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경제적 가치를 만든 눈물
배트맨의 눈물은 영웅의 눈물
대한민국 축구 영광을 재현한 눈물
기업들의 마케팅 기회를 늘어나게 한 눈물
손흥민이 포르투갈전 승리 후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이 포르투갈전 승리 후 눈물을 흘리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도균 칼럼니스트] 월드컵 대표팀은 세계 9위 포르투갈을 잡고 월드컵 16강에 진출 하였다. 선수들, 팬들, 국민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다독이며 감격과 환호 속에서 손흥민의 눈물을 보았다. 그가 얼마나 힘들었고, 얼마나 많은 땀을 흘렸고, 얼마나 많은 시간을 오늘을 위해서 달렸는가를 보여주는 눈물이었다.

울음으로 지나간 시간을 해소하고, 울음으로 지난 시간을 보상받고, 울음으로 피가 다시 역류하는 에너지를 보며, 손흥민의 눈물은 가뭄 속 단비처럼 대한민국을 시원하게 해주었다. 그의 눈물을 보며 대한민국이 함께 울었다.

한국이 경기장 한쪽에서 기쁨의 눈물을 쏟을 때, 16강이 좌절된 우루과이의 수아레스는 유니폼에 얼굴을 묻고 비통함으로 눈물을 흘렸다. 모두가 함께 노력을 하였는데 어떤 선수는 승리의 눈물을 어떤 선수는 패배의 눈물을 흘린다. 그 눈물들의 농도는 다를 것이다. 어떤 눈물은 너무 무거워서, 어떤 눈물은 너무 행복해서, 엎드려 울 수밖에 없을 때가 있다. 

어떤 눈물이건 눈물은 이유가 있고, 용기가 있고, 마음이 있고, 설득이 있고, 벅찬 기운이 있다. 그의 눈물이 우리를 얼마나 행복하게 하였는지...국민들의 마음을 단합하고 하나로 만들어 대한민국인임이 자랑스러움을 느끼게 하였다. 그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눈물은 시간과 무게만큼이나 더욱 뭉클하기만 했다. 

한참동안 감동에 빠져 있다가 문득 손흥민의 눈물의 가치가 어느 정도 될지 궁금해졌다. 눈물의 의미가 뭔지에 따라, 눈물의 가치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월드컵 축구 국가 대표 팀이 흘린 피와 눈물의 가치를 가격으로 평가 한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가치로 평가해 본다면 어떻게 될까? 

첫째, 경제적 효과 제고의 눈물이다. 16강에 진출로 인해 사람들의 월드컵에 대한 관심도가 2배 이상으로 증가되었다. 월드컵 경기 관람으로 인해 민간 소비(치맥, 응원 도구, 뒤풀이)가 증가하고 국민 행복도가 높아져 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 여기에 국민들의 사기 진작과 더불어 국가 이미지 제고와 국가브랜드 홍보 등 무형의 경제적인 효과는 더더욱 크다. 지난 2002년 월드컵 4강에 오른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7.2%로 역대 최고의 성장이었고, 16강에 올랐던 2010년 경제성장률은 6.1%였다. 이처럼 월드컵 성적과 경제성장률을 생각해 본다면 2023년도 그렇게 되기를 희망한다. 

둘째, 기업들을 신나게 하는 눈물이다. 월드컵 16강 진출로 인해 월드컵을 가지고 홍보하는 기업이나 마케팅 하는 기업들에게는 10배 이상의 효과를 가져다주었다. 이미 카타르 월드컵의 특수는 시민들의 경제 활동 참여와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 증가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월드컵 마케팅 기간이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예선전에서 탈락했다면 개막전으로부터 2주정도의 기간이나 16강에 진출하여 무려 20일 정도로 늘어났다. 기업들의 마케팅 시간도 늘어나고 효과도 2배 이상이 되기 때문이다.

