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치 스미스-브라이언 오그레디-애니 로메로(왼쪽부터). /한화 이글스, SSG 랜더스 제공
버치 스미스-브라이언 오그레디-애니 로메로(왼쪽부터). /한화 이글스, SSG 랜더스 제공

[한스경제=이정인 기자] 일본프로야구(NPB) 출신 선수는 KBO리그 외국인 선수 시장에서 인기 있는 '매물'이다. 아시아 야구를 경험한 게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NPB에선 실패했지만, 상대적으로 수준이 낮은 KBO리그에서 반등한 사례도 많다.

2022시즌에는 삼성 라이온즈가 NPB 야쿠르트 스왈로즈 출신 알버트 수아레즈(33)를 영입해 재미를 봤다. 삼성은 수아레즈를 비롯해 데이비드 뷰캐넌, 호세 피렐라(이상 33) 등 외국인 선수 3명 모두 NPB 출신이다.

내년에는 버치 스미스(32), 브라이언 오그레디(30ㆍ이상 한화 이글스), 애니 로메로(31ㆍSSG 랜더스) 등 총 3명의 NPB 출신 외국인 선수가 KBO리그 무대에 데뷔한다. 셋 다 장단점이 뚜렷해서 KBO리그 연착륙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시즌 NPB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뛴 스미스는 한화와 새 외국인 선수 총액 상한선인 100만 달러(약 12억6000만 원)에 계약했다. 미국 출신인 그는 장신(193㎝)에 최고 구속이 시속 155㎞에 달한다. 빠른 공을 바탕으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파워 피처다. 2022시즌 세이부에서 20경기에 등판해 1승 4홀드 1세이브 37탈삼진 평균자책점 3.29(38.1이닝)의 성적을 남겼다. 손혁(49) 단장은 “스미스는 파이어볼러 유형의 선발 자원으로 1선발 역할을 맡길 수 있는 투수다”라며 “아시아 야구 경험이 있어 KBO리그 적응도 수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내구성에는 물음표가 붙어있다. 스미스는 3년 연속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2020년 팔뚝, 2021년 사타구니, 2022년 옆구리와 손가락 등 부상 부위도 다양했다. 2015년 토미존 서저리(팔꿈치 인대접합수술)를 받은 이력도 있다.

한화는 스미스의 몸 상태를 꼼꼼하게 체크했다. 구단은 “스미스의 커리어 내 모든 부상을 확인했다.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가 현지 전략팀과 실시간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며 철저하게 체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이저리그 구단 및 일본 세이부 구단에 협조를 요청, 데뷔 때부터 지난해까지 있었던 모든 부상 관련 이력을 확인했다. 11년 전 입었던 부상 부위까지 자기공명영상(MRI)으로 체크했다"고 전했다.

한화의 새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는 2022시즌 스미스와 세이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그는 세이부 유니폼을 입고 15홈런을 터뜨렸다. 2019년, 신시내티 레즈 산하 트리플A팀에서도 28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파워가 좋다. 한화는 오그레디가 장타 갈증을 해소해주길 기대한다.

다만 오그레디는 2022시즌 타율 0.213(404타수 86안타)에 그쳤다. 볼넷을 46개 얻는 동안 삼진을 129개나 당했다. 홈런 타자에게 삼진이 일종의 ‘세금’ 같은 존재인 점을 고려해도 삼진율이 지나치게 높았다.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선 변화구 대처 능력을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SSG 유니폼을 입은 로메로는 4년간 NPB에서 활약했다. 2019년 일본 주니치 드래건즈에 입단해 21경기 116.1이닝 8승 10패 평균자책점 4.26의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2021년 지바 롯데 마린스로 이적했고, 2022시즌 20경기에 출전해 평균자책점 3.36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150km 초중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 파이어볼러로 상대를 윽박지르는 전형적인 구위형 투수다. 뛰어난 구위와 제구력을 겸비한 에이스급 선발 투수로 평가받는다.

선발 투수의 기본 덕목인 내구성이 좋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는 일본에서 뛴 4년 동안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한 차례도 풀타임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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