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엔데믹 전환에 따른 매출 감소 만회
백신 가격, 25~30달러에서 110~130달러로 네 배 이상 ↑
5~11세용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5~11세용 화이자 코로나19 백신. /연합뉴스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 화이자가 영유아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추진한다.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에 따른 매출 감소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8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화이자는 지난 5일(현지시각)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생후 6개월에서 4세 사이 영유아에 2가 백신을 접종할 수 있도록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했다. 해당 약물은 오미크론 변이 BA.4와 BA.5에 동시에 대응할 수 있는 개량백신이다.

FDA가 허가할 경우 영유아들은 코로나19 백신 2회, 오미크론 대응 개량백신 1회를 접종하게 된다. 

앞서 화이자는 영국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으로부터 지난 6일 생후 6개월에서 4세 사이 영유아 대상 코로나19 백신 사용을 허가받았다. MHRA 공지글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4526명이 참여한 임상실험 데이터를 신중하게 검토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 영국 백신 접종·면역 공동위원회(JCVI)의 최종 승인이 이뤄지면 현지에서 접종이 시작된다.

문제는 화이자 코로나19 개량백신의 영유아 대상 안전성 여부다. 일각에서는 허가를 받더라도 접종률은 높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미국 존스홉킨스대은 어린이가 코로나19 감염돼 병원에 입원할 위험은 0.1~2.0%, 사망 위험은 0.00~0.03%라고 분석했다. 

미국 카이저가족재단이 지난 10월 5~11세 자녀를 둔 부모 2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아이에게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겠다는 응답은 27%(59명)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이자가 영유아 대상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추진하는 까닭은 백신 매출 감소 때문으로 풀이된다. 화이자는 지난 3분기 코로나19 백신 매출로 44억 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했다.

화이자뿐 아니라 모더나 역시 엔데믹 전환으로 실적이 감소했다. 모더나의 올 3분기 백신 매출은 3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회사는 올해 매출 가이던스(전망치)를 210억 달러에서 180억~190억 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만약 접종 대상이 늘어나면 화이자는 매출 감소세를 둔화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울러 화이자는 가격 인상 전략을 펼친다. 미국 정부는 내년부터 코로나19 백신을 구입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화이자는 1회분에 25~30달러였던 백신 가격을 110~130달러까지 네 배 이상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백신 수요가 줄면서 개발사들의 고민이 깊다”면서 “대부분 기업들이 그간 준비한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시행할 것으로 본다”고 고 말했다.

한편 화이자 6개월∼4세 코로나19 백신은 미국에서는 6월, 유럽에서는 10월 조건부 허가·긴급사용 승인을 내렸다. 한국에서는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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