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왼쪽)이 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홍원기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키움 히어로즈 안우진(왼쪽)이 투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뒤 홍원기 감독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이 ‘학교폭력(학폭)’ 이슈를 뚫고 데뷔 이후 처음으로 투수 골든글러브를 품었다.

안우진은 9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2018년 1차 지명으로 프로 무대에 데뷔한 안우진은 유효표 313표 중 179표(57.2%)를 받아 개인 첫 골든글러브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국내 투수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에서 수상한 건 2017년 양현종(KIA)이후 5년 만이다. 지난 4년 동안 투수 황금장갑은 린드블럼(두산·2018~2019), 알칸타라(두산·2020), 미란다(두산·2021) 등 외국인 투수들이 가져갔다.

키움 소속 투수가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건 역대 2번째로, 2014년 벤헤켄(당시 넥센) 이후 8년만이다.

시상대에 오른 안우진은 "올 시즌 좋은 기회를 주신 홍원기 감독께 감사드린다. 우승은 못했지만 높은 곳에서 마무리해 좋았다"면서 "키움 팬들의 응원 덕분에 힘든줄도 모르고 열심히 던졌다. 내년에도 많이 응원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이고 좋은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면서 "부모님께 감사하고 죄송하고, 더 효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2022시즌 30경기에서 196이닝을 소화하며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 224탈삼진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이닝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특히 224탈삼진은 전 두산 베어스 외국인 투수 아리엘 미란다가 2021년에 세운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225개)에 한 개 부족한 2위 기록이다.

안우진이 올해 가장 뛰어난 투수였다는 점에 이견을 달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그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 이유는 ‘학폭’ 논란 때문이다. 안우진은 프로 데뷔를 앞두고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을 받았다. 이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징계를 받았다. 키움 구단은 자체 징계로 50경기 출장정지를 내리기도 했다.

학폭 꼬리표는 줄곧 안우진을 따라다녔다. 그런데 안우진의 학폭 논란은 최근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안우진의 학교 폭력 피해자로 지목됐던 4명 중 3명이 '우린 아무도 당시 상황을 폭행이라고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긴 '안우진 사건 관련자 공동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후 안우진 측도 입장문을 내고 "이제는 사안의 진실에 대해 조심스레 입장을 밝히고 싶다"면서 "아무리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해도 학교 폭력이라는 네 글자의 주홍글씨로 모든 진실을 덮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안우진의 학폭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그는 학폭 이슈 영향으로 최동원상과 일구상 등 각종 연말 시상식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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