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BAL0891, 이달 美·내년 韓 임상 시작
SJ-600, 조기 기술수출 추진 고려
펙사벡, 신장암 2상 내년 결과보고서 예정
김재경 신라젠 대표이사. /신라젠 제공
김재경 신라젠 대표이사. /신라젠 제공

[한스경제=변동진 기자] “모든 역량을 쏟아 기업가치를 제고하겠다.”

김재경 신라젠 대표이사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신약 후보물질 연구개발(R&D) 성과를 소개하는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강조했다.

신라젠은 대표적인 신약 후보물질 ‘펙사벡’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빈약한 파이프라인은 리스크로 지적받았다. 김 대표는 회사의 약점을 개선하기 위해 ‘연구중심’ 기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김 대표는 “신라젠의 펙사벡은 획기적인 기전과 항암바이러스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훌륭한 물질”이라며 “다만 신약개발 과정에서 수많은 난관과 변수가 존재하는 만큼 중단·실패할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최대주주(엠투엔)를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충분한 자본을 확보했다”며 “유망 파이프라인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우수한 신약 후보물질을 도입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고, 추가 개발을 통해 지속가능한 연구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스위스에서 도입한 이중 저해 물질 ‘BAL0891’는 올해 안으로 미국 임상을 개시하고 내년 초 국내에서도 임상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SJ-600’ 시리즈도 개발해 전임상 연구를 기존 펙사벡보다 우수하게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항암 후보물질 BAL0891, 이달 美 임상 1상 시작

신라젠은 지난 9월 스위스 바이오 기업 바실리아로부터 항암제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했다. 이달 중 미국에 위치한 세 곳의 임상 사이트에서 환자 모집을 진행해 1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삼중음성유방암 등 난치성 항암 가능성을 먼저 확인한 뒤 혈액암 등 적응증을 다양하게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예정인 한국 임상 1상을 위해 국내 빅5 병원 중 일부와 협의 중이다.

신라젠에 따르면 BAL0891는 전임상시험에서 삼중음성유방암, 식도선암, 대장암, 신세포암 등 다양한 암세포주를 저해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경구(먹는) 제형보다 정맥주사 제형에서 항암효과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단독요법뿐만 아니라 항암제 ‘파크리탁셀’과 병용했을 때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박상근 신라젠 R&D 총괄 전무는 “BAL0891 도입으로 항암 바이러스 기반 항암제 개발 비중을 줄이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면서 “항암 바이러스 연구개발도 이뤄지고 있고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박상근 신라젠 R&D 총괄 전무. /신라젠 제공
박상근 신라젠 R&D 총괄 전무. /신라젠 제공

SJ-600시리즈 임상 및 개발 계획 공개…펙사벡 연구 지속 

항암 바이러스 플랫폼 SJ-600 시리즈는 현재 SJ-607의 전임상을 마무리한 단계로 국제적인 학술지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에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나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와 같은 최고 권위의 학회에서도 관련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회사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조기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도 추진한다는 복안이다.

신라젠은 SJ-600시리즈가 기존 항암 바이러스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 기존 약물은 정맥 투여 시 혈중 보체의 공격에 취약하다는 약점이 있었다. 

또한 정맥주사를 통해 전신에 투여할 수 있어 고형암은 물론 전이암까지 직접적으로 약물 전달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SJ-607은 전임상에서 대조 항암바이러스보다 5분의 1 이하의 적은 양으로도 동일한 항암 효과를 확인했다. 

펙사벡은 다른 면역항암제와 병용하는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리제네론과 미국에서 신장암 대상 면역항암제 ‘리브타요’ 병용 2상을 하고 있다. 흑색종은 중국 리스팜과 공동 연구하고 있다.

박상근 전무는 “내년 3분기 중 신장암 2상 결과보고서가 나올 예정”며 “흑색종 1b상도 진행하고 있고, 전립선암은 내년 1분기에 호주에서 임상 2상이 시작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신라젠은 인력을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노바티스와 릴리 등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에서 임상 경험이 있는 마승현 최고의약책임자(CMO)를 비롯해 의사(MD) 3명 등 연구개발 인력 40% 이상 늘렸다고 발표했다.

김 대표는 “연구 인력을 확충하고 임상에 집중해 발 빠르게 글로벌 빅파마로 기술 이전을 추진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것”이라며 “연구개발 인프라 확충, 인재 확보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아낌없이 쏟아 기업 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변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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