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인슈어테크 커넥트 베이거스 2022’ 행사…보험산업 주제 토론 및 사례공유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최신 인슈어테크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인슈어테크 커넥트 베이거스 2022’ 행사가 지난 9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90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치러졌다. 이번 행사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장 많은 보험 관계자들이 참석했으며 인슈어테크를 둘러싼 다양한 보험산업 주제에 대해 토론하고 사례를 공유했다.

행사 기간 3일 동안 생명·건강·자동차·일반손해 등, 각 주제와 관련한 고객경험·상품개발·인수심사·보험금 청구·판매채널 등 보험 생태계 내에서 인슈어테크와 연결된 모든 분야의 토론이 이뤄졌다. 12개의 주제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으며 데모 스테이션에서 각 인슈어테크 기업 소개와 함께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지기도 했다.

보험연구원의 손재희 연구위원은 이번 인슈어테크 커넥트 행사에서 진행된 다양한 세미나에 대해 소개하며 글로벌 보험산업의 변화와 트렌드를 정리하고 향후 국내 보험시장에 대한 시사점을 보고서로 짚었다.

현재 보험산업 전반에선 데이터의 활용과 AI 분석 및 자동화가 시스템이 대부분의 보험상품과 산업 가치사슬에서 보편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다만 이를통해 무엇보다 중요해진 점은 이 같은 노력이 실제 구체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데 얼마나 주효한 지에 대한 것이다.

이런 흐름은 특히 코로나19 이후 소비자들의 디지털 채널 활용이 확산되며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문제는 많은 보험회사들이 보험산업 내 다양한 데이터 활용을 보편화한 것과 별개로, 고도화 측면에선 타 산업과 비교해 여전히 낮은 수준이란 것이다. 때문에 최근 보험 생태계의 가장 중요한 핵심 주제는 데이터의 연결과 활용이 실질적인 수익창출로 연결시키기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데이터 활용이 보험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실질적인 보험 수익으로 연결되기 위해선 인수심사나 청구 등, 부부적인 데이터 활용이 아니라 보험 전체 가치사슬 내에서 데이터 연결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어야 하다는 것이다. 

또한 분석해야 할 데이터의 종류와 양이 점점 증가하는 상황에서 적합한 데이터 수집과 데이터 표준화에 AI의 활용은 운영프로세스의 효율을 향상시키고 있다. 가령 고객 행동에 기반한 유지율, 해지율, 상품 시장성 분석 등은 예상보다 더 복잡한 분석이 요구되는데 AI는 이를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에 글로벌 보험사들은 보다 적극적인 방식으로 다양한 리스크를 측정하고 이를 감소시키기 위해 기존에 적용하지 않았던 기술이나 데이터를 활용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존 핸콕 인슈어런스는 구글의 의료자회사인 베릴리와 프랑스의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가 합작한 데이터 기반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 기업인 온듀오와 당뇨 환자 관리 프로그램을 출시했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고객은 비침습적 혈당 측정 방식으로 온듀오가 제공하는 앱에 데이터를 저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영양사, 의사 등 당뇨병 전문 인력의 개별 지원을 제공 받음으로써 최대 25%의 보험료를 절감할 수 있게 한다.

파머스, 하포드 뮤츄얼, 스위스리 등은 AI 기반 매핑 시스템을 활용해 고해상 멀티뷰 디지털 맵을 제공하는 인슈어테크 에코피아 AI와 협업해 도시 건물, 도로, 교량, 철도, 진입로, 보도, 숲, 초원 등의 위험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고 있다. 즉 다양한 IoT 기기에서 얻어진 빅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실제 지형을 가상으로 구현하고 여기서 도출되는 각종 위험들은 보험상품 개발과 운용에 활용한다는 의미다.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건강상 위험을 조기 발견하고 예방하는 기술 역시 보험사와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방대한 데이터 분석이 필수적인 후생유전학적 분석 보고서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이에 기반해 개인 맞춤화된 생명보험을 판매하는 방식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DNA 분석 기업과 협업해 암 발생을 조기진단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보험사도 있다.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특정 기능을 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 모듈을 가리키는 API 기술처럼, 보험산업 역시 개별 고객에게 정확히 필요한 기능만 핀셋처럼 짚어내 맞춤형 상품을 구현해 주는 임베디드 보험도 최근 기술의 발달과 업종간 경계를 넘나드는 협력으로 부상 중이다. 이와 같은 트렌드는 보험사 입장에선 고객 리스크를 줄일 수 있고, 고객의 입장에선 보험구매 관련 긍정적 경험을 이끌어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생명보험 인슈어테크 베스토우가 상품 구매 후 거스름돈을 모아 주식이나 펀드를 구매하도록 도움을 주는 스타트업 에이콘스에 임베디드 보험을 제공한다든지, 래더 라이프와 레모네이드가 개인 대출 전문 핀테크 소파이 플랫폼에 생보나 손보 상품을 임베디드 보험 방식으로 제공하는 등의 협력은 위와 같은 장점 외에도 보험사에게 더 많은 고객채널을 열어주고 사업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보험회사의 다양한 노력에서 주목할 점은 ICT 기술 적용과 데이터 활용 자체가 목적이었던 실험적 단계를 넘어서, 이제는 이를 수익으로 연결시키려는 전략이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음을 뜻한다.

나아가 미래의 보험산업에선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보험 가치를 제공하는 데 있어서 더 이상 보험회사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을 정도라고까지 이야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급변하는 보험산업 생태계 속에서 보험사는 다양한 참여자의 역량 파악과 효과적인 공조 방식에 대해 깊은 고민이 필요한 시기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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