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라 린노알미늄 실장.
                                                    이나라 린노알미늄 실장.

[한스경제/ 이나라 실장] 지금은 속도를 늦출 때다. 그동안 우리는 바쁘게 움직이는 삶 속에 마치 멈추지 않고 계속 달리기만 하는 기차에 타고 있는 것처럼 그 기차에서 내리기가 어려운 것만 같았다. 그러나 세계는 기후위기에 더해 코로나19와 글로벌경제 위기로 속도를 늦추라는 경고를 받고 있다. 여기에 전 인류를 위한 지구의 부르짖음에 귀 기울이는 새로운 경제, 모두를 포용하는 시대를 건설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변화의 문이 서서히 열리고 있다. 

새로운 변화를 이끄는 것 가운데 하나가 전기자동차다. 산업화의 상징인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이 친환경 전기차 시장으로 급변하고 있는 이유는 각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를 충족할 수 있는 것은 물론, 환경 문제에 대한 국가와 기업의 인식 전환 그리고 소비자의 관심이 급진전했기 때문이다. 전기차 시장이야말로 최근 가장 크게 변화한 산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전기자동차가 무섭게 확산하고 있지만 그래도 단점은 있다. 고전압 배터리, 전력변환장치 및 고용량 인버터 모터 등의 전자제어 장치들이 전기차에 장착돼 있는데, 이 장치들로 인해 내연기관차보다 중량이 더 나간다. 이는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성을 저하하는 요인으로, 고효율 배터리 기술개발과 함께 경량화 소재 기술개발이 미래 자동차 시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다. 

전기차 경량화는 알루미늄 소재 개발이 핵심이다. 알루미늄은 다른 소재와 비교해서 생산성, 고강도, 원가경쟁력 등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고, 무엇보다 ‘무한-재생-반복’이 가능하다. 신이 내린 금속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유다. 현재 수많은 신소재가 개발되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고려했을 때 지금의 기술력으로는 알루미늄을 따라올 새로운 소재가 마땅히 없다. 결국 모든 산업 분야에서 알루미늄 소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개발 및 양산 기술력 또한 향상되고 있다. 

알루미늄 소재 산업에서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기술력은 세계적이다. 압출, 가공, 벤딩, 조립 등의 부문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고, 매년 수출액도 늘면서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문제는 세계 시장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가 불안정과 환경에 대한 인식 전환은 새로운 기술개발로 이어지고 있으며, 환경 규제를 충족하지 못할 경우 이제는 경고가 아닌 엄청난 금액의 과징금을 부여받을 수 있어 기업 운영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도 있다. 

특히 내년부터 유럽에서는 9개 품목(철강·알루미늄·시멘트·플라스틱·유기화학품 등)의 탄소국경세가 시범 적용될 예정이다. 국내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중소중견기업들은 아직 다소 미흡한 게 사실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중소기업에 대한 규제가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이런 글로벌 규제에 중소기업도 손 놓고 바라볼 수만 없는 노릇이다.

해답은 지속가능한 ESG경영에서 찾을 수 있다. 수많은 수출 전문기업들이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ESG경영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중소기업도 회사 공장 지붕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고 분리수거, 친환경 텀블러 및 머그컵 사용, 절전하기 등 다양한 저탄소 활동에 나설 수 있다. 또 대부분의 일자리가 중소기업에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과 함께 상생과 협력을 이루며 모두가 잘 사는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 중소기업도 충분히 ESG경영을 잘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이다. 

기후위기는 산업화의 속도를 늦추고 시장도 변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런 시대에 중소기업들이 지금까지 흘린 보람이 결실을 맺으면서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ESG경영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찾아온다. 

 

이나라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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