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 시절 이경수 페퍼저축은행 감독 대행. /KOVO 제공
KB손해보험 시절 이경수 페퍼저축은행 감독 대행. /KOVO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패배에 무덤덤해지면 안 된다.”

좀처럼 출구가 보이지 않는 어두운 터널을 걷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지휘봉을 잡은 이경수(53) 페퍼저축은행 감독 대행은 패배 의식 타파를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

페퍼저축은행 구단은 지난달 29일 "김형실(70) 감독이 올 시즌 부진한 성적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구단에 전했다"면서 "구단은 심사숙고 끝에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페퍼저축은행은 "이경수 코치가 차기 감독 선임 전까지 대행으로 팀을 이끌 것"이라며 "젊은 코치인 만큼 팀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페퍼저축은행의 ‘소방수’로 투입된 이경수 감독 대행은 현역 시절 V리그를 대표하는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로 이름을 날렸다.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 주역으로 활약했고, V리그 최초로 개인 통산 3000득점을 기록했다. 2015년 은퇴한 뒤로는 남자대표팀 트레이너, 목포대 여자배구팀 감독, 남자배구 KB손해보험 코치 및 감독대행을 역임했고, 지난해에는 페퍼저축은행 코치로 부임했다.

이경수 대행은 지난달 30일 한국스포츠경제와 통화에서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감독 대행을 맡았다. 선수단이 동요하지 않게 분위기를 다잡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페퍼저축은행은 1일 오전까지 무승 10패(승점 1)로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경기 내용도 좋지 않다. 특히 배구의 기본인 서브와 리시브에서 각각 6위(세트당 0.68개)와 최하위(리시브 효율 32.74%)에 그치고 있다. 이 대행은 “어느 팀이나 리시브가 잘 돼야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다. 우리 팀은 리시브를 책임져 줄 선수가 없어서 어려운 경기를 하고 있다. 또 날카로운 서브로 상대 공격을 제어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다. 연습밖에 방법이 없다”고 짚었다.

주전 세터 이고은(27)과 공격수들의 호흡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이 대행은 “(이)고은이는 빠른 토스하는 세터인데 우리 팀에는 빠른 공격을 해줄 선수가 부족하다. 더 연습하고 맞춰보는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페퍼저축은행 구단이 임시 지휘봉을 이성희(55) 수석코치가 아닌 이 대행에게 맡긴 배경은 젊은 선수들과 원활한 소통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이 대행은 “선수들과 많이 얘기하고 많이 듣겠다. 다만 주문할 건 확실하게 주문할 생각이다”라고 했다.

이 대행은 선수들에게 ‘패배의식 타파’와 ‘책임감 있는 배구’를 강조할 참이다. “패배를 많이 하는 팀은 패배에 무덤덤해지는 경향이 있다. 나중에는 패배를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인다. 패배 의식을 걷어내는 게 중요할 것 같다”며 “물론 승리도 중요하지만, 공 하나하나에 책임감을 갖는 자세가 중요하다. 선수들에게 책임감 있는 배구 주입하려 한다. 1점이 모여서 25점이 된다. 1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아직 경기가 많이 남아 있다. 매 순간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결과도 좋아질 것이다”고 힘줬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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