비공식 후원사인 롯데리아와 나이키의 월드컵 광고. /출처=롯데 GRS/나이키 닷컴  
비공식 후원사인 롯데리아와 나이키의 월드컵 광고. /출처=롯데 GRS/나이키 닷컴  

셋째, 대한민국 모두를 울게 한 기쁨의 눈물이다. 울고 싶을 때 실컷 울어본다면, 기쁠 때 친구와 함께 펑펑 울어 본다면 얼마나 행복한가. 축구로 인해 손흥민으로 인해 대한민국은 모두 울었고 모두가 행복했다. 한마디로 모든 스트레스를 날아가 버리게 만든 눈물 이었다. 코로나 19, 이태원 참사, 북한 핵, 정치, 경제 등 행복할 일이 적었던 국민들에게 기쁨을 가져다주었다. 

넷째, 대한민국 축구 ‘영광’을 재현한 눈물이다. 지난 2002년 D조 예선에서 포르투갈과 경기에서 우리는 1:0 승리 후 16강 진출을 확정하고 환호했던 20년 전 그 순간을 재현 한 것이다. 1954년 스위스 대회부터 월드컵 데뷔전을 치룬 이후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대회부터 10년 연속 본선무대에 진출하였다. 그 후 한국은 2002년 4강 진출, 2010년 남아공 대회 16강 진출이후 12년만의 역대 세 번째 진출의 금자탑을 쌓아 올렸다. 9%의 적은 확률을 바탕으로 100%로 끌어 올린 최고의 순간이었다. G조 1위인 우승후보 브라질과 16강에서 격돌 하지만 16강 진출의 쾌거는 대한민국 축구의 성장을 의미한다. 국가 성장을 견인한 눈물이다.

다섯째, 무게감을 이겨낸 배트맨의 눈물이다. 안와 골절 수술을 받은 그는 얼굴 보호를 위해 가면을 쓰고 경기에 출전 하였다. 뼈가 아직 아물지 않았는데도 중원에서 공중 볼을 다퉜고, 오버헤드킥을 시도하기도 하였다. 경기가 끝난 후 가면을 벗자 왼쪽 눈 주위는 여전히 부어있었고, 수술 자국도 남아 있었다. 실망한 일부의 사람들이 가나전 2대3 패배이후 경기 결과에 ‘패배의 원인이 손흥민에게 있다.’ ‘다른 선수들을 출전 시켜야 한다’는 자극적인 악플들이 쏟아졌다. 그러나 그는 보란 듯이 후반 추가시간에 70~80미터를 공을 몰고 질주하여 상대 수비수 4명 사이로 오프사이드 트랩을 피해 황희찬의 역전골을 만들어 주었다. 게다가 그는 경기직후 인터뷰에서 "이 순간을 상당히 많이 기다려왔고 선수들이 분명히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주장인 제가 부족한 모습을 보였는데 선수들이 커버해줘서 정말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겸손히 말하였다. 

여섯째, 16강 진출로 상금의 규모도 늘어났고 선수들이 받는 보상도 늘어나게 되었다. 이번 월드컵은 총상금만 6000억 원 이상으로, 우승 국가는 590억 원, 준우승 390억 원, 조별리그에서 탈락해도 120억원 정도를 받게 된다. 아울러 축구협회도 16강 진출 시 포상금으로 총 33억 원을 지급키로 해서 1인당 1억6000만원의 포상금을 확보하였다. 

마지막으로 월드컵 가치의 제고이다. 2000년생 들이 ‘2002년 월드컵 진짜 감동이었다’ 라는 말을 왜 하는지 알게 되었다고 했다. Z세대 들이 월드컵을 더욱더 이해하게 만들었다. 태극기를 어떻게 걸치고 어떻게 응원하는 것이 좋은지, 신나는 일인지를 가르쳐 주었다. 국가 간의 전쟁임을 느끼게 한 역사의 경험을 체험하게 하였다. 

이처럼 손흥민의 눈물은 개인의 눈물이 아니었고 바로 대한민국을 뒤 흔든 역사적인 눈물이다. 그의 눈물은 상처를 드러내고 도려내어 치료하는 것과 닮았다. 그래서 그의 눈물을 사랑하고 극찬한다. 눈물은 나약함의 상징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손흥민, 그리고 대한민국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월드컵 우승 후보 1위 브라질을 상대할 대한민국에게 다시 한 번 파이팅을 보낸다. 

김도균 교수(경희대학교 체육대학원/한국체육학회장)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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