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 화력' 잉글랜드·포르투갈·브라질 모두 탈락
[한스경제=심재희 기자]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4강이 가려졌다. 예상대로 막강한 전력을 발휘한 팀도 있고, 놀라운 이변을 연출하며 4강 고지를 점령한 나라도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수비력이 좋은 성적의 기본이 된다는 점이다. 단판승부인 토너먼트에서 수비가 탄탄한 팀들이 선전하며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축구를 넘어 모든 스포츠에서 큰 관심을 모으는 게 바로 '모순 대결'이다. 그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는 창과 어떤 공격도 모두 막아내는 방패의 승부. 물론, 정답은 없다. 하지만 매우 팽팽한 경우 수비가 강한 쪽에 좀 더 높은 점수를 준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비가 더 기본이 되고, 경기력의 기복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축구도 마찬가지다.
8강전에서 태풍이 몰아쳤다. 승리 확률이 높아 보였던 우승후보들이 탈락했다. 브라질과 포르투갈이 4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우연하게도 두 팀 모두 16강전에서 대승을 거뒀다. 브라질은 한국에 4-1로 크게 이겼고, 포르투갈은 스위스를 6-1로 대파했다. 조별리그보다 더 공격력이 올라갔기에 축구팬들의 기대치는 매우 높아졌다. 그러나 8강전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의외의 결과가 나오자 외국에서 같이 지냈던 스페인 친구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They are too overated!'(그들은 너무 과식했다) 브라질과 포르투갈이 16강전에서 많은 골을 넣은 게 독이 됐다는 뜻을 나타냈다. 맞다. 대승이 좋지만, 토너먼트에서는 골득실을 따지지 않는다. 오히려 대승으로 자만심이 생기고, 상대 수비 집중력을 올려준다면 마이너스 효과를 낳을 수 있다.
브라질과 포르투갈은 8강전에서 시쳇말로 말렸다. 브라질은 라인을 내리고 조직력과 피지컬로 버티는 크로아티아의 수비진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포르투갈은 모로코의 '두 줄 수비'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환상적인 개인 기량과 공격 파괴력을 갖춘 두 팀이지만, 전략적으로 가다듬은 견고한 방패를 갖추고 나온 크로아티아와 모로코에 일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축구를 계속 보고 있으면 명언이 기차게 들어맞을 때가 종종 있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도 예외가 아니다. 위로 올라갈수록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진다. 이쯤 해서 다시 떠오르는 축구계 명언이 무릎을 탁 치게 만든다. '공격이 강하면 경기를 멋지게 이길 수 있지만, 수비가 강하면 우승을 할 수 있다.'
스포츠산업부장
심재희 기자 kkamano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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