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유럽, 러-우 전쟁 등으로 전기료 '급등' 
테슬라 100마일당 18.46유로...내연기관차 시빅 18.31유로 
"전기차, 기존보다 저렴해지기까지 더 오랜 시간 걸릴 것"
테슬라 모델3.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테슬라 모델3. /사진=테슬라 홈페이지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해 유럽 내 전기료가 급등한 가운데 전기차 유지 비용이 내연기관차보다 더 많이 드는 경우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유럽의 전기차 전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2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기료가 급등해 전기차가 누렸던 펌프의 비용 이점이 사라진 경우가 있다"며 "경우에 따라 전기차가 동급의 휘발유차보다 연료비가 더 많이 들어갈 때도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현상은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에서 두드러졌다. 독일의 테슬라는 올해 7차례 급속 충전소(슈퍼차저) 가격을 인상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중형차 연료 가이드에 따르면 가장 효율적인 순수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3의 충전비용은 유럽의 테슬라 슈퍼차저 기준으로 100마일당 18.46유로다. 반면 내연기관차인 혼다 시빅4도어의 휘발유값은 100마일당 18.31유로다. 

100마일당 19.97유로를 내고 달리는 휘발유차 닛산 로그 역시 100마일당 22.95유로를 지불해야하는 현대 코나 일렉트릭보다 운행비용에서 앞선다. 

BMW의 경우 미니 전기차는 아레고 고속 충전 네트워크에서 100마일당 26.35유로가 든다. 반면 기존 미니는 100마일당 20.35유로로, 전기차의 운행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것을 알 수있다. 

또한 12월 독일의 가정용 전기료는 킬로와트(kWh)당 평균 0.43유로로, 올해 상반기 kWh당 0.33유로에서 3분의 1이 올랐다. 이는 올해 상반기 kWh당 0.21유로를 기록한 프랑스보다 2배가량 높은 수치며, kWh당 0.46유로를기록한 덴마크와 비슷한 수치다. 

여기에 독일의 일부 전력 회사들은 내년 1월 kWh당 0.50유로 이상 인상될 것이라고 발표해 전기료로 인한 전기차 소유자의 부담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독일의 경제 전문가는 중기적으로 전기료가 하락할 가능성은 있지만 에너지 위기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제학자들은 전기료 상승이 수년 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내연 기관차보다 운행 비용이 저렴한 전기차로의 전환을 고려하고 있던 소비자에게 전기차의 인센티브가 사라졌다고 봤다.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영 파트너의 마리아 뱅슨은 "지속적으로 오르는 전기료로 인해 전기차가 기존보다 저렴해지기까지는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에너지 위기 이전에는 2023~2024년 정도를 티핑 포인트로 봤다. 그러나 앞으로 0.55달러의 관세가 있다고 가정하면 티핑 포인트는 2026년으로 늦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전기차 충전비용 증가가 전기차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는 징후는 현재 없는 것으로 보인다. 유럽자동차제조업협회(EAMA)에 따르면 9월 말까지 3개월 동안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총 25만9449대로, 올해 3분기 대비 11%,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했다. 3분기에 순수 전기 자동차는 유럽연합(EU)에서 전체 신차 판매의 11.9%를 차지했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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