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카타르 대회, FIFA가 탄소중립을 선언한 세계 최초의 월드컵
경기장 건설, 개발 당시 지속 가능성 계획에 중점
지속 가능한 대회에 모범 되고자 노력
카타르 대회는 FIFA가 탄소중립을 선언한 세계 최초의 월드컵이다. /연합뉴스
카타르 대회는 FIFA가 탄소중립을 선언한 세계 최초의 월드컵이다. /연합뉴스

[한스경제=위장량 칼럼니스트]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이 다양한 기록을 남기고 막을 내렸다. 지속 가능한 환경적인 측면에서도 기록이 써졌다. FIFA는 이번 월드컵을 최초의 '완전한 탄소 중립을 실현한 월드컵'이라고 소개했다. FIFA가 탄소중립을 선언한 세계 최초의 월드컵이 된 것이다.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배치도를 보면 대회 이후도 고려한 것을 알 수 있다. 개최 지역 사회의 활성화를 위해 경기장 위치를 결정하고 개발했다. 지속 가능성 계획을 중점으로 둔 것이다. 8개의 경기장은 수도인 도하에서 한 시간도 걸리지 않는다. 또한 전국으로 나뉘어 있어 콤팩트(이동시간을 최소화되고 한곳에서 다양한 시설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효율적이고 편리한 경기장 배치) 월드컵이라고도 불렸다. 설계, 건설 및 운영에 있어 탄소배출을 감소시켜 지구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이렇게 계획한 것이다.

FIFA와 카타르 정부는 카타르 월드컵을 개최하기 위해 카타르 전역에서 대규모 건축을 진행했다. 경기를 위해 총 7개의 새로운 경기장을 건설했으며 한 곳은 대규모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했다. 카타르 정부는 대회 개최를 위한 경기장과 기반 시설 건설 또는 개조를 하게 되면 탄소배출과 지역 생태계 파괴, 건설 폐기물, 대기환경 오염, 상당한 양의 에너지 사용량으로 탄소 배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부분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FIFA 요구 사항에 따라 모든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을 지속가능한 건물 표준 인증 기준에 따라 설계하고 건설했다. 아울러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 최초로 지속가능한 영향에 대한 건축물 및 인프라를 평가하는 인증시스템 GSAS(Global Sustainability Assessment System)를 도입했다. GSAS 인증 획득을 위한 8가지 환경 영향 범주 평가를 통과하기 위해 엄격하게 지속 가능한 건물 요구 사항을 충족하도록 설계했고 건설 및 운영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카타르 해당 지역의 지속 가능성 전문성 개발, 친환경 제품 및 서비스 체계 등도 세웠다. 결과적으로 지속 가능한 환경 건축물 인증을 위해 경기장의 설계 단계부터 건설, 운영체계까지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18일 결승전이 펼쳐진 루사일 스타디움을 보면 지속 가능성 기능 중 하나인 PTFE로 만든 지붕이 가장 눈에 띈다. 이 지붕은 따뜻한 바람으로부터 경기장을 보호하고 먼지를 차단한다. 또한 경기장에 충분한 빛을 허용하는 동시에 그늘을 제공하여 경기장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였다. 건축 현장에서는 효율적인 설비와 누수 감지 시스템을 활용해 기존 경기장 개발보다 40% 더 많은 물을 절약했다. 카타르 월드컵 이후 루사일 스타디움은 지역 사회를 위한 여러 가지 시민 시설로 유지될 예정이다. 경기장에서 제거된 모든 좌석은 스포츠 인프라가 부족한 국가에 기부한다.

카타르 월드컵은 한 경기장을 제외하고 전체 경기장에 에어컨 시스템을 설치했다. 한국 경기가 펼쳐진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도 에어컨이 가동됐다. 중동의 더위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최적한 온도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었다. 또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기 위해 경기장 지붕을 태양열 등 최첨단 소재로 설비했다.

974 스타디움의 모습. /연합뉴스
974 스타디움의 모습. /연합뉴스

월드컵 개최 전부터 화제가 된 것은 974 스타디움이다. 카타르의 국가번호인 974를 경기장 이름에 사용했다. 또한 컨테이너 974개를 쌓아 만들었다. 컨테이너를 쌓아서 지은 이유는 쉬운 철거를 위해서다. 974 스타디움은 지어질 때부터 향후 해체 예정으로 설계되었다. 월드컵이 끝나면 완전히 해체된다. 남은 컨테이너와 자재는 재활용될 계획이다. 월드컵 이후 경기장 유지에 따른 탄소배출을 줄이고자 일회성이 아닌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두고 건설된 경기장이다. 아울러 이번 대회 경기장 중 유일하게 에어컨 시스템 없이 해풍을 이용한 공기 순환식 모델로 냉방 시스템을 가동했다. 월드컵 이후 철거되기 때문에 카타르 대회 경기장의 특징인 에어컨 시스템 없이 해풍을 이용한 것이다. 해체한 건축 자재는 아프리카나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에 기부할 예정이다.

FIFA와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원회는 2022 카타르 월드컵이 지속 가능한 대회에 모범이 되고자 노력했다.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국제표준화기구 인증인 ISO20121(이벤트지속가능경영시스템)을 획득해 개최된 월드컵이다. 지구 환경보호를 기반으로 3가지 분야의 운영에서 지속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선수, 축구 팬, 개최지역, 파트너(후원사), 운영인력 등이 함께 실천해야 하는 지속 가능 경영시스템을 구축했다. 또한 지속 가능한 대회를 위한 실천 항목 10가지를 제시하고 실천했다. 10가지 실천 항목 중에 5가지는 기후변화 대응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재활용, 친환경 건물 건설 및 운영 시스템, 탄소배출 최소화, 모든 참여 관계자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환경보호 교육 의미 실시 등 탄소중립 대회 실천을 경기장 안팎에서 이행해냈다. 아울러 경기장을 비롯한 팬존 시설물, 전시조형물 등에서도 탄소중립과 관련한 내용들을 체험할 수 있었다. 또 FIFA 회장을 비롯해 협찬사들, 축구 팬, 지역사회, 참가 인력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실천하는 다양한 형태의 약속과 실천 캠페인을 실시했다.

카타르 월드컵은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실행에 옮겼다. 그러나 국제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월드컵 경기장 건설로 인한 지역 환경에 줄 영향을 매우 과소평가했다. 탄소배출권 또한 상당량 구입하지 않았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실제보다 최대 5배가량 축소돼 보고됐다는 발표와 의견도 있다. 하지만 세계스포츠산업 중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FIFA가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탄소중립 실천하는 첫 번째 월드컵을 개최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이제는 선언적인 친환경 활동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래세대와 지속 가능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지키면서 스포츠대회를 개최하는 제도적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앞으로 국내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종목의 스포츠 행사가 지속 가능한 환경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강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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