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요약 세대 교체 미풍 불기 시작한 금융권
사진 왼쪽부터 한용구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이환주 KB라이프생명 사장 /각사 제공
사진 왼쪽부터 한용구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이환주 KB라이프생명 사장 /각사 제공

[한스경제=박종훈 기자] 우리금융그룹을 제외한 주요 금융지주와 계열사의 연말 인사가 일단락되고 있는 가운데, 타 산업에 비해 보수적인 금융권 인사에 서서히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각 금융지주사의 핵심 계열사라 할 수 있는 은행의 수장들이 전원 50대로 바뀐 것은 새롭다 하겠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은행장이 조용병 회장의 뒤를 이어 지주 회장에 올라섰으며, 차기 신한은행장으로 내정된 한용구 부행장은 1966년생으로 56세다. 또한 올해 초 KB국민은행장에 취임한 이재근 행장 역시 56세로, 리딩뱅크 경합을 벌이고 있는 두 시중은행의 젊은 리더십 경쟁이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이재근 행장과 함께 50대 기수였던 하나은행의 박성호 행장은 하나금융그룹 부회장으로 이동했다. 이에 하나은행은 내년부터 이승열 하나생명 사장이 이끌어가게 됐다. 이 행장 역시 59세로 외환은행에 입행해 금융인으로의 경력을 시작했다. 

차기 NH농협은행장은 57세인 이석용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이 맡게 됐다. 동갑인 윤해진 농협은행 신탁부문장은 농협생명의 대표를 맡게 됐으며, 농협 계열사의 수장들은 한층 젊어지게 됐다.

은행을 제외한 여타 계열사 CEO들 역시 50대가 약진하고 있다.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신한카드의 신임 사장은 1968년생으로 54세인 문동권 부사장이 맡게 됐다. 신임 문동권 사장은 LG카드 출신으로서 통합 조직의 대표에 올라선 의미 있는 케이스다.

마찬가지로 통합 조직인 신한라이프의 신임 사장으론 56세인 이영종 부사장이 맡게 된다. 그는 지난번 오렌지라이프 인수 과정과 통합 조직 출범 후, 조직 안정화에 힘을 기울여왔다.

하나증권은 47세인 이은형 대표가 증권사 대표와 지주 부회장과 겸임하던 것을 분리해, 58세인 강성묵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가 수장을 맡게 된다. 또한 하나금융은 기존의 이은형 부회장과 함께 박성호 하나은행장, 강성묵 대표까지 부회장으로 자리해 삼두마차 체제를 가동하게 된다. 아울러 하나카드 사장에는 58세인 이호성 하나은행 영업그룹 부행장이 내정됐다.

그동안 금융권 CEO들은 타 산업에 비해 세대교체에 보수적인 측면이 강했던 게 사실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5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들이 대기업의 수장으로 자리하며 화제가 됐던 것에 비하면 금융권은 벽이 높은 편이었다. 이는 비단 CEO 인선만이 아니라, 임원 인사에서도 마찬가지다. 20대나 30대 임원이 종종 화제가 되던 타 업권과는 대비되는 측면이다.

이는 그만큼 금융업이 보수적인 산업이라는 방증이다. 다만 금융은 국내 업권 중 가장 규제가 큰 산업인 만큼, 관록과 경륜을 앞세운 중량감 있는 CEO들을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무엇보다 내년의 경제 상황을 감안하면, 올 연말 신규 선임된 CEO들은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해야 하는 만큼,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는 우리나라 금융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주요 금융그룹의 계열사 CEO 인선이 50대 약진이란 '미풍'에 그친 까닭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 조금씩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내년부터 푸르덴셜생명과의 통합 조직을 본격적으로 가동해야 할 KB라이프생명의 이환주 대표가 출범 전부터 임직원 소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양사 임직원들의 화학적 통합을 위해 마련된 호프데이 행사와 '콤비(KomBee)워크숍'에서 이 대표는 노고가 큰 직원들을 격려하며 시간을 보냈다. 강남 역삼동에 마련된 통합 사옥으로 첫 출근하는 날에는 간식차를 준비하기도 했으며, 직원들과 악수나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등 '뜨거운' CEO의 면모를 보이는 데 열중하고 있다. 이환주 대표 역시 58세다.

박종훈 기자

저작권자 © 한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