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정애 LG생건 사장,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 한국P&G 이지영 대표 /각사 제공 
(왼쪽부터) 이정애 LG생건 사장, 이선정 올리브영 대표. 한국P&G 이지영 대표 /각사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최근 패션뷰티업계에 여성 파워가 거세다. 기존 남성들의 전유물이었던 임원자리에 ‘여성’ 임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서다. 업계 특성상 시장의 주요 소비층이 ‘여성’인만큼 이들의 빠른 소비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리더들의 능력이 필요하다 판단해서다.

올리브영에 이어 LG생활건강도 처음으로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전격 발탁하며 조직과 사업에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LG생활건강 신임 사장에 이정애 부사장이 발탁됐다. LG그룹 최초의 공채 출신 여성 사장 임명이다. 지난 18년간 LG생활건강의 성장을 이끌었던 차석용 부회장은 용퇴를 결정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24일 이사회를 열고 음료(Refreshment) 사업부장을 맡고 있는 이정애 부사장을 승진시키고 최고경영자(CEO)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LG그룹의 여성 CEO 1호이자, 재계 5대 그룹 중 유력 계열사 첫 여성 전문경영인 수장이다.

1963년생인 이 신임 사장은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1986년 LG생활건강에 입사했다. 그는 생활용품 분야에서 마케팅 업무를 시작했으며 생활용품 사업부장, 럭셔리 화장품 사업부장, 음료 사업부장 등을 지냈다. 특히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으로 제품의 프리미엄화를 성공적으로 진행하는 등 생활용품시장 1등 지위를 공고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생활건강 측은 "디테일한 면까지 꼼꼼히 챙기는 여성으로서의 강점뿐만 아니라 폭넓은 지식과 경험을 갖춘 전문가"라며 "주요 요직을 거쳐 LG생활건강 전체 사업과 조직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CJ그룹은 지난달 인사에서 올리브영 대표에 이선정 경영리더를 낙점했다. 1977년생인 이 대표는 CJ그룹 내 최연소 CEO이자 올리브영 최초의 여성 CEO이다. 이 대표는 2006년 올리브영에 MD로 입사해 15년 이상 MD 전문가로 지내며 상품 경쟁력을 높여왔다.

CJ그룹이 이선정 대표를 올리브영 CEO로 선임한데는 급속히 변화하는 화장품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시의적절하게 공급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가 MD 전문가로 일하며 올리브영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데다 16년간 올리브영에 재직한 점도 중기전략을 이끄는데 일관성 있게 이어갈 것으로 본 것이다.

이에따라 이선정 신임대표는 헬스앤뷰티(H&B) 분야의 독보적 영향력을 강화하면서도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로 확장하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연계한 시장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유통 업체들도 한국 법인 대표에 여성을 잇달아 발탁하고 있다. 한국P&G는 이지영 한국P&G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선임했으며, 푸마코리아가 지난 4월 이나영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한 바 있다.

이처럼 유통업계에 여성 리더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이유는 최근 여성 소비자들의 구매 결정권이 커지면서 여성을 이해하는 리더 발탁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여성 소비자들의 심리를 파악하기에는 남성리더보다 여성리더가 조금 더 강점을 갖고 있다”면서 “패션·뷰티 시장의 주 소비층이 ‘여성’인 만큼, 여성 리더십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예인 기자 yi4111@sporbiz.co.kr

고예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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