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ESG위원회 설치 6개社…여성등기임원 선임 6개社
에스엘 제외한 나머지 7개社, 스코프3 배출량 공시
8개社 모두 보고서에 중대성평가 포함…RE100 가입 4개社
한온시스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표지. 
한온시스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표지.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들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조사·분석(올해 10월말 기준)한 결과,전체 공시율은 71.5%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 기업들의 자율공시 확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가장 많은 업종은 자동차부품업이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코스닥 기업이 많이 속해있는 엔터테인먼트와 제약·바이오업은 정보공개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총 200대 기업을 15개 업종(ESG행복경제연구소 기준)으로 분류해 업종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및 세부적인 분석 결과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자동차부품 업종은 8개 기업이 포함됐다.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만도 △현대위아 △에스엘 등이들 기업 모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했으며, 이번 조사에서 유일하게 공시율 100%로 집계된 업종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자사 홈페이지에, 나머지 7개사는 거래소와 자사 홈페이지에 공시했다. 공시 시기는 8개사 모두 올해 7월31일 이전이다. 

최근 글로벌 ESG와 관련해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EFRAG(유럽연합 재무보고자문그룹)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 3개 지침 모두 늦어도 2024년까지 공시가 의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2025년부터 자산규모에 따라 공시가 단계별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채널이 거래소와 각 기업의 홈페이지로 이원화 돼있다. 

자동차부품 업종은 나머지 14개 업종인 △IT(66.7%) △건설·조선(83.3%) △금융지주(77.8%) △물류(88.2%) △보험(83.3%) △식음료(57.1%) △엔터테인먼트(62.5%) △은행·증권·카드(87.5%) △전기전자(55.0%) △전문기술(60.0%) △제약·바이오(45.5%) △비금융지주사(88.2%) △철강·기계)75.0%) △화학·장업(78.6%) 보다 공시율이 높았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된 자동차부품 업종 8개 기업. / ESG행복경제연구소
지난해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된 자동차부품 업종 8개 기업. / ESG행복경제연구소

◆ ESG위원회 설치 6개社…여성등기임원 선임 6개社

자동차부품 업종에서 △UN SDGs(지속가능개발목표) △GRI(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 △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등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국제기준을 복수로 4개 이상 활용한 기업은 △기아 △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만도 등 4개사다. 그 외 현대차는 3개 국제기준을, 현대위아는 2개 국제기준을,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에스엘은 1개의 단일 국제기준을 활용하고 있었다. 

자동차부품 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국제기준 활용도는 GRI(100%)가 가장 높았다. 모든 기업들이 GRI를 활용했다. 이어 SASB(70.0%)·TCFD(62.5%)·UN SDGs(50%)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기업들이 ESG경영활동을 목적으로 이사회내 ESG위원회 설치·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140개사였다. 자동차부품 업종은 8개사 가운데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만도 △에스엘 등 6개사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지난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있어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0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부품 업종은 8개사 가운데 △현대차(1명) △기아(1명) △현대모비스(1명) △한온시스템(1명)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1명) △만도(1명) 등 6개사가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했다. 

(왼쪽부터) 현대차 사옥과 기아 사옥, 현대모비스 역삼 사옥, 한국앤컴퍼니 사옥 전경.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현대차 사옥과 기아 사옥, 현대모비스 역삼 사옥, 한국앤컴퍼니 사옥 전경. / 각 사 제공 

◆ 에스엘 제외한 나머지 7개社, 스코프3 배출량 공시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를 산출해 공시한 곳은 시총 200대 기업 중 70개사(35%)에 불과했다. 최근 EU(유럽연합)의 공급망 실사지침과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발표는 스코프3를 측정해 책임져야 한다는 강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자동차부품 업종은 8개사 중 에스엘을 제외한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한온시스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만도 △현대위아 등 7개사가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하고 있었다. 

종합하면 자동차부품 업종은 조사대상 8개사가 모두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해 공시율에 한해서는 타업종들과 비교해 모범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에스엘은 여성등기임원 미선임·스코프3 배출량 미공시, 한온시스템은 ESG위원회 미설치, 현대위아는 ESG위원회 미설치·여성등기임원 미선임 기업으로 파악됐다. 

◆ 8개社 모두 보고서에 중대성평가 포함…환경검증 미이행 4개社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관심사항과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선정하는 중대성(중요성) 평가를 통해 전략화한 과제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고 있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43개사 중 136개사(95.1%)가 중대성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부품 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8개사(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한온시스템·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만도·현대위아·에스엘)는 모두 보고서에 '중대성 평가' 항목을 포함하고 있었다. 

또,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143개사 중 21개사는 선도적으로 이중 중대성평가(Double Materiality)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이슈 풀을 구성하고 사회·환경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 측정결과를 종합한 이슈의 우선순위 결정을 매우 중요하게 다뤘다. 이중 중요성평가는 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에서 제시한 중요성 평가방법으로, GRI를 비롯한 지속가능경영분야 글로벌 스탠더드들도 해당 개념을 적용해 보고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다만, 자동차부품 업종 8개사는 모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이중 중대성 평가 항목을 포함하지 않았다. 

아울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외부기관을 통한 검증절차를 밟고 있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143개사 가운데 137개사(95.8%)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사용한 준거기준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했는지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았다. 자동차부품 8개사는 모두 제3자 검증을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143개사 중 84개사(58.7%)는 보고서에 수록된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가 검증기준에 따라 작성·산정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를 거친 것으로 조사됐다. 자동차부품 8개사 중 환경검증 미이행 기업은 △한온시스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만도 등 3개사로 파악됐다. 

