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캐롯 전성현. /KBL 제공
고양 캐롯 전성현. /KBL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바야흐로 전성현(31·고양 캐롯) 전성시대다.

전성현은 22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팀 내 최다인 31점을 몰아넣어 팀의 93-72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이날 3점슛도 5개를 넣어 64경기 연속 3점슛 성공 기록을 세웠다. 이 부문 KBL 역대 1위 기록을 새로 써 내려가는 중이다. 종전 최고 기록은 조성원 전 창원 엘지(LG) 감독이 2000~2001시즌과 2001~2002시즌에 걸쳐 세운 54경기 연속 3점슛 성공이다.

전성현은 1쿼터에만 3점슛 4개를 포함해 19득점을 몰아쳐 팀에 리드를 안겼다. 4쿼터에는 결정적인 어시스트 2개를 기록했다. 김승기(50) 캐롯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전)성현이는 '슈퍼스타'급 슈터가 됐다. 그 정도가 된 것 같다. 상대 수비 5명이 다 자신에게 집중하게 하는 선수가 됐다"며 칭찬했다.

전성현은 명실상부 리그 최고 슈터다. 빠른 슛 릴리스와 이상적인 폼을 갖췄다. 수비수를 달고 외곽포를 꽂을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슛 감각을 자랑한다. 2020-2021시즌 3점슛 1위(133개)에 오르며 안양 KGC인삼공사의 우승에 앞장섰다. 지난 시즌에도 3점슛 177개(1위)와 성공률 39.3%(2위)를 기록했고, 리그 베스트5에도 이름을 올렸다. 

전성현의 전성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캐롯으로 이적한 그는 팀의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23일 오전까지 득점 공동 2위(19.4), 3점슛 1위(3.8개), 3점슛 성공률 5위(42.5%), 자유투 성공률 2위(88.6%)를 달리고 있다. 고감도 외곽 슛 능력을 자랑하며 국내 선수로는 유일하게 KBL 평균 득점 톱5에 랭크됐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김승기 감독도 "(전성현은) ‘에이스’다. 뭐라고 할 필요가 없다"며 "근성이나 승부욕이 있다. 자극할 필요가 없다"고 엄지를 치켜세운다.

전성현은 올 시즌 맹활약 비결로 ‘자신감’을 꼽았다. 그는 "슛을 쏠 때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슛을 쏠 수 있겠다 없겠다’는 게 예전보다 빠르게 판단이 돼 과감하게 던질 수 있다. 오픈 상황이 오면 (3점 슛을) 30개도 쏠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비쳤다.
부단한 노력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막슛'이라고 해야 할까. 무빙 슛을 한 시간 정도 쏘면 점프도 안 되고 밸런스도 안 잡힌다. 예전에 그 상황에서 슛 연습을 굉장히 많이 했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전성현은 문경은(51·현 한국프로농구연맹 경기본부장), 조성민(39·현 KGC 코치)의 뒤를 잇는 ‘슛도사’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보고 배운 문경은, 조성민 선배처럼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이 있었다”며 “지금 어디까지 왔다기보다는 이런 모습을 계속 증명해 나가야 더 인정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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