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역대 최고의 명승부 결승전
아르헨티나,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
120분 3-3 혈투 끝 승부차기 V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확정한 순간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2022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확정한 순간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한스경제=심재희 기자] 경기가 끝난 지 꽤 지났지만 흥분이 쉬이 가라앉지 않는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정말 많았다. 우승을 위한 마지막 경기에서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선수들 및 코칭 스태프가 보여준 열정과 저력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11m 룰렛' 승부차기로 끝난 게 아쉬울 정도로 멋진 명승부가 펼쳐졌다. 정말 이보다 더 짜릿한 월드컵 결승전은 지금까지 없었다. 

1990 이탈리아 월드컵부터 본격적으로 축구를 보기 시작한 필자에게 월드컵 결승전은 재미와 거리가 좀 멀었다. 꼭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소극적인 운영을 하는 팀들이 많았다. 시원한 골보다는 지루한 경기와 함께 무득점 팀들이 많이 나와 졸음을 유발했다. 로베르토 바조(55·이탈리아)의 승부차기 실축과 지네딘 지단(50·프랑스)의 박치기 사건 등이 더 눈에 띄기도 했다.

◆ 월드컵 결승전 결과(1990년 이후)
- 1990 이탈리아 월드컵 : 독일 1-0 아르헨티나
- 1994 미국 월드컵 : 브라질 0-0(PSO 3-2) 이탈리아
- 1998 프랑스 월드컵 : 프랑스 3-0 브라질
- 2002 한일 월드컵 : 브라질 2-0 독일
- 2006 독일 월드컵 : 이탈리아 1-1(PSO 5-3) 프랑스
- 2010 남아공 월드컵 : 스페인 1-0 네덜란드
- 2014 브라질 월드컵 : 독일 1-0 아르헨티나
- 2018 러시아 월드컵 : 프랑스 4-2 크로아티아
- 2022 카타르 월드컵 : 아르헨티나 3-3(PSO 4-2)프랑스
* PSO - Penalty Shoot Out(승부차기)

이번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은 달랐다. 밀고 밀리는 접전이 벌어져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승장 리오넬 스칼로니(44) 감독과 패장 디디에 데샹(54) 감독의 지략 대결부터 흥미진진했다. 허를 찌르는 선발 명단 구성과 과감한 초반 선수 교체, 연장전 공격 축구와 승부차기 대비까지. 마치 장기를 두는 듯 장군과 멍군이 쉴 새 없이 이어져 명승부를 완성했다.

메시가 월드컵 우승 트로피에 키스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메시가 월드컵 우승 트로피에 키스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선수들의 투혼도 정말 대단했다. 결승까지 오르며 체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모든 선수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젖 먹던 힘을 모두 다 짜내고 또 짜냈다. 특히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5)가 보여준 경기력은 큰 감동을 선사했다. 날카로운 패스와 정확한 슈팅으로 아르헨티나 공격을 이끈 그는 체력이 바닥난 연장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득점포를 가동했다. 몸은 많이 무거웠지만 축구 감각은 여전히 가장 날카로웠다.

전체적으로 보면, 축구의 변화가 역대 최고의 월드컵 결승전 명승부를 만들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대회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엔트리와 교체카드 수가 늘어났다. 또한, 과학을 접목한 판정과 추가 시간 증가로 이전과 다른 그림이 많이 나왔다. 아르헨티나와 프랑스 두 팀 다 큰 변화에 잘 적응하며 공격적인 운영을 펼쳐 축구팬들에게 잊지 못할 결승전을 선물했다.

4년 뒤 월드컵은 더 큰 변화를 맞이한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 48개국이 모여 축구 전쟁을 벌인다. 우승을 노리는 팀은 지금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 이번 대회 내용 속에서 더 큰 변화에 대한 밑그림을 그릴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체력과 '원 팀'이다. 다같이 뭉쳐 열심히 뛰어야 승리에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진리를 되새겨야 한다. 첫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덜미를 잡혔으나 이후 모든 경기에서 웃은 아르헨티나를 보면 답을 찾을 수 있다.

스포츠산업부장

심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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