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과당을 첨가하지 않은 ’제로 슈거‘ 소주가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처음처럼 새로‘가 출시 후 뜨거운 반응을 얻은 가운데 소주업계 1위 하이트진로 역시 제로슈거 소주시장에 발을 들였다. 3조원 규모의 소주시장에서 제로슈거 제품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는 내년 1월 9일부터 ‘제로 슈거’ 콘셉트로 리뉴얼한 ‘진로’ 제품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리뉴얼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진행했다는 사측의 설명이다. 리뉴얼 제품은 당류를 사용하지 않고 하이트진로의 98년 양조기술로 진로 본연의 맛을 유지했다. 또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해 알코올 도수를 16도로 낮춰 깔끔하고 부드러운 목넘김을 한층 강화했다.
지난 2019년 4월 출시한 진로는 매년 판매량이 증가하며 대표 소주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1월~11월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5% 증가했다. 출시 이후 현재까지 약 14억병이 판매됐다. 이는 1초당 약 12병이 팔린 셈으로 매년 판매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처럼 인기 소주인 진로가 신제품 대신 ‘제로 슈거’로 리뉴얼 출시한 건 최근 성공적인 판매량을 올린 ‘처음처럼 새로’를 의식한 것이라는 업계의 중론이다. 알코올 도수 역시 새로와 마찬가지로 16도다. 향후 판매되는 진로는 제로 슈거 제품으로 판매된다.
오성택 하이트진로 마케팅실 상무는 “소주의 원조로서 시대의 흐름과 트렌드를 리딩하기 위해 진로 리뉴얼을 진행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롯데칠성음료가 16년만에 선보인 소주 신제품 ‘처음처럼 새로’는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 9월 출시된 후 1개월만에 누적 판매량 690만 병의 판매고를 올렸다. 3개월 차에 접어든 이달 중순까지 판매량은 약 2700만병이다. 일각에서는 새로의 내년 매출이 10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유흥 시장에서도 새로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새로 마케팅에 총력을 기울이며 하이트진로의 진로와 맞붙을 예정이다. 현재 소주시장은 참이슬과 진로가 각각 60%대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가정용과 유흥 시장에서 새로의 마케팅에 집중하면서 내년엔 이를 매출 1000억원 브랜드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이트진로 역시 참이슬과 진로가 각각 처음처럼, 새로와 맞붙는 2대 2 대결 구도에서 점유율을 확고히 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3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소주 시장에선 참이슬과 진로가 60%대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하이트진로의 진로 두꺼비 캐릭터 못지않은 캐릭터 마케팅에도 힘을 기울일 계획이다. 하이트진로는 두꺼비 캐릭터 굿즈로 MZ세대 소비자들을 저격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새로 역시 ‘새로구미(새로+구미호)’를 브랜드 캐릭터로 선정하며 대응하고 있다. 한국 전래동화 속 구미호 스토리를 활용해 해당 제품만의 세계관을 구축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헬시트렌저 열풍이 소주 제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독한 술 대신 부드럽고 깔끔한 맛이 특징인 제로 슈거 제품의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양지원 기자 jwon04@spor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