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유럽 5개국·남미 2개국·아프리카 1개국 8강행
모로코, 사상 첫 8강 넘어 4강·우승에 도전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프랑스와 폴란드의 경기. 프랑스 올리비에 지루가 선취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프랑스와 폴란드의 경기. 프랑스 올리비에 지루가 선취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김호진 기자] 숨가쁘게 달려온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일정이 막바지를 향해 하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속출했던 이변들이 16강부터 모습을 감췄다. 승리가 예상됐던 팀들이 마치 짜기라도 한 듯 숨겨왔던 실력을 뽐내며 8강에 안착했다. 이제부터는 한 경기 한 경기가 ‘미리 보는 결승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진짜 ‘강자’들의 전쟁이 펼쳐진다.

7일 오전 4시(이하 한국 시각)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스위스와 경기를 끝으로 16강전 일정이 모두 종료됐다. 다음 라운드 진출 팀은 ‘디펜딩 챔피언’ 프랑스(FIFA 랭킹 4위)를 비롯해 브라질(1위), 아르헨티나(3위), 잉글랜드(5위), 네덜란드(8위), 포르투갈(9위), 크로아티아(12위), 모로코(22위) 8개국이다. 대륙별로 살펴보면, 유럽 5개국(프랑스, 잉글랜드, 네덜란드, 포르투갈, 크로아티아), 남미 2개국(브라질, 아르헨티나), 아프리카 1개국(모로코)이 생존했다. 

먼저, 본선에 진출한 유럽 13개국 중 전통의 강호인 벨기에(2위), 덴마크(10위), 독일(11위), 스페인 등이 8강에 합류하지 못했다. 특히, 벨기에, 독일, 스페인은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의 희생양으로 남게 됐다. 2018년 러시아 대회 때 4강에 올랐던 벨기에는 파벌과 불화설, 소통 문제 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결국 조별리그를 넘지 못해 ‘황금 세대’의 안녕을 고했다. 통산 4회 우승을 자랑하는 독일은 2개 대회 연속 아시아 국가에 덜미를 잡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0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의 우승을 노렸던 스페인은 ‘승부차기 징크스’ 악몽에 울었다. 역대 5차례 승부차기에서 4번째 패배를 당하며 최다 기록 불명예를 떠안았다. 이러한 이변에도 불구하고 유럽은 5개국이 8강에 올라 여전히 세계 축구의 중심임을 입증했다.

남미도 유럽의 파워 못지 않은 한 방을 지녔다.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살아남았다. 동반으로 8강에 오른 건 2014년 브라질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아시아 돌풍’을 일으켰던 한국과 호주를 제쳤다는 공통점이 있다. 8강전에서 크로아티아와 네덜란드를 각각 만난다. 만약 나란히 승리한다면 결승 티켓을 두고 물러 설 수 없는 운명의 대결을 펼치게 된다. 동기부여는 어느 때보다 확실하다. 브라질은 암 투병 중인 ‘축구 황제’ 펠레(82)의 쾌유를 위해, 아르헨티나는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5·파리 생제르맹)의 월드컵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해 뛴다.

모로코 축구 대표팀 감독 왈리드 라크라키가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는 모습. 모로코가 '무적함대' 스페인을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사상 첫 8강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모로코 축구 대표팀 감독 왈리드 라크라키가 선수들의 헹가래를 받는 모습. 모로코가 '무적함대' 스페인을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사상 첫 8강에 진출했다. /연합뉴스

마지막으로 아프리카의 자존심을 살린 모로코가 8강 고지를 점령했다. 모로코를 설명하기 위해선 조별리그로 되돌아가야 한다. 지난 대회 준우승팀 크로아티아와 1차전에서 0-0으로 비기면서 파란을 예고하더니 2차전에서 벨기에를 2-0으로 제압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어 캐나다까지 제치며 조별리그 승점 7을 기록했다. 16강전에선 스페인과 승부차기 혈투 끝에 꺾고 8강 티켓까지 따냈다. 모로코 월드컵 역사상 최초 기록을 달성했다.

또, 1990년 이탈리아 대회 때 카메룬, 2002년 한일 대회 때 세네갈, 2010년 남아공 대회 때 가나에 이어 8강까지 올라간 네 번째 아프리카 팀이 됐다. 새 역사를 썼지만 아직 배고프다. 지금 이 분위기라면 아프리카 최초 4강, 우승까지 도전할 모양새다.

김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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