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서울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연말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연합뉴스.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서울 명동거리에서 시민들이 연말 분위기를 즐기고 있다./연합뉴스.

[한스경제=양지원 기자]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변화) 이후 첫 연말이 시작됐다. 그동안 긴 침체기를 겪은 외식업계는 매출 정상화를 기다렸으나 사실상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장기화로 회식 문화나 모임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예년과 같은 송년모임이나 회식문화는 일상 속에서도 크게 줄었다. 자영업자 네이버 카페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한참 코로나19 유행했을 때보다 더 힘들다” “연말 분위기도 안 난다” “경기가 안 좋다는 게 이 정도까지 체감된 건 처음이다” “금융위기보다 더 안 좋다” 등의 호소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실적 및 2023년 전망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인 68.6%가 작년과 비교해 올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는 매출은 작년 대비 12.5%, 순이익은 12.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영업자 53.2%는 내년 매출이 올해보다 감소하며, 54.0%는 순익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매출과 순이익은 올해 대비 각각 3.1%, 3.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경영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비용 증가 요인은 원자재·재료비(22.8%), 인건비(21.5%), 임차료(20.0%), 대출 상환 원리금(14.0%) 등 순이었다.

자영업자 40%는 향후 3년 내 폐업을 고려한다고 답했다. 폐업을 고려하게 된 주요 이유로는 영업실적 지속 악화(26.4%), 경기회복 전망 불투명(16.1%), 자금 사정 악화 및 대출 상환 부담(15.1%) 등이 꼽혔다.

연말 특수는 사라진 지 오래라는 목소리가 높다. 코로나 후 비대면 활동이 일상이 되며 술자리 대신 점심 회식을 하는 기업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저녁 회식을 해도 자리가 길어지지 않고 일찍 끝내는 문화가 정착됐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이제 연말 특수는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직장인 손님들이 모여 회식을 하더라도 술은 적당히 마시고 일찍 자리를 정리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코로나19 일상생활 변화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직장에서의 단체회식 감소에 대해 ‘긍정적’이라는 의견이 80%에 달했다. 여기에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며 경기침체가 지속돼 시민들은 외식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침체된 외식업계와 달리 홈파티를 위한 간편식 수요는 크게 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고물가와 강추위가 맞물리며 이달 1∼20일 키친델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했다. 간편식 브랜드 피코크 매출도 4.9% 늘었는데 특히 튀김류(62.7%)와 즉석 피자(16.6%)가 잘 팔렸다. 냉동 디저트와 과자 매출도 30∼40% 올랐다.

양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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