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5대 시중 주요은행 개인사업자대출 잔액 두 달 연속 감소해
인터넷은행, 개인사업자 대출시장 진출 통해 수익 포트폴리오 확장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에서 외면받은 개인사업자를 품으며 수익 구조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 사 제공
인터넷은행이 시중은행에서 외면받은 개인사업자를 품으며 수익 구조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 사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인터넷은행들이 시중 주요 은행들에게 외면받은 개인사업자들을 품으며 수익 구조 다변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두 달 연속 줄어들고 있으며 연체율 역시 대기업, 중소기업과 비교해 높은 상황이다. 기존 은행이 금리인상과 경기 침체에 따른 부실 우려 등으로 대출 심사 기준을 높이고 있는 가운데 가계대출에 집중했던 인터넷은행은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등을 통해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을 실천하는 동시에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11월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314조 7504억원으로 전월(314조 8077억원)보다 573억원 감소했다. 지난 10월 잔액 역시 전달(315조 2679억원)에 비해 4602억원이 줄어드는 등, 개인사업자 대출은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달 대기업 대출잔액은 111조 3275억원으로 10월(107조 1266억원)보다 4조 2009억원 증가했으며,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전월(597조 5407억원)에 비해 1조 5531억원이 늘어난 599조 938억원을 기록했다.  

시중 주요 은행에서 개인사업자의 입지가 줄어든 것은 경기침체에 따른 대출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는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등으로 자금시장의 경색 기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이에 따른 부실 우려에 시중 주요 은행들이 대출 심사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시중 주요 은행들은 리스크·건전성 관리에 적지 않은 신경을 쓰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개인사업자에 대한 대출 심사 기준을 깐깐하게 가져가고 있다. 

반면, 수익 포트폴리오 확장에서 나선 인터넷은행들은 가계 대출에서 벗어나 비교적 진출이 용이한 개인사업자 대출을 통해 기업대출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개인사업자 대출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2월 개인사업자대출 상품을 출시했으며, 5월에는 개인사업자를 위한 ‘사장님 마이너스통장’도 내놓았다. 9월부터는 금리 인상기를 맞아 차주의 이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신용보증기금과 손잡고 최대 2년간 5.5%의 고정금리를 적용하는 '코로나 피해 사장님 대환대출' 사전 신청을 받고 있다. 11월 말 기준, 토스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잔액은 약 1조 2000억원이다. 

토스뱅크는 자체 개발한 CSS를 바탕으로 개인사업자에 특화된 심사기준을 바탕으로 고객 맞춤형 한도와 금리를 산정하고 있다. 매출규모가 크고, 수입이 정기적일수록 금리와 한도에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케이뱅크는 인터넷은행 최초로 개인사업자 대상 신용대출·보증서담보대출 등, 두가지 상품을 모두 제공하고 있다. 지난 5월, 개인사업자 보증서담보대출(사장님 보증서대출)에 이어 9월 에는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사장님 신용대출)을 출시했다. 

아울러 한국신용데이터·한국평가정보와 개인사업자 비대면 금융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개인사업자 대출상품 등 상품서비스 시너지 강화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플랫폼 제휴 확대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올해 개인사업자 보증서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을 연이어 출시하며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며 “향후 개인사업자 고객에게 대출상품을 비롯해 사업과 연관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장님’ 시리즈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전문기관들과 MOU를 맺고 CSS 고도화와 개인사업자 대출확대에 기여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개인사업자 금융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업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일, 인터넷은행 중 가장 늦게 개인사업자 대출시장에 진출했다. 카카오뱅크의 개인사업자 뱅킹은 대출 상품만이 아닌 수신 상품과 지급결제(카드)까지 망라한 풀뱅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카카오뱅크는 사업자의 업력이 짧더라도 △신용도 △업종 △상권 △자산 보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대출을 지원하며 공격적으로 대출 가능 고객의 범위를 넓혔다. 2일 기준, 카카오뱅크 개인사업자 고객은 13만명을 돌파했으며 대출 공급액은 약 500억원이다. 

카카오뱅크는 내년부터 보증부대출, 담보대출 상품 등을 단계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약을 맺고 제공하는 정책자금대출도 추진해 금리 경쟁력을 추가 확보할 방침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개인 뱅킹에서 쌓은 노하우를 기업 뱅킹으로 확장하는 첫 걸음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며  "개인사업자의 전체 사업 여정을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인터넷은행들이 시중 주요 은행들에게 외면받은 개인사업자들을 품는 것은 기존의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인터넷은행들은 개인사업자 금융서비스를 통해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을 실천함은 물론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서는 것이다. 

이성노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