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反ESG' 공화당 텃밭州, ESG 기업 배제 투자금 철회
저탄소 경제 전환 위한 산업연합 가입 美 금융社 증가
ESG 논쟁, 내년도 이어질 전망
미국 금융시장의 ESG에 대한 시각차이가 확연하다.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미국 금융시장의 ESG에 대한 시각차이가 확연하다.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연합뉴스

[한스경제=정라진 기자] 미국 금융계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투자 촉구와 반발을 오가는 한해를 보냈다. 특히 정치권에서는 공화당이 ESG 철회에 앞장선 반면, 민주당은 ESG 확장 등을 요구했다. 내년 역시 별다른 변화없이 이 흐름이 유지될 전망이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비평가들은 올 한 해 미국 금융시장을 기후 변화와 사회적 불평등의 극복을 노력하는 금융회사와 활동가들의 움직임이 공화당 정치인들의 조직적인 반발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ESG에 초점을 맞춘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의 타격은 적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기후 변화 등으로 유가 상승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유가 상승으로 에너지 관련 주식에서 ESG 펀드의 성과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국 내 '반(反) ESG'에 앞장 선 웨스트버지니아와 텍사스 등은 관련 기업을 투자에서 배제하거나 투자금을 회수하는 등의 방식으로 ESG를 더욱 강하게 밀어냈다. 

블랙록, JP모건 등을 비롯한 미국 최대 금융 기관 6곳이 웨스트버지니아 주에서 사업 금지를 받았다. 웨스트버지니아주 재무국장이 화석연료 산업에 보이콧하는 은행들을 국영사업에서 배제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미국 내 석탄 생산량 2위를 기록한 웨스트버지니아주는 공화당 텃밭 가운데 하나다. 

텍사스주 역시 블랙록과 뱅크오브아메리카를 포함한 친환경 경제 전환을 꾀하는 은행들을 비난했다. 친환경을 이유로 화석연료 회사를 보이콧했다는 이유에서다. 

플로리다도 12월 초 블랙록이 운용하는 자산 20억달러(약 2조6000억원)를 회수했다. 주 재무담당 최고책임자(CFO)는 성명에서 "블랙록이 투자자들의 수익률보다 ESG에 초점을 맞춰 움직인다. 정치보다 성과를 중시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미주리주는 ESG 점수가 주 소비자 보호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에 대해 등급 평가 회사인 모닝스타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텍사스 등도 S&P 글로벌에 대해 유사한 조사를 시작했다.

공화당 정치인들은 세계 최대 뮤추얼 펀드 매니저인 뱅가드의 넷제로 추진 투자자 그룹인 NZAM(넷제로 에셋 매니저)에서 이니셔티브를 철수까지 하는 등 압력를 가한 상태다. 

여기에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기후 변화와 관련된 재무 공개에 대한 계획된 규정을 축소하라는 압력를 받았다. 규정이 축소된다면 미국이 다국적 기업이 있는 세계 최대 경제국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세계 주요 시장의 규제 대응이 깨지고, 집단적 영향이 둔화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만, 미국 내에 '반ESG' 정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올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산업연합에 가입하는 미국 금융회사들이 꾸준히 늘어났다. 여기에 미국 민주당은 ESG 확장을 위해 기업들의 노력을 강조했다. 미국 환경 단체인 시에라 클럽과 민주당 의원들은 블랙록과 다른 기업들이 기후 노력에 더 야심차게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과학자들 역시 지구 온난화를 제한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경고하며 ESG 확장성을 언급했다. 올해 초 UN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까지 지구 온난화를 1.5Cº로 제한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SG의 논쟁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현재 미국에서 금융 관련 ESG 활동에 대한 조사가 여러 주에서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블랙록은 이미 작년과 크게 다를 것이 없다는 입장을 발표했지만 주요 투자자들의 연례 주주총회에서 행사할 의결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에선 SEC의 기후 관련 규정 결과와 기업의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을 억제하려는 꾸준한 노력도 이어질 전망으로, 이는 ESG를 한 단계 올리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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