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2년 만에 월드컵 16강 진출한 태극전사들 곤욕
대통령 초청 만찬 후 악플 세례 받아
김건희 여사(왼쪽)와 기념촬영하는 조규성 / 연합뉴스
김건희 여사(왼쪽)와 기념촬영하는 조규성 / 연합뉴스

[한스경제=이수현 기자]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한 태극전사들이 애꿎은 논란의 희생양이 됐다. 특히, 조별리그 2골을 넣어 전국민의 관심을 받은 조규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악플이 쏟아지는 등 큰 피해를 봤다.

파울루 벤투 감독 등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 선수단과 코치진은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윤석열 대통령 내외와 만찬을 가졌다. 약 2시간 이어진 만찬에서 윤 대통령은 "여러분의 젊음과 열정이 안팎으로 어려운 나라와 힘든 국민에게 큰 위로와 희망을 주셨고, 여러분의 투혼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나갈 수 있다는 의지를 주셨다"고 강조했다.

김건희 여사는 "(윤 대통령이) 포르투갈 경기가 끝난 새벽 똑같은 장면을 계속 보면서 울컥해 했다"며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그 경기를 떠올리며 '그래도 희망은 있다'는 자긍심과 격려를 얻게 될 것"이라며 태극전사를 응원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만찬 중 황희찬과 조규성 등 여러 선수들과 사진 촬영을 했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은 선수들이 김건희 여사와 사진을 촬영한 점을 비판하며 선수들의 SNS에 악플을 게재했다.

이번 월드컵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조규성은 악플의 대표적인 희생양이 됐다. 조규성의 인스타그램에는 "왜 김 여사와 사진을 찍냐", "응원했는데 실망스럽다" 등 선수 개인과 연관 없는 악플이 연달아 게재됐다. 악플과 함께 악플러를 비판하는 댓글이 이어 게재되면서 조규성의 최근 게시물의 댓글은 직전 게시물의 두 배를 뛰어넘는 7만2000여 건을 기록했다.

뛰어난 성적을 거둔 대표팀을 대통령이 초청하는 일은 자주 있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2002년 한일월드컵을 마친 후 대표팀 선수단과 응원단체를 청와대에 초청했고, 이명박 대통령도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원정 첫 16강에 진출한 축구 대표팀과 오찬을 함께 했다. 축구뿐 아니라 야구와 배구 등 뛰어난 성적을 거둔 대표팀은 대통령의 초청으로 공로를 인정받았다.

손흥민·이강인 선수에게서 축구공과 유니폼 선물받은 윤 대통령 부부 / 연합뉴스

해외 사례도 마찬가지다. 미국 대통령들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 우승팀을 백악관으로 초청한다. 또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2006 독일 월드컵 준우승을 차지한 프랑스 축구 대표팀을 초대한 바 있다. 그만큼 대통령이 대표팀을 초청하는 일은 세계적으로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이번 만찬에 대해 대통령실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원정 두 번째 16강행을 달성한 축구 대표팀과 관계자들께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마련된 만찬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의 설명에도 일부 네티즌은 비판을 멈추지 않았고, 그 피해는 뛰어난 성적으로 대회를 마친 태극전사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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