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미술품 투자 수요 증가…하나은행 미술품 가치 제고 서비스 나서
차별화된 아트뱅크 서비스 기반 다지기 위해 미술·경매 기업과 '맞손'
하나은행이 아트뱅크 서비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하나은행이 차별화된 아트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관한 'H.art1(하트원)' 모습. /하나은행 제공 
하나은행이 아트뱅크 서비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최근 하나은행이 차별화된 아트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개관한 'H.art1(하트원)' 모습. /하나은행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하나은행이 아트뱅크 서비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술품 투자시장은 최근 온라인 미술품 판매의 활성화로 MZ세대를 비롯한 신규 진입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투자 수요가 확대되면서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경매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국내 미술품 투자시장 역시 최근 거래가 규모 급증하며 성장 잠재성이 확인되고 있으며 미술과 금융을 결합한 서비스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이에 하나은행은 시중 주요 은행 중 가장 빠르게 차별화된 아트 뱅크 서비스 구축에 나서고 있다.  

하나은행은 최근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아트뱅킹 서비스 제공을 위해 개방형 수장고인 'H.art1(하트원)'을 개관했다. '하트원'에서는 간단한 은행 업무가 가능하도록 ATM기를 비치함은 물론, VIP손님을 대상으로 미술품 매입·매각 관련 투자 자문 및 소장 작품 평가·보관 등을 할 수 있도록 아트 어드바이저리(Art Advisory)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차별화된 아트뱅크 서비스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미술·경매 관련 기업과 적극적으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미술 콘텐츠 플랫폼인 '이젤'과 △아트뱅크 서비스 공동 기획 및 운영 △아트테크와 관련된 상품 개발 △미술 시장 리서치 △미술품 컬렉션 자문 △미술품 매매 △국내외 가상 미술관 콘텐츠 공급 △미술 문화 교육 등을 위해 손을 잡았다. 

또한 '서울옥션'과는 △미술품 매매 및 거래 연관 비즈니스 △미술품 시장 컬렉션 자문 △미술품 담보대출 등 전통적 아트 관련 서비스는 물론 △NFT, 메타버스 플랫폼 등 아트 연계 뉴비즈 발굴 등을 통한 사업제휴 및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미술품 조각투자 플랫폼 기업인 '테사'와 아트뱅킹 서비스 등 신규 사업 발굴과 함께 금융위원회가 지정하는 혁신금융서비스에 공동으로 신청해 선정될 수 있도록 상호 협력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하나은행은 지난 2020년 금융사 최초로 서울옥션 강남센터 내에 ‘아레테큐브 골드클럽’을 오픈했다. 

이를 통해 고액 자산가와 미술품 컬렉터를 대상으로 미술과 금융을 결합한 아트펀드 및 자문서비스 등, 전통적인 방식의 아트 서비스를 비롯해 고액 자산가들의 자녀 세대에 대한 문화·예술 교육 서비스 제공 등, 패밀리오피스로써 다양한 복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12~2021년 국내 미술품시장 거래 규모.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2012~2021년 국내 미술품시장 거래 규모. /예술경영지원센터 제공

이처럼 하나은행이 다소 생소한 분야인 미술품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는 미술품 투자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력한 플랫폼을 전면에 내세운 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업종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가 현실화 된 가운데 은행업의 여·수신 등이 기본인 은행업의 장벽을 넘어 다양한 생활금융 서비스를 통해 고객 편의성 증대는 물론, 신성장 동력까지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아트 서비스에 대한 손님 니즈의 진화 맞물려 하나은행의 축적된 노하우, 아트 인프라 구축이 사업 추진의 계기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미술품 투자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면서 이제는 작품 관람을 넘어 은행을 통해 좋은 작품의 구매 기회를 얻거나, 작품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만족스러운 가치로 처분을 맡기고 싶은 시대가 됐다고 보고 있다. 

이미 하나은행은 자체적으로 두 곳의 미술품 전용 수장고를 운영해오면서 약 2000여점이 넘는 은행의 미술품을 보관, 관리해오고 있다. 2020년에는 건물 전체가 수장고인 서울옥션 강남센터에 골드PB 전용 점포를 개설해 아트뱅킹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을지로에 오픈한 보이는 수장고인 '하트원'을 통해 작품 전시와 수장고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 은행이 다양하고 차별화된 아트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됐다. 

현재 규제 내에서 은행이 취급할 수 있는 미술품 신탁은 고객 작품을 신탁재산으로 이전 받아 은행이 보관, 관리 및 처분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소위 동산신탁 방식이다. 

모든 미술품이 단순히 가치가 오를 때까지 안전한 곳에 두고 기다린다고 해서 저절로 가치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각종 전시회나 철저하게 준비된 기획 이벤트를 통해 애호가들의 눈길을 끌고 대중의 호평을 쌓아가거나 유명 시설 등에 임대해 운용하는 등 작품 가치를 제고시키는 다양한 활동들이 수반돼야 한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당행이 전개하는 미술품 동산신탁은 신뢰성 높은 은행 신탁상품을 통해 미술 작품을 보유(또는 보유하실)한 은행 고객들의 미술 자산의 가치를 제고하는 역할을 수행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어서 "하나 아트클럽을 중심으로 컬렉터 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조성하고 '하트원'을 활용한 다양한 아트 관련 행사를 기획하고 있다"면서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한 행사 등 미술 시장의 지속적이고 건전한 성장을 지원하는 역할도 추진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글로벌 미술품 시장의 거래액은 367억달러(약 48조 8000억원)였으며, 경매시장의 거래액은 171억달러(약 22조 7200억원)로 지난 2020년에 비해 60%가 성장했다. 

국내 미술품 시장 규모 역시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21년 국내 미술시장 규모는 9157억원으로 2020년의 3280억원과 비교해 3배 가까이 성장했다. 또한 올해 시장 규모는 1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오영선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미술품은 금융자산과 달리 ‘눈에 보이는, 과시할 수 있는 자산’으로서의 특성이 있기 때문에 보여주기를 좋아하는 MZ세대의 참여 확대로 시장 규모는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며 "금융사는 미술 업계를 후원하고 작가의 작품 제작 활동을 지원하면서 우수한 작품 공급을 확대하고 금융 서비스를 기반으로 미술품 수요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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