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프리미어12 당시 이정후. /연합뉴스
2019 프리미어12 당시 이정후.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야구 천재’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는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올 시즌 타율(0.349), 안타(193개), 타점(113점), 장타율(0.575), 출루율(0.421) 등 5개 타이틀을 거머쥐었고,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했다. 1994년 MVP에 오른 아버지 이종범(52) LG 트윈스 코치에 이어 사상 첫 부자(父子) MVP라는 진기록을 남겼다.

최근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국시리즈 종료 후 각종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싹쓸이하고 있다. 8일 열린 2022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선 최고 타자상을 받았다. 시상대에 오른 그는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동료를 잘 만난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살아 나가주고 뒤에서 많이 도와줘서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 내년에 4년 연속 이 상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제 이정후의 시선은 내년으로 향한다. 2023년은 이정후에게 무척 중요한 해가 될 전망이다. 2023시즌을 정상적으로 마치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으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그는 “빅리그 진출 목표를 마음 속에 품고, 순리대로 하다 보면 시즌이 끝나고 좋은 기회가 올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이날 오전 "일본인 외야수 요시다 마사타카(29)가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기간 5년, 9000만 달러(약 1186억 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맺었다"고 보도했다. 요시다는 일본프로야구(NPB)의 간판 타자다. 2020시즌, 2021시즌 퍼시픽리그 타격왕에 올랐고, 2022시즌엔 타율 0.335, 21홈런, 88타점을 올리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그는 이정후와 비슷한 유형의 타자다. 정확성과 장타력을 겸비했고, 뛰어난 선구안도 갖춘 완성형 타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정후도 시상식장에 오기 전 기사를 보고 요시다의 계약 소식을 알게 됐다. 2023시즌 후 빅리그를 노크할 이정후에게 신선학 자극이 되는 소식이다. “요시다는 제가 많이 참고하는 선수다. 그동안 대표팀 경기에서 많이 만났고, 2020 도쿄올림픽이 끝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연락을 주고받기도 했다. 정말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며 “아시아권 선수가 계속 좋은 계약을 맺으며 미국에 진출하는 것 같아서 좋다. 저도 내년 시즌을 마치고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고 힘줬다.

이정후. /연합뉴스
이정후. /연합뉴스

이정후는 '요시다와 비교하는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나'라는 질문엔 고개를 저었다. "비교 대상이 아니라서 부담은 전혀 안 된다"며 "전 저만의 길을 가야 한다. 내년엔 더 정확하고 강하게 치기 위해 실력을 더 갈고 닦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야구 국가대항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도 기대하고 있다. 야구대표팀 타선의 기둥인 이정후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온몸을 불사를 것이다”라며 "국가대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제가 실력이 되는 한 계속 국가대표로 뛰고 싶다. (준결승전과 결승전이 열리는)미국까지 꼭 가고 싶다"고 굳은 각오를 드러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투혼을 발휘하며 16강 진출 목표를 이루는 모습을 보면서 재차 각오를 다졌다. 이정후는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모든 경기에서 멋진 모습을 보였다. 열세라고 생각한 경기에서 이기는 것을 보며 우리 팀(키움)이 떠오르더라. 동질감을 느꼈다"고 웃으며 "’나도 저렇게 큰 무대에서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결국 마지막에 든 생각은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것이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다짐했다.

중요한 해를 앞둔 만큼 예년보다 일찍 시즌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정후는 “내년 1월초 먼저 미국으로 떠나 개인 훈련을 한다. 개인 트레이너와 시설을 구해놓은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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