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월드컵은 증명하는 자리"
[한스경제=박종민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거스 히딩크(76)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나는 아직 배고프다”라는 말은 지금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로 분위기가 한껏 달아올랐지만, 수장인 히딩크 감독은 뼈 있는 말로 들뜬 선수단을 다잡았다. 그는 독일과 4강전을 앞두고도 “다들 이만큼 올라섰다는데 대해 행복해하고 있지만, 저는 선수들에게 계속 승리를 갈망하도록 주문할 것이다”라고 힘주었다. 히딩크호의 한일 월드컵 최종 순위는 4위.
한국 축구 역사의 변곡점이 된 ‘신화’였다. 이처럼 말 한마디의 힘은 크다. 축구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한국 축구 역사를 돌아보면 월드컵에서도 많은 명언들이 쏟아졌다.
축구 전설들은 저마다 월드컵에 관한 유명한 말들을 남겼다. 안정환(46)은 선수로 나섰던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선 1승을 올리는 게 목표였다. 그런데 지금은 2002년 대회 결과를 유지하는 게 목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성(41)은 ‘축구가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제가 살아가는 이유다”라고 말해 감동을 안겼다.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또 다른 주역인 이영표(35)는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던 시절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라는 주옥 같은 말을 남겼다.
파울루 벤투(53)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번 카타르 월드컵 H조 조별리그 우루과이와 1차전을 하루 앞둔 23일(이하 한국 시각) 기자회견에서 강렬한 말을 남겼다. 그는 “(안면골절상에서 회복 중인) 손흥민은 (우루과이전에) 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실제로 24일 열린 우루과이전에 안면 보호대를 착용하고 출전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인 한국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는 우루과이(14위)를 상대로 0-0 무승부를 기록하며 승점 1을 획득했다.
부상 투혼을 발휘한 대표팀 주장 손흥민(30)의 말은 경기 후 화제가 됐다. 그는 ‘볼 경합 등 부분에서 불편함은 없었느냐’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부상 부위에) 맞으면 맞는 거다. 두려움은 없었다”고 답했다. 손흥민의 도전 정신과 희생 정신은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큰 본보기가 됐다. 과연 한국 축구 주장다운 품격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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