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지난달 15일부터 하락세 보여…전경련 “내년도 탄산리튬 가격 소폭 하락”
리튬 등 전기차·배터리 관련 광물 수요 2040년 최대 42배 증가
전문가들 “정부 컨트롤타워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필요”
탄산리튬 국재 거래 가격과 2023년 전망치. /한국자원정보서비스 및 전국경제인연합회
탄산리튬 국재 거래 가격과 2023년 전망치. /한국자원정보서비스 및 전국경제인연합회

[한스경제=김동수 기자] 끝을 모르고 치솟던 리튬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달 중순 톤당 60만 위안을 목전에 두며 고공행진 했지만 최근 54만 위안 선까지 하락했다.

◇ 리튬 가격 지난달부터 상승세 꺾여…내년 상반기 톤당 53만 선으로 하락

9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순도 99%의 탄산리튬 가격은 톤당 54만500위안으로 집계됐다. 리튬 가격은 지난 10월 10일 톤당 50만 위안 돌파 후 지난달 14일 58만1500위안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같은 달 15일부터 하락세를 보이며 3주간 톤당 40만 위안가량 낮아진 상황이다.

리튬은 ‘하얀 석유’라고도 불리며 전기차 배터리의 필수 원자재다. 전기차 배터리 생산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핵심 광물이다. 하지만 최근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치솟던 리튬 가격이 하락한 이유는 중국 내 공급업체들이 공급가를 낮췄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국은 전 세계 리튬 정제산업의 60%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중국 공급업체들이 가격을 조정하자 리튬 국제 거래 가격에 영향을 줬다는 얘기다.

한국광해광업공단은 주요 광물 가격 동향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주요 전력 배터리 및 양극활물질 생산업체들은 재고 수준을 낮추고 구매량을 축소하면서 가격이 하락했다”며 “2주 전부터 리튬염 가격이 약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많은 공급업체가 판매촉진을 위해 공급가를 낮췄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하락세는 내년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과거 공급과잉 시절처럼 가격이 대폭 하락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10명을 대상으로 2023년 반기별 주요 에너지·원자재 기말 가격 전망치를 조사한 결과, 탄산리튬 가격은 상반기 53만1193위안에서 하반기 51만9296위안으로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 전문가·무역협회, 광물 확보 전략 시급…“정부 컨트롤타워 수립 필요”

리튬 같은 주요 광물 수요가 20년 내 수십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가 중장기 광물 확보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울러 리튬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이번 정부에서 과거와 같이 해외자원개발에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국무역협회(KITA)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지난 8일 ‘주요국의 핵심 광물 확보 전략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 증가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관련 광물 수요가 2040년 적게는 3배, 많게는 42배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자원 보유국들이 원자재를 자국의 정치·경제적 지렛대로 활용하기 위해 국유화를 단행하거나 수출을 통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배터리 원료 광물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중남미 등 자원 생산국을 중심으로 국유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멕시코는 올해 리튬 산업 국유화 법안을 통과시키고 국영 리튬회사를 설립했다. 이와 함께 전 세계 리튬 매장량의 58%를 보유한 ‘리튬 삼각지역’ 국가와의 연합체 결성도 발표했다. 리튬 삼각지역에 속한 아르헨티나, 볼리비아, 칠레는 매장량에서 각각 세계 1~3위를 차지하는 국가다. 현재 생산량에서 칠레가 2위, 아르헨티나가 4위를 차지하여 리튬 산업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다.

핵심 광물 확보는 전기차, 배터리 등 미래 산업에 대한 기업 경쟁력과 직결된 만큼, 우리나라도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에 서둘러야 한다고 무역협회는 분석했다. 핵심 광물 확보 기반 마련 해외자원개발 확대 자체 수급역량 강화 국제 협력체계 동참 등 종합적인 광물확보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해 나가야 한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아울러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설립해 중장기 국가 광물 전략을 수립하고 해외자원개발 활성화를 위해 축소 또는 일몰된 지원사업을 복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지원을 확대하는 한편 자체 생산역량을 강화해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도 리튬 가격의 변동성이 심한 만큼, 정부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과거 정부 차원에서 주도했던 해외 광물 투자나 지분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정부가 컨트롤 타워를 갖추고 안정적으로 광물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명박 정부 때처럼 해외 광물에 관한 투자나 지분 확보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핵심 광물을 어느 정도 국산화해야 한다”며“ 중국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전반적으로 나서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김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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