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17개사 중 15개사 ESG위원회 설치…여성등기임원 선임 9개사
'스코프3' 배출량 공시 11개사…'이중 중대성' 평가 포함 3개사  
SK, RE100·UNGC 모두 가입…POSCO홀딩스 등 3개사 UNGC 가입
SK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표지.
SK 지속가능경영보고서 표지.

[한스경제=김동용 기자] ESG행복경제연구소가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들이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조사·분석(올해 10월말 기준)한 결과,전체 공시율은 71.5%로 확인됐다. 최근 3년간 기업들의 자율공시 확대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난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이 가장 많은 업종은 자동차부품업이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코스닥 기업이 많이 속해있는 엔터테인먼트와 제약·바이오업은 정보공개가 저조한 것으로 분석됐다. 시총 200대 기업을 15개 업종(ESG행복경제연구소 기준)으로 분류해 업종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및 세부적인 분석 결과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시총 200대 기업 가운데 비금융지주 업종은 17개 기업이 포함됐다. 이들 기업 중 15개사(社)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15개사는 POSCO홀딩스·SK·LG·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한진칼·아모레G·GS·롯데지주·CJ·한화·효성·두산·대웅·한국앤컴퍼니 등이다. 이 가운데 POSCO홀딩스와 LG·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GS·롯데지주·한화·효성·두산 등 9개사는 올해 7월31일 이전 보고서를 공시했으며, 나머지 8개사는 8월1일 이후 보고서를 공시했다. 

보고서를 공시한 15개사 가운데 SK와 LG·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롯데지주·한화·효성·두산 등 8개사는 한국거래소와 자사 홈페이지에 보고서를 공시했다. 나머지 7개사는 자사 홈페이지에 보고서를 공시했다. 

최근 글로벌 ESG와 관련해 지속가능성 공시표준은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와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EFRAG(유럽연합 재무보고자문그룹)를 중심으로 마련되고 있다. 이 3개 지침 모두 늦어도 2024년까지 공시가 의무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국내에서도 2025년부터 자산규모에 따라 공시가 단계별로 의무화될 예정이다. 아직은 자율공시 대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공시채널이 거래소와 각 기업의 홈페이지로 이원화 돼있다. 

한미사이언스와 LS 등 2개사는 미공시 기업으로 조사됐다. 이들 기업의 구체적인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계획이나 일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보고서 공시율에 한해 비금융지주 업종(88.2%)은 전체 15개 업종 가운데 중위권에 속했다. 비금융지주 업종보다 공시율이 낮은 업종은 △IT(66.7%) △금융지주(77.8%) △식음료(57.1%) △엔터테인먼트(62.5%) △전문기술(60.0%) △철강·기계(75.0%) △화학·장업(78.6%) △전기전자(55.0%) △제약·바이오(45.5%) 등 9개 업종이다. 반면, 건설·조선(83.3%)을 비롯해 △물류(88.2%) △보험(83.3%) △은행·증권·카드(87.5%) △자동차부품(100%) 등 5개 업종은 비금융지주 업종보다 공시율이 높았다. 

지난해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된 비금융지주 업종 17개 기업. / ESG행복경제연구소
지난해말 기준 국내 시총 200대 기업에 포함된 비금융지주 업종 17개 기업. / ESG행복경제연구소

◆ 17개사 중 15개사 ESG위원회 설치…여성등기임원 선임 9개사 

비금융지주 업종에서 △UN SDGs(지속가능개발목표) △GRI(글로벌 리포팅 이니셔티브) △SASB(지속가능성 회계기준위원회) △TCFD(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 전담협의체) 등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국제기준을 복수로 4개 이상 활용한 기업은 POSCO홀딩스·SK·LG·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한진칼·아모레G·한화·효성·두산 등 10개사였다. 그 외 롯데지주와 CJ·한국앤컴퍼니는 2개 국제기준을, GS는 1개 단일 국제기준을 활용했다. 

