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브랜드 내걸어도 아파트 시장 움츠러들어 분양 쉽지 않아
‘한파’ 내년에도 이어질 듯...아파트 시장 활성화가 관건
바닥에 오피스텔을 홍보하는 전단지가 버려져 있다. (사진=문용균 기자)
바닥에 오피스텔을 홍보하는 전단지가 버려져 있다. (사진=문용균 기자)

[한스경제=문용균 기자]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경기침체 여파로 주택 거래가 크게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 시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이름값 있는 브랜드를 내걸고 분양에 나서도 아파트 가격 하락세에 동반 위축된 오피스텔 시장에서 살아남긴 어렵다. 이에 분양가를 낮추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고 남은 물량 소진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쉽지 않은 분위기다. 이 여파는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인데, 결국 ‘아파트 시장이 살아나느냐, 아니냐’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서울에서 공급된 오피스텔은 19곳으로 이 중 7곳이 ‘완판’(완전판매)되지 못했다. 공급된 물량보다 청약자가 덜 모이는 현상은 7월 이후 두드러졌는데 이 시기는 아파트 가격이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때다.  

이런 흐름은 경기도에서도 확인됐다. 4월 13일 화성시 병점동 일대에 공급된 ‘병점역 서해 스카이팰리스 1단지’는 전체 90실 모집에 총 1만1195건이 접수돼 평균 12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8월 10일 청약 접수를 받은 ‘병점역 서해 스카이팰리스 2단지’는 153가구 모집에 77건이 접수되는데 그쳤다. 11월 21일 장안구 천천동 일대에 공급된 ‘북수원 시티프라디움 더 블리스’도 480가구 모집에 244건이 접수되며 미달됐다.

◇ ”강남과 가까워도 미달”

오피스텔 시장이 얼어붙자 공급 주체(시행사·시공사)들은 물량 소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가까이에 있는 성복역(신분당선) 인근 산책로엔 ‘규제지역 해제, 강남·판교 직통 신분당선’, ‘계약금 500만원(1차)’, ‘선착순 가전제공’ 등이 적힌 플래카드가 걸려있다.

자이에스앤디가 시공한 이 오피스텔(동천역 자이르네)은 10월 14일 분양됐으나, 다 소진되지 못해 물량이 남아 있는 상태다. 발코니 확장과 중문, 시스템에어컨 3대 무상 제공, 계약금 금리 지원 등 특별혜택에 잔여 물량(약 25호실)계약자를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카드 앞에서 만난 한 중년 남성은 “동천역을 이용하면 강남이 정말 가까운데 이런 곳도 미달될 정도면 부동산 경기가 많이 안 좋은 것 같다”면서 “지난해면 다 팔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를 깎아주는 곳도 있다. 엠디엠이 시행하고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파주 운정지구에 짓는 ‘푸르지오 파크라인’은 5월 분양됐으나 새 주인을 찾지 못한 호실이 남아있고 이에 시행사는 각종 혜택과 함께 분양가를 대폭 낮췄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행사는 취득세 전액 지원과 함께 100만원 상당의 가전제품 무료 제공을 내걸었다. 분양가는 2억원을 인하했는데 7억원 중반대인 전용 84㎡를 5억원대에 매매계약서를 작성할 수 있다. 그럼에도 물량은 아직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수도권에서 오피스텔 100곳을 분양하면 80곳은 다 완판(완전판매)됐다”면서 “이에 반해 올해는 절반은 미달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도권이 이런 상황이고 지방은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어 “오피스텔은 수익형 부동산이라 예금 금리가 5%대로 치솟은 현재 장점이 사라져 외면 받고 있다”면서 “오피스텔 시장 침체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아파트 시장이 살아난 다음에야 훈풍이 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용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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