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금융계, COP15에 수 백 명 참석...우리금융그룹도 지지
자연계 보호, 연간 7000억달러 재정 격차 벌어지자 관심↑
생태계 붕괴 시, 2030년 전 세계 GDP 약 2조7000억달러 감소
생물다양성의 위기가 경제적 손실이라고 본 월가는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생물다양성의 위기가 경제적 손실이라고 본 월가는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기후 위기에만 관심을 쏟던 미국의 금융 중심지 월스트리트가 달라졌다. 생물다양성 위기가 경제적 손실이라는 점을 깨닫고 자연 손실을 막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금융계의 달라진 태도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진행 중인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15)의 참석률만 봐도 알 수 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1만7000여명의 COP15 참석자에는 최소 수 백여명의 금융 관련 인사들이 포함됐다.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씨티그룹, 아비바, BNP 파리바 등의 민간 부문 금융 기관과 기업 대표 등이 포함됐다. 

국내에선 우리금융그룹이 생물다양성 손실을 멈추기 위한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 채택을 지지하고, 협약 이행을 촉구하는 금융회사의 약속을 담은 '생물다양성협약 금융부문 성명서'에 서명했다. 우리금융그룹을 비롯해 BNP 파리바, UBS, AXA그룹 등 글로벌 150개 금융회사가 성명서에 참여했다. 

자연환경에는 거의 투자하지 않던 금융계의 생물다양성에 대한 관심은 자연계 보호에 연간 7000억달러의 재정적 격차가 벌어지면서 시작됐다.

특히 생물다양성 손실로 인한 경제적 위험은 눈에 띄지 않았지만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건설, 농업, 식품 등 자연 의존 산업에서 전 세계 GDP의 약 절반인 44조달러가 창출된다. 이런 생태계가 붕괴된다면 2030년에는 전 세계 GDP의 2.3%인 약 2조7000억달러가 감소될 수 있다고 세계은행은 분석했다. 

이에 금융계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세계은행·폴슨 연구소의 생물다양성의 위기를 담은 보고서가 발표되고, 지난 9월 유엔 생물다양성 정상회담 전후로 '네이처 포지티브'(파괴를 막고 자연의 재생을 돕자는 의미)라는 구호도 만들어졌다. 

또한 민간 부문에서는 △자연을 위한 부채 교환 △바이오크레딧 △자연자본기금 등의 생물다양성을 위한 새로운 금융 메커니즘을 제안하거나 도입했다. 특히 3조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투자자 그룹이 계열사에 생물다양성의 감소에 맞서기 위한 압력을 가하고, 새 캠페인도 시작했다.

다만 생물 다양성 손실 대응은 기후 위기 대응과 큰 차이가 있다. 기후위기는 탄소배출량을 줄이자는 목적의식 아래 대응하고 있다. 배출량 감소가 어려운 것이지 다소 명확한 수치로 기후위기는 설명된다.

그러나 생물 다양성의 손실을 수치화하는 것은 간단치 않다. 이에 전문가들은 수치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국제 지속 가능성 표준 위원회는 자연 관련 재무 공개 태스크포스(TNFD)와 협의해 재무 보고를 위한 메트릭스를 체계화해 생물다양성을 포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기후 관련 재무 공개 태스크포스(TCFD)는 이미 기후 변화에 대한 기업의 접근 방식을 표준화하는 데 일조했다. ESG 기준에 대한 스크리닝 도구 제공업체인 MSCI도 생물다양성에 대한 유사 지표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세계 지속가능 발전 기업위원회(WBCSD) 회장인 피터 배커는 생물 다양성에 대해 "현재 정부는 경제를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가 없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배커 회장은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가 어떻게 기후 변화에 의존하고 있는지 설명하기 위해 워드 프로세싱을 사용했다.

그는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려는 기업은 새로운 위험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입증해야 하고, 결과적으로 자본 비용을 낮출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자연주의적 투자를 시작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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