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3분기에 분기·누적 기준 모두 역대 최대 실적 달성
금융 경쟁력 강화·혁신 상품 출시·업비트 의존도↓
내년 3월 20일까지 상장 절차 마쳐야
'제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올해 금융경쟁력을 강화하며 외형 성장을 거듭한 가운데 내년에는 기업 공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제공
'제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올해 금융경쟁력을 강화하며 외형 성장을 거듭한 가운데 내년에는 기업 공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케이뱅크 제공

[한스경제=이성노 기자] 케이뱅크는 2017년 4월, '제1호 인터넷은행'이란 타이틀을 안고 대한민국 인터넷은행의 출범을 알렸다. 또한 같은해 7월에는 카카오뱅크가 국민 플랫폼인 '카카오톡'을 등에 업고 두 번째 문을 열었으며 2020년에는 유가증권시장에 입성,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지난 2021년에는 핀테크 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가 '토스뱅크'를 선보이며 인터넷은행 삼국시대를 열었다. 다만 토스뱅크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나서면서 출범 9일 만에 대출영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이후 토스뱅크의 대출영업이 올해 정상화되며 진정한 인터넷은행 삼국시대가 시작됐다. 이에 <한스경제>는 인터넷은행 3사의 올해 1년의 성과와 내년 목표를 짚어보았다. <편집자주>

'제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는 올해 금융경쟁력을 강화하며 외형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지난해 흑자로 전환한 뒤, 케이뱅크는 기존에 없던 상품과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혁신적인 사용자 환경과 시장 상황에 따른 기민한 금리 조정 등을 통해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케이뱅크는 지난해부터 발목을 잡아 온 '업비트 의존도'를 줄이는 동시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시중은행 수준으로 유지하며 자체 경쟁력까지 확보했다. 출범 이후 가장 두각을 나타낸 한 해를 보낸 셈이다.  

다만 대내외적인 금융환경 악화로 인해 연초 진행하고자 했던 상장이 불발된 점은  '옥에 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유상증자 과정에서 사모펀드 지분에 동반매도청구권이 붙어 있는 만큼, 내년에는 반드시 기업공개(IPO)를 성사시켜야 한다는 당면 과제를 안게 됐다. 

◆ 외형성장 지속…역대 최대 실적·업비트 의존도↓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만에 지난해 연간 이익 규모를 뛰어넘은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3분기에는 분기·누적 기준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실적 성장세를 이어갔다. 

케이뱅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25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0.2%,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2.4%가 증가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아울러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71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84억원)에 비해 8배가 넘는 실적을 시현했다. 

3분기 기준 고객수는 801만명으로 전 분기(783만명)보다 18만명이 늘었고, 수신 잔액은 상반기 말 12조 1800억원에서 13조 4900억원으로, 여신 잔액은 8조 7300억원에서 9조 7800억원으로 각각 1조 3100억원, 1조 500억원이 증가했다.

더불어 지난해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던 '업비트 의존도'에서 벗어나고 있다. 수신잔액 증가는 업비트 효과가 아닌, 기준금리 인상기에 맞춰 선제적 수신 금리 인상, 단기 예금 기획 상품 출시 등을 통해, 한발 빠른 대응이 효과를 본 것이다.  

실제로 케이뱅크의 ‘주거래우대자유적금’, '코드K 자유적금', '코드K 정기예금' 등은 하반기에만 세 번의 금리 인상을 통해 업계 최대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은 7월·9월·10월 그리고 12월까지 무려 네 차례 인상을 통해 연 1.3%였던 금리를 연 3.0%까지 올렸다. 

아울러 금리인상기에 맞춰 다양한 수신상품을 출시해 수신잔액과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금리 인상기에 맞춰 단기상품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00일만 맡겨도 연 3.1%의 금리를 제공하는 ‘새해 준비 예금’, 누구나 쉽고 편하게 돈을 모을 수 있는 자동 목돈 모으기 '챌린지박스' 등을 내놓으며 상품 경쟁력을 높였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아직 법인예수금이 공시되지 않았지만, 가상화폐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수신과 고객수가 꾸준히 증가한 점은 분명 업비트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혁신 상품·고객 친화적 서비스 출시…기업대출 시장 진출