(왼쪽부터) 한온시스템 평택공장, 현대위아 창원기술센터, 에스엘 진량공장 전경.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한온시스템 평택공장, 현대위아 창원기술센터, 에스엘 진량공장 전경. / 각 사 제공 

◆ RE100 가입 4개社·UNGC 가입 5개社

자동차부품 업종에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가입한 기업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위아 등 4개사였다. 이들 기업 중 현대위아를 제외한 나머지 3개사는 UNGC(유엔글로벌콤팩트)에도 가입했다.

UNGC(유엔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한 기업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만도 등 5개사였다. 

종합하면 현대차와 기아·현대모비스 등 3개사는 RE100과 UNGC에 모두 가입했다. 현대위아는 RE100에는 가입했으나 UNGC에 가입하지 않았다. 반대로,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와 만도 등2개사는 UNGC에는 가입했으나 RE100에는 가입하지 않았다. RE100과 UNGC에 모두 가입하지 않은 기업은 한온시스템과 에스엘 등 2개사로 조사됐다. 

한편, 지난해 S&P 500, FTSE러셀 1000 기업의 ESG 정보공시율은 각각 96%, 81%로 발표됐다. 국내 코스피 상장사의 한국거래소를 통한 ESG정보 자율공시율은 지난해 78개사에서 올해 127개사(11월말 기준) 61.4%로 크게 증가했으나, 아직은 전체 공시율이 15.5% 수준에 머물러 있어 향후 ESG정보공시기준 표준화와 의무화를 앞두고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 자동차부품 업종 8개社, 전사적 차원 ESG경영 비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들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사업 계획·비전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3월 ESG경영 의지와 중장기 방향성을 담은 'The Right Move for the Right Future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올바른 움직임)'을 공개했다. 또, 이를 통해 "지속가능한 미래는 다음 세대를 위해 추구해야 할 의무이자, 지구사회 구성원 모두가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이며, 모두가 꿈꾸는 바람직한 미래를 위해 올바른(Right) 실천으로 올바른 변화(Move)를 이끌어 가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현대차의 향후 경영 방향도 이러한 그룹의 방향성에 발 맞춰 지구환경과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올바른 움직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지난해 '2045년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해 선언하고 자동차 업계 최초로 영국 카본 트러스트사(社)로부터 EV6 탄소 발자국 인증을 획득했다. 사회 측면에서는 국내외 전 사업장 대상 인권영향평가를 실시했으며, 1차협력사 ESG 수준 진단을 통해 ESG경영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했다. 또, 지속가능경영위원회를 출범하고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강화하는 등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노력도 병행했다. 기아는 앞으로도 △탄소배출 감축 △고객중심 조직문화 구축 △미래 비즈니스로의 전환을 통한 지속가능한 경쟁력 발전 등을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미래 기술 경쟁력과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업 핵심 역량 정립과 전사 차원의 사업 구조 혁신 및 체질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종합 자동차부품 Tier(티어) 1으로서 역량을 강화하는 한편,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에 필수적인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핵심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Enabler(조력자)로 비즈니스 모델을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한온시스템은 2040년까지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사용 비율 확대, 공급망 조달 전략 개선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저감한다는 계획이다. 또, 지난해 지속가능성을 추진하기 위한 안내자 역할로 ESG 각 분야의 리더를 선임해 ESG 통합관리 조직을 구축했으며,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배구조를 개선할 방침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지난해 ESG 비전 체계를 수립·선포했다. 이를 위해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제조 △지속가능한 기술과 상품 개발 △책임 있는 참여 등 실천 과제를 선정하고, 투명한 윤리경영에 준법경영까지 더하겠다는 의지로 국내 타이어 업계 최초로 컴플라이언스경영 시스템 인증(ISO 37301)을 획득하기도 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앞으로도 유엔글로벌콤팩트 10대 원칙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지지하고 이행함으로써 글로벌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만도는 최근 제동(Brake)·조향(Steering)·현가(Suspension) 시스템을 통해 자동차 제어장치를 비롯한 △섀시 전동화 모듈 △친환경차 파워일렉트로닉스 등 친환경차 솔루션 사업을 강화했다. 또, 자율주행 및 모빌리티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고 질적 성장을 가속화 하기 위해 'HL Klemove'법인을 출범했다. 만도는 약 2000 건 이상의 자율주행 기술 특허를 확보하고, 다양한 고객에게 2000만 건 이상 ADAS 제품을 공급한 경험을 기반으로 첨단 자율주행 제품 개발에 집중하며 제2의 성장을 앞당긴다는 방침이다. 

현대위아는 통합 열관리 시스템과 전동화 액슬을 기반으로 미래 자동차 부품 시장을 이끌 수 있는 부품사로 성장한다는 방침이다. 또, 기계사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미래지향적 사업으로 재편하는 계획도 검토 중이다. 전사적으로 ESG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위아는 앞으로 이해관계자들과 소통을 더욱 확대하면서 탄소 및 오염물질의 배출을 최소화하는 활동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에스엘은 급변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과 자동차 산업에 효율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새로운 비전을 준비했다. 우선 2030년까지 2018년 탄소배출량 대비 40%를 감축하고, 2050년에는 탄소배출제로를 달성할 계획이다. 또,  컴플라이언스 경영 및 리스크 관리와 정보보안 체계 운영 등 견고한 시스템을 바탕으로 전문성과 다양성을 겸비한 이사회 중심의 경영을 통해 투명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실천한다는 방침이다. 

김동용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