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황희찬 브라톱는 조끼 형태의 'EPTS 웨어러블'
선수 한 명당 400가지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장비
카타르 월드컵에 출전한 다수의 국가가 EPTS 웨어러블 착용
황희찬이 입은 브라톱은 과학 장비가 장착된 스포츠 의류다. /연합뉴스
황희찬이 입은 브라톱은 과학 장비가 장착된 스포츠 의류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3일(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은 한국 국민들의 환희로 가득했습니다. 황희찬(26·울버햄턴 원더러스)의 극적인 역전골에 힘입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포르투갈을 2-1로 꺾고 16강에 진출했기 때문입니다. 이날 황희찬은 극적인 득점을 터트린 뒤 상의 탈의 세리머니를 펼쳤습니다. 그러나 모든 이목은 황희찬의 유니폼 안에 숨겨져 있던 검은색 브라톱으로 향했습니다. 황희찬이 축구 경기에서 브라톱을 입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황희찬이 입은 브라톱은 속옷이 아닙니다. ‘전자 퍼포먼스 트래킹 시스템(EPTS·Electronic Performance-Tracking System)’이라는 과학 장비가 장착된 스포츠 의류입니다. 보통 EPTS 스포츠 웨어러블 장비로 불립니다. 조끼 형태의 이 의류에는 GPS(위성항법시스템), 수신기, 자이로스코프 센서 등이 들어있습니다. 경기 중 선수들의 뛴 거리, 최고 속도, 스프린트 횟수와 구간, 커버 영역(히트맵), 패스 성공률 등 선수 한 명당 400가지의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코치들은 이 데이터를 30초 안에 전달받게 됩니다. 주로 전술, 전략을 짜거나 선수단의 컨디션, 부상 등을 관리할 때 경기 중 수집된 이 데이터를 활용합니다.

EPTS 웨어러블은 2010년을 전후로 세계 축구계에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독일과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 리오넬 메시(35·아르헨티나)가 EPTS 웨어러블 기기를 사용해 큰 효과를 봤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축구계에 EPTS 웨어러블 바람이 불었습니다. 이후 EPTS 웨어러블은 축구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여겨졌습니다. 도입하려는 국가대표팀이나 프로구단 등도 크게 늘었습니다.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서도 2018년부터 EPTS 웨어러블 착용을 승인하고 있습니다.

월드컵에 출전한 다수의 국가가 EPTS 웨어러블을 착용하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브라질 축구 대표팀 공격수 히샬리송의 모습. /연합뉴스
월드컵에 출전한 다수의 국가가 EPTS 웨어러블을 착용하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브라질 축구 대표팀 공격수 히샬리송의 모습. /연합뉴스

월드컵에서는 마스크, 귀걸이, 목걸이 등 모든 액세서리 착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제품이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성능과 안전성이 검증된 제품은 사용이 가능합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18 러시아 월드컵부터 EPTS 웨어러블 사용을 승인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황희찬을 포함해 모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선수가 EPTS 웨어러블을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습니다. 한국뿐만이 아닙니다. 월드컵에 출전한 다수의 국가가 EPTS 웨어러블을 착용하고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습니다.

EPTS 웨어러블은 세계 축구계에 빠르게 보급됐습니다. 그러나 생활 체육인들이 사용하기에는 부담스러운 기기였습니다. 고가의 장치기 때문에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시장의 판도가 달라졌습니다. 프로 선수가 아닌 생활 체육인들이 사용 가능한 적절한 금액과 시스템을 구축한 기기들이 조금씩 출시되고 있습니다. 이제 생활 체육인들도 EPTS 웨어러블을 착용하고 축구를 하며 세부적인 데이터를 측정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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