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일본여행 수요 급증에도 힘든 면세업계
고환율, 엔저현상으로 면세점 이용률 ↓
인천공항 면세점. /사진=연합뉴스
인천공항 면세점.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박슬기 기자] 하루가 멀다 하고 해외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특히 일본 무비자 입국 허용으로 일본으로 떠나는 여행객은 더 급증하면서 면세업계 역시 호황을 누리는 거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반대 상황에 놓였다. 고환율과 엔저현상으로 현지 쇼핑을 선호하는 여행객이 많아지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11일 무비자 해재 전 일본으로 떠나는 일일 여행객수는 4000명~6000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20일 일본으로 떠난 일일 여행객수는 2만명 이상으로 껑충 뛰었다. 이에 여행업계와 항공사들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면세업계는 힘든 상황이다. 
 
한 면세관계자는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다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그들이 면세점을 이용하진 않는다"며 "고환율과 엔저현상으로 일본에서 사는 게 더 저렴하기 때문에 면세점 이용객수는 현저히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면세업계는 예상치 못한 환율 등의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여기에 중국 봉쇄령도 장기간 이어지면서 힘든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업계는 차선책으로 동남아 관광객으로 눈을 돌렸다. 동남아 관광객을 통해 매출 회복에 힘쓰겠다는 전략이다. 
 
올 여름부터 롯데, 신라, 신세계 등은 동남아 단체관광객이 시내면세점을 방문하고 있다며 해외 여행객 입국 소식을 연신 전했지만 실상은 소규모 관광객으로 매출에 큰 힘이 되진 못하고 있다. 
 
여기에 줄곧 제기돼왔던 송객수수료도 문제다. 송객수수료는 여행사와 가이드에게 지급하는 알선 수수료다. 국내면세점의 지난해 송객수수료는 약 2조3000억원으로, 2020년 9000억과 비교하면 약 2.5배가 늘었다. 최근 면세점 매출 대비 송객수수료율은 40%대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과도한 송객수수료에 대한 심각성을 인지하고, 지난 9월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계획을 밝혔다. 필요한 경우에는 송객수수료 제한 관련 추가 제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송객수수료와 관련해 법제화가 돼야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그게 아니면 면세업계는 계속 힘들어질 것"이라고 털어놨다. 
 
실제로 올해 3분기 롯데·신라·신세계 면세점의 실적은 아쉽다. 롯데면세점은 유일하게 해외 진출 등에 적극 투자한 결과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의 영억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7%, 78% 떨어졌다. 
 
현재 업계에선 입찰공항 입찰권을 두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당초 올 상반기에 진행될 거라 예상됐지만 여러 갈등으로 내년 초로 연기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면세점의 수익과 직결된 매출연동제 가능성 역시 불투명해지면서 면세업계의 한숨은 더 깊어지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10년짜리 사업권이기 때문에 모두가 입찰에 참여는 하겠지만 매출연동제가 되지 않는다면 여기에 쏟아 붓는 비용이 큰 만큼 매출 회복은 더 힘들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