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한종희 부회장 DA·VD사업부장 겸직 체제 유지
강력한 리더십으로 DA사업부 경영 안정 확보
잡포스팅 충원, 2000만원 일시금·300여명 규모
IoT·SW 개발자 발탁·스마트싱스 관련 인재 확보
차주 전략회의서 프리미엄 전략·재고 건전화 등

[한스경제=최정화 기자] 삼성전자가 올해 세탁기 유리 깨짐 사고, 실적 부진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생활가전사업부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 부회장이 내년에도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장과 생활가전(DA)사업부장을 겸직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한 부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으로 수요 부진에 빠진 생활가전사업부를 안정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재승 전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이재승 전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 사장. /사진=삼성전자

그간 생활가전사업부는 올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위축으로 실적이 부진한 가운데 지난 8월 세탁기 유리문 깨짐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더구나 생활가전사업부를 이끌던 이재승 사장이 사장단 인사를 2개월 앞둔 지난 10월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사임하면서 생활가전사업부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최근 진행된 사장단 인사에서는 생활가전사업부장 수장이 발탁될 가능성이 제기되며 이재승 전 사장 후임자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일각에선 보직인사를 통해 기존 임원이 자리를 옮길 것이란 추측도 내놨다. 하지만 부사장급 인사가 발표된 후에도 생활가전사업부장 자리는 채워지지 않으면서 결국 한 부회장이 두 사업부를 이끌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실적 부진에 놓인 생활가전사업부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단 판단에서 내린 조치라고 본다"며 "더구나 사장급이 맡았던 자리를 부사장급 이하 임원에서 발탁하는 것도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분간은 한 부회장이 생활가전사업부장과 VD사업부장을 겸임하겠지만 계속 이 체제를 유지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26일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MZ직원들로부터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차기 제품의 특징 콘셉트를 직접 소개받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지난 8월 26일 수원사업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MZ직원들로부터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차기 제품의 특징 콘셉트를 직접 소개받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또 사내충원을 통해 생활가전사업부 직원 규모를 대폭 확대한다.

최근 삼성전자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DX(디바이스 경험)부문 생활가전사업부 인력을 모집한다는 내부 채용공고인 잡포스팅을 올렸다. 충원부서는 마케팅과 영업, 디자인, 개발, 품질 등이며 충원 인력은 총 300여명 규모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생활가전사업이 매년 두 자릿수의 매출 증가를 기록하고 있음에도 최근 수년간 국내 인력이 감소했고 다양한 임직원의 경험과 역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사내충원 이유를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는 인사 이동 대상자에게 특별 인센티브로 일시금 2000만원을 지급하고 3년 뒤 기존 사업부 복귀를 보장하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잡포스팅을 수시로 진행해왔지만 이 같이 큰 규모의 일시금을 내걸고 사내충원을 진행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잡포스팅은 삼성전자 스마트홈 서비스인 스마트싱스 관련 인재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며 "사물인터넷(IoT)과 소프트웨어(SW) 개발자 중심으로 채용이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4년 스마트홈 업체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뒤 가전 뿐 아니라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전 제품군으로 적용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번 사내충원으로 생활가전사업부 분위기를 전환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에 이어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를 마무리하고 이번 주부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TV·가전 등을 담당하는 DX부문은 오는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글로벌 전략회의를 연다. 생활가전사업부는 이번 글로벌 전략회의에서 가전과 TV 수요 둔화에 따른 프리미엄 전략과 북미·유럽·중남미 등 주요 시장 공략 방안, 재고 건전화 전략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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