국제기준 별 활용도는 GRI(93.3%)가 가장 높았다. UN SDGs와 SASB·TCFD는 각각 73.3%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기업들이 ESG경영활동을 목적으로 이사회내 ESG위원회 설치·운영을 시작하고 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는 기업은 140개사였다. 비금융지주 업종은 17개사 가운데 POSCO홀딩스·SK·LG·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한진칼·아모레G·GS·롯데지주·CJ·한화·효성·두산·LS·한국앤컴퍼니 등 15개사가 이사회 내 ESG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POSCO홀딩스 사옥, SK사옥, LG전자 사옥.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POSCO홀딩스 사옥, SK사옥, LG전자 사옥. / 각 사 제공 

지난 8월부터 개정·시행된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의 회사는 특정성(性)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할 수 없게 돼있어 여성임원 1명 이상을 선임해야 한다. 이에 시총 200대 기업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0개 기업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금융지주 업종은 17개사 가운데 POSCO홀딩스(1명)·SK(1명)·LG(1명)·한진칼(1명)·아모레G(1명)·한미사이언스(2명)·CJ(2명)·한화(1명)·효성(1명) 등 9개사가 여성등기임원을 선임하고 있었다. 

비금융지주 업종의 여성등기임원 선임률은 52.9%로 △건설조선(41.6%) △금융지주(44.4%) △물류(47%) △식음료(28.5%) △엔터테인먼트(50%) △전기전자(30%) △전문기술(46.6%) △제약·바이오(36.6%) △철강·기계(50%) 등 9개 업종보다 높았다. 반면, △IT(60%) △보험(83.3%) △은행·증권·카드(87.5%) △자동차부품(75%) △화학·장업(57.1%) 등 5개 업종보다는 낮았다. 

(왼쪽부터) 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 입방미터급 LNG-FSRU, 한진그룹 사옥.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현대중공업 야드 전경, 현대중공업이 건조해 2020년 인도한 17만 입방미터급 LNG-FSRU, 한진그룹 사옥. / 각 사 제공 

◆ '스코프3' 배출량 공시 11개사…'이중 중대성' 평가 포함 3개사 

직접적인 제품 생산 외에 협력업체와 물류는 물론, 제품 사용·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총 외부 탄소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를 산출해 공시한 곳은 시총 200대 기업 중 70개사(35%)에 불과했다. 최근 EU(유럽연합)의 공급망 실사지침과 ISSB(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발표는 스코프3를 측정해 책임져야 한다는 강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향후 국내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비금융지주 업종은 17개사 중 POSCO홀딩스·SK·LG·현대중공업·한국조선해양·한진칼·아모레G·CJ·한화·두산·한국앤컴퍼니 등 11개사가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하고 있었다. 

또, 기업들은 이해관계자들의 주요 관심사항과 사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이슈를 선정하는 중대성(중요성) 평가를 통해 전략화한 과제를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담고 있었다. 시총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43개사 중 136개사(95.1%)가 중대성평가를 수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아모레G 사옥, GS 사옥, 롯데월드 타워.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아모레G 사옥, GS 사옥, 롯데월드 타워. / 각 사 제공 

비금융지주 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15개사는 모두 보고서에 '중대성 평가' 항목을 포함하고 있었다. 

또,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143개사 중 21개사는 선도적으로 이중 중대성평가(Double Materiality)를 통해 지속가능경영 이슈 풀을 구성하고 사회·환경적 영향과 재무적 영향 측정결과를 종합한 이슈의 우선순위 결정을 매우 중요하게 다뤘다. 이중 중요성평가는 EU 기업지속가능성 보고지침에서 제시한 중요성 평가방법으로, GRI를 비롯한 지속가능경영분야 글로벌 스탠더드들도 해당 개념을 적용해 보고기준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비금융지주 업종은 한국조선해양·한화·두산 등 3개사가 이중 중대성 평가 항목을 포함하고 있었다. 

아울러 시총 200대 기업 중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143개사 가운데 137개사(95.8%)가 중요성의 관점에서 사용한 준거기준에 따라 보고서를 작성했는지에 대해 제3자 검증을 받았다. 비금융지주 업종에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15개사는 모두 제3자 검증을 거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143개사 중 84개사(58.7%)는 보고서에 수록된 온실가스배출량 데이터가 검증기준에 따라 작성·산정되었는지에 대해서도 별도의 환경검증 절차를 거친 것으로 조사됐다. 비금융지주 업종에서 환경검증 미이행 기업은 LG·한진칼·GS·CJ·한국앤컴퍼니 등 5개사로 나타났다. 

