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에서 배달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에서 배달원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동하고 있는 모습./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박슬기 기자] 배달대행 업계에 지형변화가 생겼다. 상위권을 다투던 업체들의 점유율이 하락하고, 새로운 업체가 급부상 하고 있다. 때문에 업체들은 올해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통한 생존전략에 힘을 쓰는 분위기다.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을 시도하거나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역할에 집중하며 사업 방향성을 다각화하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업계 상위권에 있던 배달대행 플랫폼 메쉬코리아가 법정관리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누적적자가 심화되고, 추가 자금모집 등에 실패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다. 유진그룹에 기업 매각이 추진됐지만 OK캐피탈 등 채권단이 주도하는 매각에 메쉬코리아 4대주주인 솔본인베스트먼트 등 일부 주주가 매각 방침을 반대하면서 인수는 불발됐다. 
 
이 가운데 배달대행업체 만나코퍼레이션(만나플러스)가 급부상하고 있다. 만나코퍼레이션은 지난해 자사 플랫폼을 사용하는 7개 배달대행사를 만나플러스 단일 브랜드로 통합한 기업으로, 업계 1위인 바로고를 바짝 추격해 업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배달대행 업계에 지형변화가 생기자 업계는 미래 먹거리와 경쟁력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단순히 배달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과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역할을 고려해 배달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생각대로를 운영하는 로지올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함께 지역센터와 소통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로지올 제공 
생각대로를 운영하는 로지올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과 함께 지역센터와 소통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사진=로지올 제공 

업계 1위를 달리던 생각대로는 자율주행 배송로봇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나섰다. 올해 1월 생각대로를 운영하는 로지올은 자율주행 서빙로봇 기업인 베어로보틱스와 MOU를 체결했다. 자율주행 배송로봇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서비스 차별화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1000여개 이상의 지점과 5만명 이상의 라이더로 구축된 전국 배송 네트워크를 보유한 만큼 도입 확대가 용이하다는 판단이다. 
 
지역센터와 소통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 역할에도 집중하고 있다. 본사 특성상 지역사업자 경영에 간섭할 권리는 없지만 전국의 지원센터 조직과 소통으로 서비스 개선과 정보 제공 및 안전교육 등으로 전국 서비스 품질 관리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 지역사업자의 경영 의식도 변화하고 있다. 생각대로의 한 지역사업자는 2016년부터 7년간 수험생 오토바이 수송봉사 진행을 하고 있으며, 대부분 지역사업자가 모범사업체로 인정을 받으며 봉사하고자 하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다. 

배달 대행 플랫폼 바로고는 온라인 든든상점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바로고 제공
배달 대행 플랫폼 바로고는 온라인 든든상점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바로고 제공

현재 업계 1위 바로고는 오프라인에서 운영하는 공유주방 서비스 '도시주방' 대신 올해 9월에 론칭한 온라인 상점 플랫폼 '든든상점'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비용이 많이 드는 '도시주방'보다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든든상점'은 합리적인 비용에 상점 라이프 사이클에 맞춘 필요한 서비스와 콘텐츠 등 상점주에게 필요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데, 상점주와 '상생'에 초점을 맞춘 사업이다. 
 
이와 함께 배달 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략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3월 스마트 방역·방제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세이클'에 투자해 상점주의 방역·방제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가 하면 4월에는 서빙 로봇 전문 개발 스타트업 '알지티'에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또 식자재 통합 유통 플랫폼 '오더히어로'의 운영사 '딜리버리랩', 오피스푸드 정기 배달 플랫폼 '푸딩'을 운영하는 연두달과 전략적 투자 계약을 체결하는 등 상점주와 상생을 위한 투자에 적극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비용이 많이 드는 사업에 뛰어들기 보다는 다양한 서비스를 시범운영하고, 검토하면서 신중한 자세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며 "배달서비스 강화는 물론 라이더, 상점주 등과 상생안 마련 등 건전한 배달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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