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양극재·전구체 등 공급 다변화로 중국 의존도 낮추고 경쟁력 제고
사진=LG에너지솔루션
사진=LG에너지솔루션

[한스경제=김정우 기자] 배터리업계가 급증하는 전기차 수요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공급망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3일 LG화학은 고려아연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충족을 위한 포괄적 사업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사는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 IRA에 공동 대응하고 북미에서 양극재 원재료 공급 안정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LG화학은 라인당 1만t에 달하는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으며, 고려아연은 전지 메탈 수급 및 건식제련을 통한 메탈 회수, 고순도 메탈 제조 역량 등에 강점이 있다.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12만t 규모의 양극재 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려아연은 지난 7월 미국 전자폐기물 리사이클링 기업 이그니오홀딩스를 인수하는 등 북미 전지 소재 사업 강화에 나섰다.

이그니오가 리사이클링을 통해 리튬·니켈과 같은 광물을 얻어 LG화학에 우선 공급한다면 미국 현지에서 ‘리사이클 광물-전구체-양극재’로 이어지는 배터리 소재 공급망 구축이 가능할 전망이다.

양사는 합작을 통해 국내 울산광역시에 건설 중인 전구체 공장 생산능력을 기존 2만t에서 5만t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LG화학과 고려아연 계열사 켐코는 지난 6월 합작 설립한 한국전구체주식회사를 앞세워 울산광역시 온산 산업단지에 2024년 2분기 양산을 목표로 전구체 공장을 짓는다.

LG화학과 고려아연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2576억원 규모의 자사주 맞교환도 진행한다. LG화학이 보유한 자사주 36만7529주를 고려아연이 보유한 자사주 39만1547주와 시간외대량매매로 교환하는 방식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컴파스미네랄, 시라, 일렉트라, 아발론, 스노우레이크 등 북미·호주 지역 업체들과 소재 공급 계약을 맺으며 북미 지역 IRA 대응력 강화에 나섰다. 

미국 컴파스미네랄과의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2025년부터 6년간 연 생산량(약 1만1000t)의 40%를 공급받고 향후 하이니켈 배터리 소재인 수산화리튬 공급계약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호주 시라와는 2025년부터 천연 흑연 2000t 공급을 시작으로 협력 규모를 확대할 방침이다. 캐나다 광물업체 일렉트라, 아발론, 스노우레이크로부터는 황산코발트 7000t·수산화리튬 25만5000t을 공급받기로 했다. 

이 밖에도 LG에너지솔루션은 앞서 유럽 리튬 생산업체 독일 벌칸에너지 수산화리튬 4만5000t, 호주 라이온타운 수산화리튬 원재료 리튬정광 70만t 등을 확보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케미칼과 1조8500억원 규모 양극재 계약을 체결하고 신규 계약 체결도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는 자회사 에스티엠과 에코프로비엠이 공동출자한 합작사 에코프로이엠을 통해 국산 양극재 비중 확대에 나섰다. 에코프로이엠은 지난해 경북 포항에 연간 5만4000t을 양산할 수 있는 양극재 공장을 준공했다.

또한 삼성SDI가 포스코케미칼과 기존 음극재에 이어 양극재 공급까지 협력 관계를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최윤호 삼성SDI 사장 포스코케미칼 사업장을 찾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렸다.

이 같은 배터리업계 행보는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올해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1500만대에서 2026년 105만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북미 시장은 같은 기간 105만대에서 520만대로 성장이 예상된다.

특히 미국이 올해 IRA 도입을 단행하면서 소재 공급망 강화를 위한 업계 발걸음도 빨라졌다. IRA는 배터리 소재 광물을 미국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에서 내년 기준 약 40%, 2027년까지 80% 수준을 조달해야 세액 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에 따라 업계는 배터리 원가의 약 60%를 차지하는 양극재를 비롯해 대 중국 수입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리튬 등 전구체 소재 공급 다변화를 통해 시장 경쟁력 제고를 꾀하고 있다.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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