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시장연구부, “‘전망 발표하면 시장 악영향 의견 많아”
전문가 반응 엇갈려...“해야 한다”, “하지 않아도 된다”
서울 아파트 모습. /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모습. / 연합뉴스.

[한스경제=문용균 기자] 민간 연구기관들이 내년도 집값 전망을 속속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공공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이하 부동산원)은 이번에도 ‘집값’ 전망을 발표하지 않는다.  전망치를 내놓았을 때 시장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원은 전신인 한국감정원 시절부터 주택시장 전망을 발표했으나 2020년 하반기부턴 주택시장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처음엔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 확대가 가장 큰 이유였다. 올해 초엔 집값 전망 모델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 발표하지 않았다. 현재 집값 전망 모델 개선을 위한 연구는 거의 완료된 상태로 알려졌다. 다만 부동산원 시스템에 반영되진 않았다. 

부동산원 시장연구부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을 주의 깊게 지켜보면서 논의했다”면서 “공공기관인 부동산원이 ‘내년 집값 전망치를 발표해야 하는가’에 대해 부동산원 내 많은 이들은 ‘발표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놨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모델로도 전망치 발표는 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내부에선 국민들의 알권리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내놓는 자료가 부동산 시장에 안 좋은 영향, 즉 ‘하락폭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선 부동산원의 주택시장 전망 발표를 놓고 ‘해야 한다’와 ‘하지 않아도 된다’는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는 “공공기관인데다 부동산 관련 데이터를 많이 가지고 있으면 전망도 더 수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매번 집값 전망 발표를 미루는 것은 좀 이상하다”면서 “부동산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한국은행은 총재가 나와서 금리와 관련된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민들은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하는 전망치를 심각하게 받아드리지 않을 것이다”면서 “발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한국주택학회 회장을 역임했던 지규현 한양사이버대학교 디지털건축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방향을 공유하는 공공기관이 부동산 시장을 전망하면 일반 사람들의 행동이 바뀌며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위해 조사하고 연구하는 기관이라 충분히 전망할 수 있다고 보는 이들도 있겠지만 국민들이 신뢰도 높은 정보를 원한다고 주식 시장 전망을 관련 공공기관에서 발표하지 않는 것처럼 부동산원도 전망을 내놓지 않아도 된다”면서 “해외에선 공공기관이 나서서 부동산 시장 전망치를 공개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민간에서 자유롭게 시장을 전망하도록 두고 공공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은 통계를 생산하는 임무를 더욱 충실히 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용균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