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서동영 기자] “이러다 중·소형 건설사 다 죽어요. 자칫하단 2008~2009년(건설사들의 부도)을(를) 재현할 수 있습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의 우려 섞인 말이다.
건설업계가 도산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지방건설사부터 줄도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과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경남 창원에 있는 동원건설산업이 25일과 28일 도래한 총 22억원의 은행 어음을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를 냈다.
전국 도급 순위 388위, 경남 내 도급순위 18위인 동원건설산업의 도산은 건설업계엔 큰 충격이다.
이 회사는 자금 확보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고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까지 겹치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대출(부동산개발 관련 시공사에 대한 대출)이 어려워졌기 때문.
장기영 동원건설산업 대표도 부도 직후 낸 입장문에서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이 되지 않아 연 36% 사금융까지 동원해 위기를 넘기려 했으나 결국 높은 이자를 견디지 못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대구 근린상가 등 사업장에서 시행사가 파산해 받지 못한 공사대금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이 회사의 미수금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532억원 중 절반에 가까운 250억원에 달한다.
미수금은 동원건설산업뿐만 아니라 많은 건설사가 안고 있는 문제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에서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미수금도 함께 늘고 있어서다.
◇ “10여 년 전 건설사 연쇄 도산도 지방부터”
건설업계는 동원건설산업 부도의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우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원건설산업 정도면 지방에선 상당히 큰 회사다”라며 “지역 하청업체들까지 연쇄적으로 파산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동원건설산업처럼 부도 직전임에도 쉬쉬하는 지방 건설사들이 분명 있을 것”이라며 “10여 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건설사 연쇄도산 때도 시작은 지방건설사들의 부도였다. 정말 악몽이었다”며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현재로선 건설사들이 안정적으로 사업 운영을 하는 것 외엔 별다른 방법이 없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상황이 나쁠수록 자체사업 확장 등 공격적인 경영보단 선별 수주 등을 통해 안정을 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동영 기자 westeast0@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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