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고금리 등 영향...분양가, 주변 시세 대비 얼마나 낮은 지가 중요
올림픽파크 포레온, 장위자이 1·2 순위 마감 실패
강동 헤리티지 자이, 마포 더 클래시는 흥행
올림픽파크 포레온, 장위자이 레디언트, 강동 헤리티지 자이, 마포 더 클래시가 청약을 진행한 결과, 흥행 희비가 엇갈렸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얼마나 낮은가가 청약통장을 쓰는 포인트로 확인됐다. 사진은 올림픽파크 포레온 모델하우스 내 실물모형. (사진=서동영 기자) 
올림픽파크 포레온, 장위자이 레디언트, 강동 헤리티지 자이, 마포 더 클래시가 청약을 진행한 결과, 흥행 희비가 엇갈렸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얼마나 낮은가가 청약통장을 쓰는 포인트로 확인됐다. 사진은 올림픽파크 포레온 모델하우스 내 실물모형. (사진=서동영 기자) 

[한스경제=서동영 기자] 서울 시장 청약수요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무조건 청약 통장을 쓰던 과거와 달리 고금리와 부동산 침체기로 인해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얼마나 낮은지 꼼꼼히 따지고 청약을 노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근 연이어 분양한 4개 단지에서 이 같은 현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과 장위자이 레디언트(장위4 재개발)는 청약 성적에 ‘울상’을 지은 반면, 강동 헤리티지 자이(길동 신동아 재건축)와 마포 더 클래시(아현2 재건축)는 ‘흥행에 성공’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향후 서울 시장은 분양가가 주변 시세대비 경쟁력이 있는지 등을 따져 청약 통장을 사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강동 헤리티지 자이 일반공급 청약은 지난 20일 1순위 해당지역에서 일찌감치 마감됐다. 서울 강동구 길동에 있는 이 단지는 일반공급 기준 59㎡(이하 전용면적) 106가구 모집에 5723명이 몰려 평균 경쟁률 53.99대 1이라는 흥행 대박을 기록했다.     

앞서 같은 강동구에서 진행된 올림픽파크 포레온 청약과는 대조된다. 일반공급 3695가구의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1·2순위 평균 경쟁률이 5.45대 1에 그쳤다. 심지어 39㎡A·49㎡A·84㎡D·84㎡E타입 4개 평형이 5배수를 채우지 못해 순위 내 청약 마감에 실패했다.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최대어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두 단지 청약 흥행을 가른 건 분양가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송파구 바로 옆이고 5·9호선 더블 역세권인 올림픽파크 포레온이 강동구 구석에 위치한 강동 헤리티지 자이보다 입지는 좋다. 하지만 3.3㎡당 평균 분양가는 강동 헤리티지 자이가 2945만원으로 3829만원인 올림픽파크 포레온보다 900만원 가까이 저렴하다.  

단순히 분양가가 낮다고 흥행이 되는 건 아니다. 주변 시세보다 낮아야 한다.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몇몇 평형이 인근 단지와 비교해 비싸다는 평가를 받았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 역시 마찬가지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2824만원으로 강동 헤리티지 자이보다 100만원가량 싸다. 그럼에도 일반공급 956가구 모집에서 16개 평형 중 9개가 1·2순위 내 예비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장위자이 레디언트가 주변 아파트보다 비싸기 때문. 장위자이 레디언트 84㎡ 분양가는 9억3000만원~10억2000만원이다. 인근 래미안 장위퍼스트하이 84㎡가 지난달 9억1000만원에 팔렸다. 

3.3㎡당 평균 분양가가 4013만원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청약 경쟁률 14.94대 1, 최고 경쟁률 141대 1을 기록한 마포 더 클래시. (사진=서동영 기자)
3.3㎡당 평균 분양가가 4013만원임에도 불구하고 평균 청약 경쟁률 14.94대 1, 최고 경쟁률 141대 1을 기록한 마포 더 클래시. (사진=서동영 기자)

올림픽파크 포레온보다 분양가가 훨씬 높은데도 인근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를 앞세워 흥행에 성공한 단지도 있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마포 더 클래시다.

후분양으로 진행된 해당 단지 3.3㎡당 평균 분양가는 4013만원이다. 올림픽파크 포레온보다 200만원가량 비싸다. 59㎡(3가구)가 10억2200만~10억5000만원, 84㎡(50가구)는 14억1700만~14억3100만원이다. 

그런데도 흥행 실패 예상을 보란듯이 뒤집었다. 20일 일반공급 청약 결과, 53가구 공급에 792명이 청약통장을 던져 평균 경쟁률 14.94대 1로 1순위 해당지역에서 마감됐다. 1가구를 공급한 59㎡A의 경우 141대 1을 기록했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다. 마포 더 클래시 바로 아래 단지로 인근에서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마포 래미안 푸르지오 84㎡의 최근 실거래가는 19억원이다.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 84㎡ 호가는 20억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인근 A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이곳(아현동)은 서울 다른 지역에 비해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아현동이 가격 방어도 되는데 공급도 부족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입지도 좋다. 이대역과 아현역 사이에 있고 5호선 애오개역도 걸어서 오고 갈 수 있다. 주변에 현대백화점 신촌점과 세브란스병원 등도 자리하고 있다. 광화문, 종로, 서울역, 시청 등 중심지와도 가깝다. 아현동에 있는 B공인중개사 사무소 대표는 “입지가 좋은데다 당분간 해당 지역에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 마포 더 클래시 청약률에 반영된 것 같다”고 밝혔다.  

내년에도 서울에선 특정 단지에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주로 실수요자인 청약 대기자들은 분양가와 입지를 꼼꼼히 따질 것”이라며 “인근 시세 대비 가격경쟁력이 있는지, 입지가 더 좋은지, 급매물이 나오는 지, 나온다면 가격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서 청약을 넣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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