혁신적인 상품과 고객 친화적 서비스가 케이뱅크의 외형 성장을 이끈 것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6월, 매일 기분에 따라 저금하는 '기분통장'을 출시했다. 기분통장은 기존 파킹통장인 '플러스박스'의 한 종류로 매일 느끼는 기분을 반영한 감정 이모지를 선택하고, 일기처럼 메시지를 적고 난 뒤 저금할 금액을 직접 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10월에는 ‘부동산자산관리 서비스’를 내놨다. 금융권 최초로 전월세 세입자가 거주하는 아파트에 근저당권 설정이나 가압류 설정, 가처분 설정 등 권리침해 우려가 높은 등기 변동이 발생할 경우, 이를 주기적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전세로 등록한 아파트에 권리 변동 내역이 발생한 경우, 케이뱅크가 개발한 시스템이 등기부등본을 분석해 필요한 정보를 추가로 수집, 고객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한다. 등기 열람비용은 전액 케이뱅크가 부담해 고객은 등기 화면을 무료로 볼 수 있다. 케이뱅크는 자산가치 하락으로 세입자 사이에 보증금 회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세입자를 위한 권리 변동 알림 기능을 금융권 최초로 도입했다.

또한 기업대출 시장에 뛰어들어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케이뱅크는 5월과 9월 인터넷은행 최초의 개인사업자 보증서담보대출인 ‘사장님 보증서대출’과 '사장님 신용대출'을 각각 출시했다. 사장님 보증서대출은 대출심사를 통과하면 신용등급과 관계없이 누구나 연 5.46%(20일 기준)의 단일 금리를 적용받는다. ‘사장님 신용대출’은 최대 1억원까지 대출한도를 제공하는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대출 상품으로 지점 방문이나 서류 제출 없이 휴대폰으로 대출 신청부터 실행까지 3분 이내로 가능하다.

고객 친화적 앱으로의 전환 역시 케이뱅크의 올해 성과 중 하나다. 

케이뱅크는 지난 5월 머신러닝 알고리즘(MLOps)을 적용해 앱을 고객 행동패턴을 반영한 '개인 맞춤형'으로 새롭게 개편해 고객 편의를 크게 확대했다. 이전까지 금융앱에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해 개인화한 경우가 거의 없었던 상황에서 이 같은 시도는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직관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준 셈이다. 

6월에는 한 번의 조회로 고객이 받을 수 있는 신용대출 상품의 금리와 한도를 확인할 수 있는 ‘맞춤 신용대출'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은행 대출상품의 금리와 한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개별 상품 조회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케이뱅크는 ‘공공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상품 조회 프로세스를 혁신했고, 고객이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바꿨다.

◆ 특화 신용평가모형 구축으로 중저신용 대출 확대
 
케이뱅크는 특화된 신용평가모형(CSS)를 구축,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인 '포용금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월, 통신서비스·쇼핑몰 이용 내역 등을 반영해 대출자의 신용도를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새로운 신용평가모형(CSS)을 대출상품에 적용했다. 기존에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고객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했으며 그 결과 대출 고객의 21%가 기존 비은행권 대출을 상환해 한 달 반만에 신용점수가 평균 32점이 올랐고, 가장 많이 오른 고객의 경우 207점까지 상승했다.

새로운 CSS 적용 이후 케이뱅크에서 대출을 실행한 뒤 신용점수가 오른 고객들은 기존 비은행권 대출금액의 약 31%를 상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는 올해 3분기 기준으로 약 1조6000억원의 중저신용대출을 공급했다. 지난해 연말 16.6%였던 중·저신용 대출 비중은 24.7%까지 높이며 올해 목표치인 25.0%는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 당면과제는 IPO…내년 3월 20까지 증권신고서 제출해야

케이뱅크의 당면 과제는 단연 기업공개로 꼽힌다. 

애초 올해를 목표로 기업공개를 준비했지만, 증시 침체가 계속되며 상장 시점을 내년으로 미룬 상황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1월,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입찰제안서(RFP)를 발송했고, 지난 9월에는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위원회로부터 예비심사 결과 상장적격 확정 판정을 받았다. △증권신고서 제출 △기관 수요예측 △공모청약 등의 일정이 남아있지만, 케이뱅크 행보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아직 최적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시점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케이뱅크의 상장심사 승인 효력은 내년 3월 20일까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공격적으로 금리 경쟁력을 앞세워 고객 수는 물론 외형성장을 거듭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케이뱅크는 내년에 상장을 하지 못하면 유상증자로 진행된 일부 자금을 토해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떄문에 상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과정엗서 7250억원 가량의 투자지분에는 동반매도청구권이 붙어있다. 케이뱅크가 상장하지 못할 경우 해당 지분을 인수해야 하는 조건이다. 아울러, 매도청구권이 붙은 투자 지분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케이뱅크가 주어긴 기간 내에 상장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수익성과 성장성에 기반한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쉽지 않은 현재 시장 상황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상장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성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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