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2015년 용인 기술연구원 내 실험시설 신축 운영...소음 전문가 중심
2020년부터는 구조, 재료, 품질, 구매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 참여
타사와 차별점, 축적된 다량의 데이터와 장비 등 연구 인프라 
도입된 사후 확인제 대응하기 위해 고성능 자재 개발
“리모델링 사업에 적용 가능한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 추진...실험실 만들 계획”
현대건설이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 과정에서 이용하는 음향실험실.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 과정에서 이용하는 음향실험실. (사진=현대건설)

우리나라 가구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아파트에서 발생하는 층간 소음은 때론 극단적인 상황까지 발생, 사회적 이슈가 될 정도로 심각하다. 이런 상황속에서 정부가 지난 8월부터 사후확인제를 실시했다. 이는 시공사가 아파트 입주민에게 사후확인(성능검사)결과를 개별 통지토록 의무화하는 제도다. 여기에 중량 충격음 등급 기준도 강화되는 등 새로운 제도가 도입되면서 건설사들은 분주해졌다. 이에 본지는 건설사마다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연구하고 검증하는 담당자들을 만나 ‘저감 기술이 어디까지 왔는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봤다. <편집자주> 

[한스경제=문용균 기자] “현대건설은 강화된 층간소음 성능 기준을 상회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김태희 현대건설 기술연구원 기반기술연구실 건축주택연구팀 책임연구원은 층간소음 관련, 최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현대건설 기술연구원 기반기술연구실 건축주택연구팀은 김 책임 연구원과 사업본부 직원 등 20여 명이 속한 조직으로 주요 업무는 층간소음 기술 개발과 검증이다. 

2015년부터 층간소음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현대건설은 경기도 용인에 자리한 현대건설 기술연구원 내 실험시설을 신축하고 운영하며, 소음과 진동 전문가를 중심으로 층간소음 저감 기술을 개발해왔다. 2020년부터는 구조, 재료, 품질, 구매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까지 참여하고 있다.

또한 정밀한 측정과 분석을 위한 장비, 마이크로폰, 가속도계 등 소음진동 측정용 센서, 진동·소음 해석 프로그램 등 지속적인 시설 투자를 하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현대건설의 층간소음 차단 기술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묻는 질문에 “올해 8월 국토교통부 지정 인정기관인 LH품질시험인증센터가 실시하는 바닥충격음 성능등급 평가에서 경량 및 중량충격음 양 부문 1등급 인정서를 취득했다”면서 “이 때 테스트를 통해 강화된 기준을 모두 상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국토교통부는 중량충격음 차단성능 1등급 기준을 40데시벨(이하 dB) 이하에서 37dB 이하로, 2등급은 43dB 이하에서 41dB 이하로 낮춘다고 밝힌 바 있다. 경량 충격음과 관련해선 따로 기준을 높이지 않았다.

이 관계자는 정확한 수치를 묻는 질문엔 “공개하기 조심스럽다”면서 “강화된 기준을 통과하는 국내 최고수준의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보시면 된다”고 덧붙였다.

◇ “제품 개발단계에서 끊임없는 테스트...현장 검증 실험까지”...노하우 ‘차곡차곡’

업계를 선도하는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기 위해선 엄청난 노력이 들어갔다. 김 책임연구원은 “기술 개발 당시 저감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자동차나 기계 등에서 사용하는 자재까지 검토했다”면서 “다양한 기준과 성능을 만족하는 소재는 정말 찾기 어려웠고 최적의 조건으로 조합하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학계 및 연구기관의 도움을 받아 수많은 실험을 진행하고 보완하고를 반복해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검증 과정은 노하우를 남겼다. 그는 “제품 개발단계에서 무수한 실험실 테스트를 통해 우수한 자재 및 공법을 선별했고 이어 실시한 현장 검증 실험을 통해 우리만의 데이터가 쌓였다”면서 “이렇게 얻은 노하우는 국내 건설사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연구 인프라도 타사와의 차별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기초연구 수행이 가능한 잔향실 및 무향실로 구성된 음향실험실, 2015년도부터 운영하는 층간소음 멀티 테스트셀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풍부한 경험과 전공지식을 갖춘 연구 인력이 있다는 것도 (타사와의)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현대건설은 변화에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사후확인제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고성능 자재를 개발했다”면서 “사전에 설계 도서를 분석해 준공 후 성능을 예측할 수 있는 해석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최근까지 신축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저감 기술에 집중을 하고 있었다”라면서 “앞으론 리모델링 사업 시 적용 가능한 층간소음 저감 기술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리모델링 사업에 적용할 층간소음 저감 기술과)관련해 실험 시설을 만들 계획을 세우고 있다”면서 “이 실험 시설을 활용해 실내 공간의 흡차음 성능을 최적화해 소음을 줄이는 공법을 개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건축주택연구팀은 단기적으로 강화된 기준을 모두 만족하는 공동주택을 짓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건설의 층간소음 저감기술 개발과정은 기초진동 저감 특성 평가부터 시작한다. 이어 현대건설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을 만족하는지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이를 개선한다.

자체 기준을 만족한 자재에 한해 실험실에서 수차례 성능평가를 진행하고 목표한 저감성능을 확보했다는 것을 확인하면 이 제품을 현장에 시공하고 성능이나 장기 사용 시의 문제점 등을 검토한다. 실험실과 현장 모두 거치며 검증한다.  

문용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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