 외곽 슛을 갖춘 포워드다.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득점할 수 있다. 공이 없을 때, 공간을 찾아가는 움직임도 좋다. 내외곽을 넘나드는 한엄지의 가세로 BNK는 공격 옵션이 다채로워졌다. 주전 가드 이소희(21)의 성장과 김한별(36), 진안(26), 한엄지의 시너지 효과에 힘입어 용인 삼성생명, 인천 신한은행, KB 등을 연파하며 창단 후 처음으로 6연승을 거뒀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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