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4년 만에 리딩뱅크 탈환…국외서도 순이익 증가
"연임 안 될 이유 없어…부회장직 신설 시 승진 가능성도"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그룹 내 입지를 탄탄히 다지며 재연임에 청신호를 켰다. /신한은행 제공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그룹 내 입지를 탄탄히 다지며 재연임에 청신호를 켰다. /신한은행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진옥동 신한은행장이 그룹 내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다. 최고경영자(CEO)의 평가 지표인 실적은 역대 최대 순이익을 달성하며 '맞수'인 KB국민은행을 제치고 리딩뱅크를 탈환한 것을 비롯해 업계 최대 이슈인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부문에서 뚜렷한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진 행장이 임기 중 보인 성과를 두고 재연임에 무게를 두는 동시에 신한금융그룹이 부회장직을 신설한다면 지주 임원으로의 영전할 가능성 역시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은행권에 따르면 진 행장은 임기 마지막 해의 실적은 물론 디지털, 글로벌 부문에서 빼어난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KB국민은행, 우리은행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 서울시 1, 2금고를 싹쓸이하며 탁월한 경영 능력을 증명했다. 

신한은행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9094억원으로 전 분기(8200억원) 대비 10.9%, 지난해 같은 기간(7593억원)에 비해 19.8%가 증가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조 59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 1301억원)에 비해 21.7%가 증가했다. 분기 기준, 누적 실적 기준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3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실적(2조 4944억원)을 훌쩍 뛰어넘으며 KB국민은행(2조 5506억원)을 제치고 2018년 이후 4년 만에 '리딩뱅크' 타이틀을 가져왔다.   

진 행장은 순이익 경영 실적뿐 아니라, 업계 최대 화두로 꼽히는 디지털과 글로벌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조직의 명운(命運)이 달려 있다"며 은행의 생사와 존망까지 거론했던 디지털 부문에서는 약 195억원을 투입, 'RE:Platform Tribe(혁신적인 뉴 앱 개발)'조직을 신설하며 뉴 앱(NEW APP)’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지난 10월에 탄생한 뉴 쏠(New SOL)은 2018년 신한 쏠(SOL) 출시 이후 수집된 고객 의견 데이터를 분석하고, 1년여간 ‘뉴 앱 프로젝트’의 기획 및 개발과정에 고객자문단 1만명이 직접 참여해 업그레이드했다. 

이는 기존 쏠에 비해 최대 4배까지 빨라진 앱 속도와 나만의 홈 화면, 뉴 이체, 스토리 뱅크 등, 뉴 쏠의 새로운 기능들이 고객에게 큰 관심을 끌면서 전환 이용 고객이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달 23일 기준, 뉴 쏠의 이용 고객은 730만명을 넘었다. 기존에 쏠을 이용하는 고객의 88% 이상이 뉴 쏠을 이용하고 있으며, 최근 1년간 접속이 없었던 쏠의 신규 이용 고객 수도 20만명 이상 늘었다. 

10월 말 기준, 쏠 가입자수는 1500만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980만명이다. 신한은행은 이번 뉴 쏠 출시를 통해 진정한 고객중심 패러다임 전환은 물론, 카카오뱅크 등 빅테크를 넘어 금융권을 대표하는 금융앱으로 거듭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신한은행은 영업점 통폐합으로 인한 금융 소외 현상을 막기 위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디지로그 △디지털 라운지 △편의점 혁신 영업점 등의 특화점포를 연이어 오픈했다. 

신한은행은 국내뿐 아니라, 국외에서도 리딩뱅크 타이틀을 사수했다. 

3분기 기준, 신한은행은 10개의 해외법인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1971억원 900만원) 에 비해 59.25%가 늘어난 3091억 26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4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은행)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에 이어 우리은행이 2129억 6800만원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고, 이어서 하나은행(807억 3800만원)과 KB국민은행(274억 43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 4월에는 ‘기관영업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시 금고지기 재유치에 성공했다.  

신한은행은  2023년 1월부터 2026년 12월 말까지 4년간 서울시의 세입금 수납과 세출금 지출 및 각종 기금 등의 보관·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1금고는 일반‧특별회계(44조 2190억원)를, 2금고는 기금(3조 5021억원) 관리를 담당한다.

서울시는 이번 시금고 지정에 세계적인 기후위기에 따라 금융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기 위해 평가항목에 '녹색금융 이행실적'을 신설했다. 또한 금고업무 운영능력과 금융기관의 비대면 디지털 금융 추세를 반영한 ATM과 같은 시민 편의성 항목 등을 강화했다. 

신한은행은 서울시금고 유치를 통해 ‘서울시 지자체 금고지기’라는 명성과 함께 대내외적 신용도, 재무구조 안정성을 비롯해 ESG 경영과 비대면 디지털 금융 등에서도 타 은행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은행권은 경영실적을 비롯해 '리딩뱅크·서울시금고 은행'이란 명성, 디지털 전환에 이르기까지, 성과를 보면 연임이 안 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는 진 은행장이 그룹 내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고, 지주 핵심 인사로 영전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진 행장은 차기 신한금융지주 회장 압축 후보군에 조용병 현 회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과 함께 이름을 올린 상태다. 다만, '법적 리스크'를 해소한 조 회장의 3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다. 

때문에 업계 안팎에서는 신한금융이 타 금융사와 같이 부회장직을 신설하면, 부회장 후보 1순위는 진 행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부회장직 신설 가능성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은행권 관계자는 "CEO는 실적 수치로 말하는 것"이라며 "진 행장은 임기 동안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빼어난 경영실적을 기록한 것은 물론 디지털 부문에서도 뉴 쏠, 디지로그 등 고객 중심의 채널을 성공적으로 오픈한 것을 보면 연임이 안 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서 "지주 부회장 이야기도 있는데, 연임이든 부회장 승진이든 어떤 방식으로 그룹 내 주요 자리는 꿰찰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진 행장은 지난 2019년 3월 신한은행장으로 취임해 안정적인 경영실적을 바탕으로 지난 2020년 말, 첫 연임에 성공했다. 두 번째 임기는 올해 12월 말까지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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