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은, 연 3.50% 수준 희망...연준 금리 수준 따라 한은 정점 바뀔 수도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 /연합뉴스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최근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금리 인상의 속도 조절 가능성에 대해 언급함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부르킹스 연구소 연설에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는 조절될 수 있지만 금리 인상 자체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는 12월 13일로 예정된 연준의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대해 예상한 것이다.  

미 연준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모두 네 차례 기준금리를 75bp씩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시장은 12월 FOMC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하는 '빅 스텝'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파월 의장은 초유의 금리 인상 랠리에도 불구, 여전히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인상 폭이 다소 꺾인다 해도 내년 초까지 한동안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현재 3.75%~4.00% 수준인 미국의 기준금리가 12월 FOMC를 통해 빅 스텝을 밟을 경우, 4.25%~4.50%에 이르게 된다.

더불어 연준이 언제까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인지에 대한 변수가 무시할 수 없다. 우선 12월 FOMC를 앞두고 발표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CPI)을 주목해야 한다. 파격적인 금리 인상을 지속해 왔음에도 불구, 아직 물가상승률이 5% 대에 머물러 있다. 아직까지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올해 기준금리 결정을 마무리 했다.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3.25% 수준으로 이미 미국과 금리가 역전된 상태며 75bp 격차를 보이고 있다. 양국의 금리 역전 상황은 원화가치 하락을 의미하며 자본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한국은행 금통위는 지난 11월 기준금리를 25bp 올렸다. 미국보다 일찍 인상폭을 꺾은 것이다. 이는 6연속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금융기관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고, 대출 이자를 끌어올리는 연쇄작용으로 인해 가계 및 기업 등, 대출 차주들의 금리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은행 역시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물가 오름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비록 고점이었던 지난 7월의 6.3% 상승에 비해 꺾이긴 했지만 세 달 연속 5.7%, 5.6%, 5.7%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1년의 물가상승률 전망을 가리키는 기대인플레이션율도 지난 7월 역대 최고치인 4.7%를 기록한 이후 줄 곳 4%대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불확실성이 많지만 연 3.50% 수준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마무리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특히 통화 긴축 속도의 조절은 부동산시장의 연착륙을 위한 결정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결국 이 같은 언급은 빚을 내 부동산을 구입한 이른바 '영끌'족을 비롯한 가계 대출 차주들의 금리 부담과 부실 우려가 본격화되고 있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이자 부담에 부동산 가격마저 위축되며 이들 영끌족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다만 대출자의 부담 증가에 따른 한은의 고민이 깊어진 것처럼 미국과의 금리차와 자본유출에 대한 고민도 논의해봐야 한다는 의견도 늘고 있다. 

관건은 미 연준이 과연 상단 어느 수준까지 인상 기조를 지속할지 여부다. 이 총재의 바람처럼 3.50% 수준의 기준금리까지 한국은 0.25% 인상만을 남기고 있다. 그러나 연준이 12월 금리 인상 속도를 줄여 50bp만 올린다고 해도 한미 양국의 금리 격차는 1.25%로 벌어지게 된다.

미국이 내년 한두 차례 더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고 하면 금리 상단은 5.00% 대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의 최종 금리가 어느 수준이냐에 따라 한국의 기준금리 인상 정점이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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