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월드컵 광화문 인근 CU 점포. /사진=BGF리테일 제공
카타르 월드컵 광화문 인근 CU 점포. /사진=BGF리테일 제공

[한스경제=박슬기 기자] 편의점이 월트컵 특수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의 경기가 있을 때마다 맥주와 안주류 등 매출이 급증하면서다. 지난 3차전에서 16강 확정으로 관련 행사를 진행한 편의점들은 연말 대목시즌까지 겹치면서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여기에 '치킨대란'으로 편의점 치킨을 찾는 사람도 많아지며 매출 상승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진행된 월드컵은 사상 최초로 겨울에 열리면서 맥주나 먹거리는 물론, 방한용품 등 수요 증가로 매출이 크게 상승했다. 특히 갑작스런 한파가 찾아온 날 대표팀 경기가 열리면서 핫팩 등 예상 외 방한용품 수요가 급증했다. 겨울 월드컵 특수를 제대로 누린 셈이다. 

6일 오전 4시에 진행된 한국과 브라질의 16강 경기 매출은 지난 조별리그 경기 당시보다 매출이 다소 낮지만,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보다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에는 새벽4시에 열리는 만큼 잠을 좇기 위해 에너지음료, 커피 등 각성효과가 있는 마실거리가 큰 인기를 끌었다. 

CU에 따르면 브라질 전이 열리기 하루 전인 지난 5일 오후 8시부터 자정까지 주요 상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에너지음료의 매출은 월드컵 시작 전인 3주 전보다 3.2배 증가했다. 카페인이 든 커피는 31.6%, 껌·사탕류도 33.3% 매출이 신장했다. CU 관계자는 "주로 아침 시간대에 매출이 높은 상품들이 이례적으로 야간에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한 것은 새벽 경기를 관람하기 위한 사전 준비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세븐일레븐 역시 에너지 음료 매출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5일 저녁 8시부터 자정까지 에너지 음료 매출이 2.5배 급등했다. 이와 함께 도시락, 김밥, 삼각김밥 등 간편식 매출은 25% 증가했으며맥주(30%), 과자(45%), 즉석치킨(40%), 마른안주(35%) 등 신장했다.  

포르투갈전이 있던 지난 3일 광화문 인근 이마트24 점포. /사진=이마트24 제공
포르투갈전이 있던 지난 3일 광화문 인근 이마트24 점포. /사진=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는 비알콜맥주와 에너지음료, 간편 먹거리 등 수요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경기 전날인 5일 오후 8시부터 10시 매출 데이터를 확인한 결과 3주 전 대비 비알콜맥주 (81%), 에너지음료(56%), RTD커피(26%), 스낵(44%), 냉장·냉동 간편식(39%) 등 매출이 늘었다.  

GS25에 따르면 5일 기준으로 2주전 대비 GS25 매출은 7.8% 신장했다. 주요 신장 카테고리로는 맥주(46.8%), 치킨(62.1%), 안주류(32.7%), 냉동간편식(46.7%), 스낵(50.4%)로 조사됐다. 거리 응원이 열린 광화문광장 인근 10여 점의 경우 매출이 가장 많이 오른 점포는 최대 48.6% 신장했다. 맥주가 92.7%로 가장 많이 팔렸고, 안주류가 96.9%, 스낵 48.2%, 컵커피·차 74.5%, 컵라면 44.1% 신장했다. 

16강이 확정된 포르투갈전, 조별리그 2차전 가나전에서도 매출이 급증했지만, 무엇보다 첫 경기가 시작되던 우루과이전에서 편의점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대표팀의 월드컵 조별리그가 처음 열리는 만큼 국민들의 기대와 관심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거리응원이 열린 광화문 인근 점포가 최대 수혜를 봤다. GS25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우루과이전 경기에서 광화문 광장 인근 10여 점 중 매출이 가장 많이 오른 점포는 최대 97.3% 신장했다. 맥주(375.8%), 안주류(253.9%), 스낵(178.5%), 소주(152.9%), 컵얼음(98.75) 등이다. 추운 겨울이 시작된 만큼 핫팩의 신장률은 378.1%로 나타났다. 

CU 역시 광화문과 시청광장 인근 점포에서 맥주 매출이 전주대비 10배가 올랐다. 맥주는 1030%로 가장 높은 신장률을 보였고, 스낵류는 680%, 안주류 570%, 물 490%, 탄산음료 310%, 에너지음료 290%, GET커피 470%, 삼각김밥 380%, 김밥 310%, 샌드위치 270%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식품 중에서 핫팩은 평소보다 1500% 매출이 증가했으며 장갑 등 방한 용품도 1060% 신장했다. 

세븐일레븐은 광화문 인근 10개 점포의 경우 전주대비 120% 매출이 올랐으며 맥주(1100%), 돗자리(4000%), 핫팩(300%) 등이 많이 팔렸다. 광화문 이마트24 매장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인근 3개 매장의 매출을 확인한 결과, 이들 점포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상품은 맥주, 생수, 탄산음료 순이었다. 핫팩은 61% 증가했다. 

이처럼 각 편의점은 월드컵 시작과 동시에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각종 혜택을 강화한 프로모션을 전개하며 소비자들을 끌어들였다. CU는 업계 유일하게 손흥민을 브랜드 모델로 내세워 챌린지 이벤트를 벌였으며 GS25,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은 맥주 할인혜택 및 득점 프로모션, 특별할인 이벤트 등을 진행하며 손님을 이끄는 데 혁혁한 역할을 했다. 

비록 국가대표팀의 8강진출은 실패했지만, 각 편의점은 먹거리 구매경향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마트24 관계자는 "아쉽게도 8강 진출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을 응원한다"며 "축구 강국들의 경기가 이어지는 만큼 가까운 편의점에서 주류 및 먹거리를 구매하는 경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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