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내년 자산 기반 강화 중심...국공채·현금·금 등 다각화 전략 나서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올 한해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인해 힘겨운 경제 상황이 이어짐에 따라,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자산가들이 현금보유를 줄이고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한 내년 역시 올해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경기 침체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 따라 기존의 자산 기반을 강화하는 방식의 투자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12월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이 발표한 2022년 기대자산보고서를 살펴보면,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등 전 세계 14개 지역의 자산가 1만 5000명 이상이 인플레이션 확대와 경기 침체의 위협,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등을 투자에 있어서 가장 우려스런 사항으로 꼽았다.

특히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투자자들의 61%가, 우리나라 투자자의 67%가 현금보유를 축소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에 SC그룹은 이들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산 가운데 현금의 비중은 2022년 26%에서 2023년엔 15%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주식은 여전히 자산 포트폴리오에 있어서 핵심적인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변동성에 따라 주식 보유를 재고하는 이들도 만만치 않다. 특히 우리나라의 투자자들은 주식의 비중이 22%에서 내년엔 11.7%로 하락할 수도 있을 것으로 에상했다.

그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투자자들 중, 28%가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에 투자했다고 밝히는 등, 투자 다각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친 밤바니 SC제일은행 자산관리부문장(전무)은 “글로별 경제의 불확실성을 헤쳐가려는 투자자들은 자신의 목표와 외부 환경에 맞춰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하며 멀티에셋 수익창출 전략을 갖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개인 맞춤형 자문을 활용하면 현재의 시장 상황을 극복하고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SC그룹의 투자 전략 전문가들은 내년 투자 테마를 'S.A.F.E: 투자의 기반을 강화하라'로 선정했다.

이는 ▲높아진 이자수익에 주목해 주식 대신 채권의 비중을 늘리고(Secure your yield) ▲자산 배분 관점에서 저평가되어 있는 아시아 지역(일본 제외)의 주식 및 채권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Allocate to long term value) ▲예상치 못한 위험에 대비해 국공채, 현금, 금 등을 포트폴리오의 방어 수단으로 활용하고(Fortify against further surprises) ▲다각화 관점에서 멀티에셋 인컴 전략, 대안투자 전략 등을 활용해 투자의 영역을 확장(Expand beyond traditional)할 것을 제안하는 내용이다.

특히 내년 세계 경제의 향배를 가늠하는 핵심 변수로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 침체 ▲중국 경제의 회복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둔화 ▲상반기 미 연준의 긴축 중단 및 하반기 금리 인하 등을 꼽았다.

인플레이션의 경우엔 미국과 유럽의 경기 둔화가 상승 압력을 낮추는 측면에서는 크게 기여할 수 있지만, 여전히 중앙은행의 물가 목표치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지속될 거라 전망했다.

중국의 경우엔 코로나19 방역 정책 완화로 이동 제한이 점진적으로 해제되고 경기 안정에 중점을 둔 정책이 강화되며 경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즉 미국의 경기 침체와 중국의 경기 회복세 사이에서 2022년과는 다른 시장 흐름과 투자 환경이 조성될 거라 전망하는 것이다.

아시아 주식 중에선 경제활동 재개 수혜를 반영할 수 있는 중국의 경기 소비재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선호 업종을 지목했다. 미국 주식은 헬스케어와 필수소비재, 에너지 부문 종목을, 유럽은 에너지와 금융 종목을 선호 업종으로 제시했다.

또한 주요 통화 중에서 향후 12개월 내 유로화(EUR)와 일본 엔화(JPY)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일 수 있을 거라 내다봤다.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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