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 수출용 김치./CJ제일제당 제공.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식품업계가 베트남을 새로운 시장으로 삼고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류 열풍으로 인한 K-푸드 인기와 경기침체 속에서도 유일한 경제성장률 상승을 나타내며 새로운 격전지가 됐다.

1997년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CJ제일제당은 베트남에서 김치 시장점유율 50%로 1위를 지키고 있다. 베트남에 올해 초 ‘글로벌 생산·글로벌 수출(G2G)’ 모델을 적용한 첫 해외 공장을 준공하기도 했다. 김치와 만두, 가공밥, K-소스 등을 생산한다. 내년부터 베트남에서 생산한 김치를 곧바로 다른 해외 인접 국가인 태국, 말레이시아 등에 공급한다. 또 베트남의 지리적 특성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유럽연합(EU) ▲호주 등으로의 수출 교두보 역할을 할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베트남에서 생산해 해외로 수출하는 물량을 2025년까지 전년 대비 3배 이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수출 비중이 높은 삼양식품은 베트남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2019년 매출액 67억원에서 2020년 74억원, 지난해 9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 90여개국에 불닭브랜드를 수출 중인 삼양식품은 특유의 매운맛으로 현지인들을 사로잡았다.

롯데GRS는 해외 사업의 중심국이자 전초 기지 역할국인 베트남 현지 법인 사업 11월 누계 실적이 전년 대비 약 87% 이상 상승하며 GRS 해외 사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밝혔다.

또 베트남 현지 고객에 니즈에 맞춘 △소비 문화에 따른 메뉴 개선 △노후 매장 리뉴얼 △마케팅 투자 확대 등 공격적인 투자 및 개편을 진행한 결과 22년 올해 연말 누적 외형 매출액이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롯데GRS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주춤한 신규 진출국 모색 및 기존 진출국의 신규 매장 출점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라며 “변화와 경험을 중시하는 고객 소비 형태에 맞춘 서비스와 브랜드 및 제품력 강화에 지속 노력해 K-프랜차이즈의 입지를 굳히겠다”라고 말했다.

한국 과일 역시 현지에서 인기가 꾸준히 상승 중이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베트남 관세총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베트남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청과물의 규모는 전체 수입액의 3%에 해당하는 4723만 달러를 기록했다. 베트남에게 한국은 6번째 수입시장이다.

특히 한국 포도의 인기가 눈에 띄게 높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베트남의 신선 포도 수입액은 약 10% 감소했으나 한국산은 2019년의 410만 달러에서 지난해 643만 달러로 57.1%의 증가율을 보였다.

한국 포도 중 특히 샤인머스캣 품종이 인기다. 베트남에서 ‘밀크포도’로 불리는 한국산 샤인머스캣은 우리 돈으로 kg당 4만2000원에서 5만3000원 사이에 판매된다. 국내보다 눈에 띄게 비싼 가격에도 상류층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제가 침체되는 상황 속에서도 올해 경제성장률이 8%로 예상되는 국가인만큼 국내 식품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력 확보국으로 떠오르고 있다”라고 말했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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