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이재원(왼쪽)과 이정용. /LG 제공
LG 트윈스 이재원(왼쪽)과 이정용. /LG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두 젊은 피가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거포 유망주 이재원(23)과 필승 계투요원 이정용(26)이 입대를 미루고 팀 우승 도전에 힘을 보탠다.

차명석(53) LG 단장은 29일 "상무(국군체육부대) 야구단에 지원했던 이재원과 이정용이 입대를 미루기로 했다”며 “구단 측에서 입대 연기 의사가 있는지 물어봤다. 선수들과 긴밀한 면담을 했고, 부모님과도 진지하게 이야기 해보라고 했다. 생각할 시간을 줬다. 선수들이 최근 결정을 내렸고, 병무청에 방문해 상무 지원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재원과 이정용은 내야수 이영빈(20)과 투수 허준혁(23), 송승기(20), 임준형(22)과 함께 상무 서류전형에 합격한 상태였다. 둘은 다른 선수들보다 1군 성적이 좋아 합격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이들은 입대를 미루고 1년 더 LG 줄무늬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일각에선 두 선수가 내년에 다시 상무에 지원했을 때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차 단장은 "상무의 선수 선발 방식이 과거와 달라졌다. 옛날처럼 지도자가 선호하는 선수를 선발하는 방식이 아니다. 1군 성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해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한다. 이번 입대 취소로 향후 불이익을 받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재원과 이정용의 입대 연기는 LG에 호재다. LG는 올겨울 전력 유출이 크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4번 타자 채은성(32)과 주전 포수 유강남(30)이 각각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로 이적했다. 유강남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KIA 타이거즈에서 박동원(32)을 데리고 왔으나 필승조 김대유(31)를 보상 선수로 내줬다. 또 퓨처스리그(2군) FA를 자격을 얻은 외야수 이형종(33)과 한석현(28)이 각각 키움 히어로즈, NC 다이노스로 떠났다.

더구나 내년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는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열린다. 한국 야구는 젊은 선수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해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전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아시안게임 기간에 리그를 중단하지 않는다. 선수층이 두꺼운 팀에는 기회, 뎁스가 얇은 팀에는 위기가 될 수 있다. 염경엽(54) LG 감독은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우리에게 큰 위기가 될 수 있는 시기다. 아시안게임에 우리 선수들이 빠져나갔을 때를 대비해 그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선수들을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LG 트윈스 이재원. /LG 트윈스 제공
LG 트윈스 이재원. /LG 트윈스 제공

이재원과 이정용은 내년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전망이다. 이재원은 2022시즌 데뷔 후 가장 많은 85경기에 출전해 13홈런을 터뜨리며 가능성을 보였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달 14일 취임식에서 ‘눈여겨 본 LG 선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이재원이다. 터지면 크게 터질 선수다. 신체 조건이나, 매커니즘도 그렇고 여러 방면에서 잠재력이 터지기 직전에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지도자를 만나 어떻게 성장하느냐가 중요하다. 여러 가지 데이터로 훈련하면 빨리 성장할 거라고 생각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이정용은 2021시즌 3승 3패 15홀드 평균자책점 2.97을 올렸다. 2022시즌에도 4승 4패 2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34로 LG 필승조의 한 축으로 활약했다. 고우석(24)과 정우영(23)이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차출되면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최적의 카드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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