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피 셀러 ‘K팝머치’ 쇼피 싱가포르 샵. /사진=쇼피코리아 제공 
쇼피 셀러 ‘K팝머치’ 쇼피 싱가포르 샵. /사진=쇼피코리아 제공 

[한스경제=박슬기 기자] 유례없는 K팝 인기에 역직구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K팝 음반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면서다. 기존 홍삼과 같은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등이 시장 확대 역할을 해왔다면 최근에는 K팝 관련 비중이 높아지면서 역직구 시장을 이끄는 새로운 선수로 등판했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음반 수출액은 전년 대비 62.1% 증가한 2억2천83만6000 달러(약 2624억원)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5년 전인 2017년 음반 수출액은 4천418만2천 달러(약 525억원)에 그쳤지만, 2018년 6439만9천 달러(약 766억원), 2019년 7459만4000 달러(약 886억원) 등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K팝 수출 호황에 역직구 팜매 품목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역직구 이커머스 플랫폼 쇼피코리아에 따르면 올 상반기 동남아, 대만, 중남미 중심으로 K팝 앨범과 굿즈를 포괄하는 취미 카테고리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쇼피코리아는 "올 초부터 인기 아이돌의 앨범 발표가 이어지면서 앨범과 관련 굿즈 판매량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쇼피코리아 집계 결과 주요 동남아 지역은 엔시티(NCT), 스트레이 키즈 (Stray Kids) 앨범 수요가 크게 나타났고 브라질, 멕시코는 방탄소년단(BTS) 앨범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직구를 운영하고 있는 CJ올리브영에서도 K팝 관련 역직구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지난 8월 글로벌몰에 신설한 K팝 카테고리는 매출 신장이 두드러졌다. 10월 음반 매출은 론칭 첫달인 8월과 비교해 4배 이상 급증했다. K-팝 음반과 K-뷰티 상품을 동시에 구매한 고객이 전체 구매자의 76%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올리브영은 "2019년 6월 개설한 글로벌몰의 첫해 회원 수는 3만명 수준이었으나 K팝 카테고리를 신설한 10월에 60만 명을 돌파하며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도 고르게 나타났다. 쇼피코리아 집계 결과 주요 동남아 지역은 NCT(엔씨티), 스트레이키즈 등 앨범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브라질과 멕시코는 방탄소년단 앨범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에서는 북미 등 지역에서 르세라핌의 두 번째 앨범 '안티프래자일'이 가장 많이 팔렸다. 
 
업계에서는 팬데믹 기간 해외 투어가 불가능해지면서 외국 팬들이 온라인을 통한 음반 및 K팝 굿즈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이 같은 성장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쇼피코리아의 2022년 상반기 취미 카테고리 비중은 코로나19 초창기인 2020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거래액이 8배로 급증하는 등 기존 인기 품목인 뷰티 부문보다 훨씬 큰 폭으로 성장했다.
 
엔데믹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도 K팝 상품의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대면 공연이 재개되면서 콘서트에 가는 팬 중심으로 응원봉을 비롯한 굿즈 제품 수요가 증가한 덕이다. 쇼피코리아가 올해 1~3분기 필리핀, 태국 대상으로 집계한 취미 카테고리에서는 아이돌 그룹 엔시티 드림(NCT Dream)의 응원봉 수요가 톱10 안에 들었다. 이와 함께 K팝 덕질 상품으로 꼽히는 팝콘슬리브 포토카드 프로텍터가 올 상반기 동남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처럼 K팝 인기가 역직구 시장에도 변화를 일으키자 관련 업체들은 K팝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셀러 지원에 나서고 있다. 쇼피코리아는 판매자로부터 제품을 위탁 받아 보관, 포장, 배송, 재고 관리까지 제공하는 풀필먼트 서비스(Service By Shopee)를 신규 오픈해 K팝 셀러들이 주문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역직구 시장도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고환율로 직구 시장보다 더 확대되는 모양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역직구 건수는 4049만 7000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올해는 강달러 현상이 지속되면서 지난해 세운 기록을 초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해외 역직구 금액 역시 지난해 17억 4518억 달러로 전년 대비 1.5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한류 팬들의 수가 17배 증가하는 등 한국 콘텐츠와 스타들의 세계적인 인기는 이미 입증됐다"며 "K팝 트렌드가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고 글로벌 팬덤 규모도 점점 커지면서 K팝 관련 상품의 역직구 비중은 앞으로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