(왼쪽부터) CJ그룹 사옥, 한화그룹 사옥, 효성그룹 사옥.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CJ그룹 사옥, 한화그룹 사옥, 효성그룹 사옥. / 각 사 제공 

◆ SK, RE100·UNGC 모두 가입…POSCO홀딩스 등 3개사 UNGC 가입 

비금융지주 업종에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고 약속하는 글로벌 캠페인 'RE100'에 가입한 기업은 SK가 유일했다. SK는 UNGC(유엔글로벌콤팩트)에도 가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RE100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UNGC에 가입한 기업은 POSCO홀딩스·롯데지주·두산 등 3개사였다. 

종합하면 비금융지주 업종 17개사 가운데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15개사였으며, 공시율은 88.2%였다. 전체 15개 업종 중 중위권으로 분류됐다. 또, 15개사가 ESG위원회를 설치했으며, 여성등기임원 선임률은 52.9%로 15개 업종 중 여섯 번째로 높았다. 스코프3 배출량을 공시한 기업은 11개사였으며, '이중 중대성 평가' 항목을 보고서에 포함한 기업은 3개사였다. RE100과 UNGC에 모두 가입한 기업은 1개사였으며, RE100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UNGC에 가입한 기업은 3개사였다.

한편, 지난해 S&P 500, FTSE러셀 1000 기업의 ESG 정보공시율은 각각 96%, 81%로 발표됐다. 국내 코스피 상장사의 한국거래소를 통한 ESG정보 자율공시율은 지난해 78개사에서 올해 127개사(11월말 기준) 61.4%로 크게 증가했으나, 아직은 전체 공시율이 15.5% 수준에 머물러 있어 향후 ESG정보공시기준 표준화와 의무화를 앞두고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왼쪽부터) 두산테스나 서안성사업장, 대웅제약 사옥, 한국앤컴퍼니 사옥. / 각 사 제공 
(왼쪽부터) 두산테스나 서안성사업장, 대웅제약 사옥, 한국앤컴퍼니 사옥. / 각 사 제공 

◆ ESG경영·경쟁력 확보 '두 마리 토끼' 잡는 기업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한 기업들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사업 계획·비전에 대해서도 공개했다. 

SK는 투자 부문과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IT서비스를 영위하는 사업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에너지·ICT라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 위에서 반도체·바이오로 투자 영역을 넓혀 4대 핵심투자 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글로벌 수준의 IT서비스 기술력과 노하우를 기반으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왔다. 최근에는 특수가스 분야와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SK머티리얼즈와의 합병을 통해 핵심사업인 반도체와 배터리 분야에서 첨단소재 기술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LG는 ESG경영을 위해 지난해 10개 상장사 이사회에 ESG위원회와 내부거래위원회를 설립하고, 감사위원회의 권한과 독립성을 강화했다. 올해는 이해관계자의 요구사항을 종합해 ESG경영 방향성을 정립하는 등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LG는 전 세계가 당면한 기후위기 문제에 책임의식을 갖고 탄소중립과 신재생에너지 전환·제품 폐기물 순환체계 구축·탄소저감을 위한 클린테크 육성투자 등을 지속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하반기 완공될 글로벌 R&D(연구개발)센터를 기반으로 LNG추진선·메탄올추진선·암모니아추진선·전기추진선 등 저탄소·무탄소 선박의 상용화를 위해 기술력 고도화에 더욱 집중할 계획이다. 또,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수소 벨류 체인의 원천인 수소 생산 및 운송의 효율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화는 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최초 발간을 시작으로 ESG경영 활동을 활성화하고 있다. 올해는 ESG경영을 확립하고, 그 기반 하에서 신규사업을 발굴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세부 목표를 수립했으며, 그린수소 밸류체인 강화 및 이차전지 제조 설비 등 녹색 지향형 산업 기반을 보다 강화해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은 최근 성장세를 보인 협동로봇·수소드론·물류자동화 솔루션 등 신사업의 역량을 바탕으로 국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또,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되기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ESG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후변화 대응 측면에서는 탄소중립을 추구하기 위해 수소에너지 연구개발 및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온실가스 감축·자원순환 체계 고도화·친환경 제품 개발을 통해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김동용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